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부상 상태를 밝히는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부상 상태를 밝히는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 ⓒ AFP/연합뉴스

 
손흥민이 부상으로 이탈한 토트넘 홋스퍼가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 우려했던 공격만이 아니라 수비도 말썽이다. 조제 모리뉴 감독의 리더십도 위기에 봉착한 듯 보인다.

토트넘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의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홈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라이프치히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0-1 패, 첼시와의 EPL 27라운드 1-2 패에 이어 최근 3연패다.

모리뉴 감독은 이날 주전 라인업에 많은 변화를 줬다. 익숙한 포백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팀 수비를 대표하는 베테랑 골키퍼 위고 요리스, 수비수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데르베이럴트가 모두 베스트11에서 제외됐다. 파울로 가자니가가 골문을 지켰고, 자펫 탕강가와 다빈손 산체스와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중원에는 해리 윙크스와 에릭 다이어가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모리뉴 감독의 새 전략은 이번에도 실패로 돌아갔다. 이날 토트넘은 안방에서 3실점이나 허용하며 수비에서 치명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토트넘 수비진은 울버햄튼의 역습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상대 공격진에 너무 쉽게 공간 내주는 토트넘 수비

계속된 부진에도 모리뉴 감독이 다시 한 번 믿고 기용한 다이어의 부진, 주로 풀백을 소화하건 탕강가가 중앙 이동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역습 상황에서 상대의 전진패스나 크로스를 1차적으로 저지해주는 선수도, 후방에서 안정감 있게 수비조율을 리드해줄 선수도 없었다.

결국 3실점 모두 수비수들의 집중력 부족과 실책성 플레이에서 비롯됐고, 이는 우연이 아니다. 후반 28분 울버햄튼 라울 히메네스의 역전골 장면은 토트넘의 현재 상황을 잘 보여준다. 라울 히메네스가 침착하게 왼발 슈팅을 날릴 때까지 가까이에서 슈팅을 저지하는 토트넘 수비수가 아무도 없을 정도로 쉽게 공간을 내주었기 때문. 

오히려 지난 2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던 토트넘 공격진은 스티븐 베르바인과 세르주 오리에의 연속 득점으로 모처럼 멀티골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준 결과였다. 모리뉴 감독은 이날도 루카스 모우라를 중심으로 베르바인과 알리, 로 셀소가 팀 공격을 이끌었지만 스피드와 공간침투에 능한 손흥민이 빠지자 역습 상황에서도 이렇다 할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실제로 후반에는 울버햄튼의 파상공세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흐름이었다. 토트넘은 전반을 2-1로 마쳤지만 후반들어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변화를 줄 만한 옵션이 부족한 토트넘은 역전을 허용한 후 다시 뒤집을 만한 여력이 없었다.

21경기에서 27실점 내준 토트넘의 문제점

토트넘은 올시즌 수비축구에 강하다는 모리뉴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도 21경기에서 무려 27실점을 내주고 있으며 클린시트는 단 3번뿐이다. 특히 손흥민이 빠진 최근 3경기에서 벌써 6골이나 내줬다. 이미 포체티노 시절부터 수비진의 노쇠화와 연쇄 이적으로 전력이 약해진 가운데 결국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도 제대로 된 전력보강이 없었고 그 대가는 뼈아팠다.

토트넘은 리그 두 자릿수 패배(11승 7무 10패)를 기록하며 7위까지 추락하여 사실상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첼시-울버햄튼 등 하필이면 4위 경쟁을 펼치고 있던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연패한 터라 더욱 뼈아프다. 현재 4위 첼시와의 승점차는 5점이다. 설상가상 토트넘은 불과 3일 뒤에는 노리치시티와의 잉글랜드 FA컵 16강전을 준비해야 한다.

현재 토트넘의 위기는 결국 전력보강과 투자에 소홀했던 구단의 책임이 가장 크다. '스페셜 원'으로 불리는 모리뉴 감독도 선수 없이는 구원투수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 현재 토트넘 선수단은 모리뉴 감독이 구상한 스쿼드가 아닌데다 케인과 손흥민같은 핵심 선수들까지 이탈했다는 점에서 감독 입장에선 변명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토트넘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추락하는 양상이 가속화된다면 결국 모리뉴 감독의 전술적 역량과 위기관리능력에도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동시에 역설적으로 손흥민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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