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괴물'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을 벗어나도 여전히 괴물이었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5피안타1볼넷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6승째를 따냈다. 경기는 류현진의 호투와 2회에 터진 알렉스 버두고의 결승타, 코디 벨린저, 러셀 마틴의 쐐기 홈런에 힘입어 다저스가 8-3으로 승리했다.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9월 11일(현지 시각)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진행된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자료사진) ⓒ AP/연합뉴스

 
현재 진행 중인 31이닝 무실점을 포함해 5월에 열린 4경기에서 32이닝1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6승1패 평균자책점 1.52로 더욱 향상됐다. 1.52의 평균자책점은 잭 데이비스(밀워키 브루어스, 1.54)를 능가하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무엇보다 올 시즌 3전4기 만에 시즌 첫 원정 승리를 따내 더욱 의미 있는 경기가 됐다. 올 시즌 류현진의 원정경기 성적 역시 1승1패2.01로 향상됐다(홈경기 5승 무패1.22). 

4회까지 매 이닝 주자 내보냈어도 흔들림 없었던 류현진

빅리그 데뷔 초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었던 최고의 무기는 체인지업이었다. 빅리그 최고의 체인지업을 던진다는 콜 해멀스(시카고 컵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류현진이 빅리그에서 2년 연속 14승을 올릴 수 있던 비결이었다. 하지만 올해 체인지업, 커브, 컷패스트볼 같은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는 류현진은 주무기를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팔색조 투수'로 거듭났다.

다저스는 정강이를 다쳤던 주전 3루수 저스틴 터너가 3번 3루수로 복귀했고 작 피더슨과 맥스 먼시가 테이블 세터에 배치됐다. 5월 들어 류현진과 함께 25이닝1실점을 합작하고 있는 마틴이 4경기 연속 류현진 경기의 주전포수로 출전했다. 신시내티도 조이 보토, 에우제니오 수아레즈, 야시엘 푸이그 같은 핵심 타자들을 포함해 류현진을 상대로 우타자 7명을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다저스 타선이 1회초 공격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류현진은 1회말 초구를 던지다가 닉 센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보토를 삼진으로 잡은 후 센젤에게 도루를 허용하고 수아레즈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작년까지 다저스에서 6년 동안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4번타자 푸이그를 공 2개 만에 병살로 유도하며 1회를 실점 없이 끝냈다. 류현진은 2017년 8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상대 주자에게 도루를 허용했다.

다저스는 2회초 공격에서 버두고의 2루타로 류현진에게 선취점을 뽑아줬고 아메리칸 볼파크 마운드에 적응한 류현진은 2회 투구에서 더욱 안정을 찾았다. 2회 선두타자 호세 이글레시아스를 중견수플라이로 잡아낸 류현진은 1사 후 제시 윈크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호세 페라자를 우익수 플라이, 커트 카살리를 3루 땅볼로 가볍게 처리하며 윈크를 잔루로 만들었다.

다저스는 3회초에도 신시내티 2루수 페라자의 실책으로 1점을 추가했고 류현진은 3회 투구에서 1사 후 센젤에게 다시 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초구에 나온 마틴의 패스드볼로 센젤을 2루로 진루시켰지만 보토를 우익수플라이, 수아레즈를 유격수플라이로 처리하며 27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4회에도 이글레시아스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푸이그와 윈커, 페라자를 나란히 땅볼로 처리하며 또 한 번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안타 맞아도 위기 아닌 류현진, 평균자책점 메이저리그 전체 1위 등극

류현진은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 세 번이나 득점권에 주자를 진루시켰지만 1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실점 없이 투구수는 단 50개에 불과했다. 5회 선두타자 카살리에게 펜스 앞까지 가는 아찔한 타구를 허용한 류현진은 1사 후 대타 필립 어빈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에게 2안타를 쳤던 센젤과 신시내티의 간판타자 보토를 연속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가볍게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초 2사 만루에서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난 류현진은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 오히려 더욱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수아레즈를 우익수플라이로 잡은 류현진은 푸이그를 투수 땅볼, 이글레시아스를 심진으로 처리하며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다. 5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맞았던 류현진이 신시내티의 중심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7회초 공격에서 벨린저의 투런 홈런으로 넉넉한 득점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윈크를 좌익수플라이, 페라자를 3루 땅볼, 카살리를 삼진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다저스는 8회초 공격에서 2사 후 마틴의 솔로 홈런이 터졌고 류현진 타석에서 루키 카일 갈릭이 대타로 나오며 류현진은 7이닝으로 투구를 마쳤다.  9회초 공격에서 3점을 추가한 다저스는 9회말 백투백 홈런으로 3점을 허용했지만 류현진과 다저스의 승리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7⅓ 노히트 쾌투 후 인터뷰하는 류현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지난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하고 있다.

류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8회 1사까지 안타를 맞지 않고 노히트 행진을 펼치는 등 8이닝 무실점 쾌투로 시즌 5승을 이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자료사진) ⓒ 연합뉴스

 
프로 무대에서 뛰는 투수들은 대부분 익숙한 홈구장 마운드를 선호한다. 류현진 역시 투수 친화적인 다저스타디움에서 통산 23승13패2.66으로 매우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 안방에서 유난히 강했다고 해서 22승16패3.52를 기록했던 원정경기에서 특별히 약했다고 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류현진은 원정경기에서 약하다'는 이미지는 홈에서 워낙 강했기 때문에 생긴 '편견'이라는 뜻이다.

류현진은 20일 신시내티전을 통해 자신이 원정경기에서도 효과적인 투구를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류현진은 5개의 피안타를 허용했지만 언제나처럼 주자가 나간 후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3번의 득점권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탈삼진 역시 5개로 썩 많진 않았지만 7회까지 투구수가 88개에 불과할 정도로 효율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 3연전 중 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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