한국 축구가 월드컵 16강 진출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을까.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에 도전하는 23명의 태극전사들이 결정됐다.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일 손흥민과 기성용이 포함된 23명의 월드컵 최종 명단을 확정지었다. 이들은 신 감독이 자신의 취임 첫 경기인 지난 2017년 8월 31일 이란 전부터 1일 보스니아 헤르체코비아와의 평가전까지 16경기를 치르며 골라낸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다.

김진수-권경원-이청용, 월드컵 최종 명단서 제외

당초 발표된 월드컵 예비명단 26인 중에서 수비수 2명과 미드필더 1명이 아쉽게 탈락했다.

3명의 탈락자 명단에 포함된 김진수는 부상으로 일찌감치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김민재, 권창훈과 함께 '신태용호의 핵심'으로 불리던 선수였다.

그는 지난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6주 이상의 진단을 받고 재활에 전념했지만, 더딘 회복세를 보이며 끝내 월드컵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지난 2014년에 이어 또다시 '부상 낙마'다.

중앙 수비수인 권경원과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도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하고 월드컵 꿈을 접었다.

고통 호소하는 이청용 28일 오후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 파울당한 이청용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고통 호소하는 이청용 지난 5월 28일 오후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 파울당한 이청용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청용은 지난달 28일 온두라스 전 부진이 탈락 원인이 됐다. 당시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경기 초반 안정적인 볼 키핑과 드리블 솜씨를 선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이며 '엉덩이 타박상'과 함께 교체 아웃됐다.

2017~2018 시즌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잉글랜드)에서 좀체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고도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던 이청용은 결국 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며 3회 월드컵 진출 꿈을 포기했다.  

'이탈리아 축구전설' 파비오 칸나바로로부터 '뛰어난 선수'라고 극찬 받았던 권경원도 신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는 데는 실패했다. 온두라스 전과 보스니아 전에서 나란히 후반 교체 투입돼 두 차례 테스트를 받았지만 김영권, 장현수, 오반석, 정승현, 윤영선 등 적잖은 경쟁자들을 뛰어 넘지 못하며 월드컵 명단에서 낙마되는 아픔을 맛봤다.

'신'과 23명 태극전사들, 월드컵 16강 '기적' 이룰까

2018 러시아 월드컵 태극전사 미드필더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대표팀 최종명단 23명이 2일 최종 확정됐다.

왼쪽부터 미드필더(MF) 기성용, 정우영, 주세종, 구자철, 이재성, 이승우, 문선민.

▲ 2018 러시아 월드컵 태극전사 미드필더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대표팀 최종명단 23명이 2일 최종 확정됐다. 왼쪽부터 미드필더(MF) 기성용, 정우영, 주세종, 구자철, 이재성, 이승우, 문선민. ⓒ 연합뉴스


신 감독은 미드필더진에 문선민과 함께 주세종을 선택했다. 문선민은 지난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폭발적인 스피드와 함께 국가대표팀 데뷔 골까지 쏘아 올리며 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선민과 함께 월드컵 명단에 이름을 올린 '수비형 미드필더' 주세종도 온두라스 전과 보스니아 전에서 시종일관 패기 넘치는 압박 플레이를 펼치며 '기성용의 중원 파트너'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며 러시아 행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여기에 신 감독은 이재성, 정우영, 구자철 등을 신임하며 러시아에 나설 미드필더 진을 완성 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태극전사 수비수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대표팀 최종명단 23명이 2일 최종 확정됐다.

윗줄 왼쪽부터 수비수(DF) 김영권, 장현수, 정승현, 윤영선, 오반석.

아랫줄 왼쪽부터 수비수 김민우, 박주호, 홍철, 고요한, 이용.

▲ 2018 러시아 월드컵 태극전사 수비수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대표팀 최종명단 23명이 2일 최종 확정됐다. 윗줄 왼쪽부터 수비수(DF) 김영권, 장현수, 정승현, 윤영선, 오반석. 아랫줄 왼쪽부터 수비수 김민우, 박주호, 홍철, 고요한, 이용. ⓒ 연합뉴스


월드컵을 준비하는 신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수비라인이다. 1일 보스나아 전(1-3 패배)에서 수비수 세 명을 기용하는 변형 스리백 전술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며, '4백 체제'가 유력한 가운데, 중앙 수비에 장현수와 김영권 그리고 좌우 측면수비에 홍철, 이용이 주전 수비 라인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스웨덴 전까지 베스트 멤버를 확정짓고 수비 조직력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 손흥민과 짝을 이룰 최적의 공격수 파트너를 찾는 것도 신 감독의 고민거리다. 최근 국가 대표팀에서 활약이 미미한 '197.5cm 공격수' 김신욱은 후반 교체 투입요원으로 투입될 전망이고, 'A매치 2경기 출전' 이승우는 경험 부족이 부담스럽다. 황희찬은 투지와 돌파가 돋보이지만 스트라이커로서 무게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보스니아 전에서 손흥민과의 투톱 호흡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 했다. 신 감독으로서는 공격수 세 명을 최전방에 두는 스리톱 체제와 함께 다양한 방안들을 고려해야 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태극전사 공격 선봉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대표팀 최종명단 23명이 2일 최종 확정됐다.

왼쪽부터 공격수(FW) 손흥민, 황희찬, 김신욱.

▲ 2018 러시아 월드컵 태극전사 공격 선봉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대표팀 최종명단 23명이 2일 최종 확정됐다. 왼쪽부터 공격수(FW) 손흥민, 황희찬, 김신욱. ⓒ 연합뉴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4강 진출)과 허정무 감독 시절이던 2010 남아공월드컵(16강)을 제외하면 8차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다. 원정에서 치른 월드컵에서 한국의 성적은 2승 7무 15패에 불과하다. 전문가들도 "한국의 러시아 월드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이 예측한 한국의 16강 확률은 18%에 불과하다.

23명의 최종명단을 확정지은 한국은 3일 유럽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해 볼리비아(7일), 세네갈(10일)과 평가전을 치른 뒤 12일 '결전의 땅' 러시아에 입성한다. 월드컵 F조에 속한 한국은 스웨덴(18일 오후 9시), 멕시코(24일 오전 0시), 독일(27일 오후 11시)와 잇달아 격돌한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명단(23인)
골키퍼(3명)
김승규(비셀 고베), 조현우(대구FC),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수비수(10명)
고요한(FC서울), 김민우(상주 상무),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박주호(울산 현대), 오반석(제주), 윤영선(성남), 이용(전북 현대), 장현수(FC도쿄), 정승현(사간도스), 홍철(상주 상무)

미드필더(7명)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주세종(아산), 기성용(스완지시티), 문선민(인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이재성(전북 현대), 정우영(비셀 고베)

공격수(3명)
손흥민(토트넘), 김신욱(전북 현대), 황희찬(잘츠부르크)


'러시아로 가자' 2018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들이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대형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러시아로 가자' 2018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들이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대형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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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신태용 한국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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