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미국 미시간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경기 패배 후 독설을 퍼붓고 있는 조세 모리뉴 맨유 감독의 모습

29일 미국 미시간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경기 패배 후 독설을 퍼붓고 있는 조세 모리뉴 맨유 감독의 모습 ⓒ ESPN 공식 홈페이지


'축구 종주국' 영국 런던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약 9만 명 수용)은 '축구성지'로 통한다. 하지만 축구성지가 영국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 '야구 종주국' 미국에도 '축구성지'로 불릴 법한 곳이 생겼다. 바로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의 미시간 스타디움이다.

미시간 스타디움은 약 1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미국 최대 규모의 실외경기장이다. 미시건 대학 풋볼(미식축구) 홈 구장으로도 잘 알려진 이곳이 '축구성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바로 4년 전 이맘때 열린 축구 경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8월 3일(아래 한국시각) 미시간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경기에 무려 10만9318명이나 되는 관중이 운집했다. 이는 미국 축구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이었다.

제 아무리 명성이 높은 축구팀의 맞대결이라고는 하지만 프리 시즌(Pre-season·시범경기를 펼치는 시즌 개막 전의 기간)에 열린 유럽 클럽 간의 맞대결에 10만이 넘는 관중이 몰리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29일 미시간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 리버풀의 프리시즌 경기에 10만여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29일 미시간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 리버풀의 프리시즌 경기에 10만여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 스포티비, 아프리카티비


그리고 4년 후 같은 곳에서 열린 29일 맨유와 리버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도 변함없이 '구름관중'이 몰려들었다. 이번엔 4년 전 대기록을 깨진 못했지만, 10만1254명이 경기장을 꽉 채우며 TV 시청자들에게 '놀라운 장관'을 또 한 번 연출했다.

이날 경기는 리버풀의 완승(4-1)으로 끝이 났다. 특히 스토크 시티를 떠나 올 여름 리버풀에 입성한 '알프스 메시' 세르단 샤키리(26·스위스)는 후반 36분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데뷔 골을 터트리며 10만 관중의 심장을 뜨겁게 했다.

이날 경기장에 운집한 관중들은 섭씨 30도에 가까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5번의 골 쇼(마네·스터리지·오조·샤키리/페레이라 득점)를 지켜본 까닭인지 표정이 밝아보였다. 하지만 미시간 경기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 중 유독 표정이 어두웠던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조세 모리뉴(55·포르투갈) 맨유 감독이다.

세계적인 축구명장이자 독설가로도 유명한 모리뉴 감독은 이날 경기 종료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에 뛰지 말아야 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나섰다"라면서 "내가 축구 팬이었다면 이런 팀을 보러오는 데 돈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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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스타디움 맨유 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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