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선발진을 이끌어야 하는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이 2경기 연속으로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킹험은 25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SSG 랜더스전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4⅔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만족스러운 내용을 남겼다.

직전 경기였던 1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4이닝 1실점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던 킹험은 이번에도 4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실점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오는 4월 2~3일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개막 시리즈를 앞두고 몸상태를 점점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시범경기 2경기 연속 호투로 정규시즌을 순조롭게 준비 중인 한화 외국인 투수 닉 킹험

최근 시범경기 2경기 연속 호투로 정규시즌을 순조롭게 준비 중인 한화 외국인 투수 닉 킹험 ⓒ 한화 이글스


'홈런군단' SSG 상대로 성과 거둔 킹험

이날 SSG는 추신수(지명타자)-오태곤(중견수)-최주환(2루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케빈 크론(1루수)-이정범(좌익수)-이재원(포수)-박성한(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개막전에서 한 두 자리 정도 변화가 생길 수는 있어도 베스트에 가까운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킹험은 팀의 '에이스'답게 1회부터 SSG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말 추신수-오태곤-최주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출루 한 번 없이 삼자범퇴 이닝으로 처리했고, 선두타자 최정을 뜬공으로 잡은 2회말에도 한유섬과 크론에게 연속 삼진을 솎아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3회말에는 공 7개면 충분했다. 각각 뜬공, 땅볼로 물러난 이정범과 이재원이 초구를 건드려 킹험 입장에서는 투구수를 절약했다. 여기에 박성한까지 유격수 땅볼로 아웃돼 SSG 타선이 한 바퀴 돌 때까지 안타나 볼넷이 한 개도 없었다.

3회까지 스스로 잘 버텼다면 첫 피출루가 나온 것은 4회말에는 야수들의 도움을 받았다. 추신수의 땅볼과 오태곤의 삼진으로 2개의 아웃카운트를 먼저 잡은 킹험이 최주환에게 중전 안타를 내줘 이닝이 끝나지 않았다.

여기에 후속타자 최정이 담장 근처로 타구를 보내 자칫하면 첫 실점으로 이어질 뻔했다. 그러나 좌익수-유격수-포수로 이어지는 한화 야수진의 군더더기 없는 릴레이로 1루주자 최주환보다 송구가 먼저 홈에 도착했다.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킹험은 한유섬을 땅볼로, 크론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5이닝을 채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정확히 64구가 된 시점에서 한화 덕아웃이 바빠졌다. 교체를 의미하는 움직임이었다. 투구 내용, 결과 모두 흠 잡을 게 없는 경기였다.
 
 24일 공개된 왓챠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클럽하우스>의 한 장면으로, 박찬혁 대표이사와 정민철 단장이 킹험의 교체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24일 공개된 왓챠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클럽하우스>의 한 장면으로, 박찬혁 대표이사와 정민철 단장이 킹험의 교체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왓챠 공식 유튜브

 
'건강'이 제일 중요한 킹험... 올핸 풀타임 가능할까

킹험은 2020년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도 팔꿈치 부상으로 단 2경기 만에 짐을 싸야 했다. 그걸 모를 리가 없었던 한화는 다시 한 번 킹험에게 KBO리그에서 뛸 기회를 주었고, 2021시즌을 앞두고 라이언 카펜터와 함께 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한화의 바람과는 달리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몸상태에 이상을 느꼈다. 오른쪽 광배근 부상을 호소해 지난해 5월 21일자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킹험은 예상보다 복귀 시점이 늦어져 6월 말이 다 되어서야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했다.

지난 24일에 공개된 OTT 서비스 '왓챠'의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클럽하우스>에서도 당시 이 부분을 구단에서 고민한 내용이 언급됐다. 정민철 단장과 박찬혁 대표이사가 킹험의 부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킹험의 복귀까지 한 달 반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 교체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행히 복귀 이후 더 강력해진 구위를 뽐낸 킹험은 지난해 후반기에만 6승을 수확해 두 자릿수 승수에 도달했다. 킹험의 2021시즌 최종 성적은 25경기 144이닝 10승 8패 ERA 3.19이었다.

이제는 건강해야 한다. 교체 여부를 놓고 고민할 때 한 번, 정규시즌 종료 이후 한 번 더 팀의 신뢰를 받은 만큼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보내야 건강에 대한 의문부호를 떼어낼 수 있다. 킹험이 비상을 꿈꾸는 한화에게 큰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