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울산 현대의 박주영이 지난 21일 광저우FC와의 ACL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박주영 울산 현대의 박주영이 지난 21일 광저우FC와의 ACL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울산 현대 제공

 
K리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여정이 기대만큼 순탄하지 않다. 조별리그의 반환점을 넘어 4경기를 소화한 현재까지도 조 1위에 위치한 K리그 팀이 단 한 팀도 없다.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하기엔 동남아시아 팀들에게 연달아 덜미를 잡힌 것은 K리그 자존심에 상당한 상처였다. 
 
지난 시즌 4개팀이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과 비교하면 실망스런 성적표다. 각 조 1위는 16강 토너먼트 본선 직행을, 조 2위는 와일드카드를 통해 상위 3개 팀만이 살아남을 수 있어 위기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이제 남은 기회는 두 차례뿐이다. 2경기 결과에 따라 K리그의 생존 여부가 판가름난다.
 
빈공 시달리는 전북, 경기력 개선 절실
 
전북은 K리그의 절대강자로 불린다. 역대 K리그 최다 우승과 더불어 5시즌 연속 정상에 올랐으며, 2006년과 2016년 ACL을 정복하며 아시아 강호의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올 시즌 전북의 행보는 불안정하다. 현재 H조 2위 전북(2승 2무, 승점8)은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패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실망스런 경기 내용이다. 특히 4경기에서 겨우 3득점에 그친 공격력이 문제다. 화공(화려한 공격)을 선언한 김상식 감독의 축구 철학과는 상반된다.
 
문선민이 2골을 터뜨리며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 전문 골잡이 일류첸코, 구스타보의 부진이 여러모로 아쉽다. 조1위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한 차례 제압하고도 약체로 분류된 베트남의 호앙아인을 상대로 1승 1무에 그치며 2위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호앙아인과의 4차전 후반에는 완전히 경기 주도권을 내줄 만큼 졸전을 거듭했다.
 
K리그에 이어 ACL에서도 잇따른 부진이 이어지자 전북팬들은 김상식 감독에게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답답한 공격 전개와 느린 템포의 경기 운영을 좀 더 개선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 전북의 현 주소다.
 
전북은 시드니FC(승점 4), 요코하마(승점 9)와의 2연전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벌어야 한다.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자력으로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다득점으로 살아난 울산, 2년 만에 ACL 우승 정조준
 
2020시즌 ACL에서 우승을 차지한 울산은 올 시즌 K리그에서 무패 단독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전력 면에서는 오히려 전북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그런데 정작 ACL에서는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1-1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조호르 다룰 탁짐(2차전)을 상대로 충격의 1-2 패배를 당했다.

그나마 울산은 광저우FC와의 2연전에서 8골을 터뜨리는 화력쇼를 선보이며 2연승을 기록,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외국인 공격수 영입생 코스타와 홍명보 감독의 애제자 중 한 명인 박주영이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으며, K리그 개막 후 숨 가쁘게 달려온 살인 일정 속에서 주전급들이 휴식을 취하는 등 여러모로 소득이 많았던 2연전이다.

골 결정력 향상과 득점원 분포가 다양한 것이 고무적이다. 21일 광저우와의 3차전에서는 39개의 슈팅 중 3득점을 터뜨렸다면, 3일 뒤 4차전에서는 슈팅 26개 만에 5골을 잡아냈다. 이뿐만 아니라 이 경기서 골을 넣은 선수가 무려 5명이었다. 득점이 한 명에 편중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물론 2연승에도 불구하고 갈 길은 멀다. 2승 1무 1패 승점 7을 기록한 울산은 가와사키(승점 8)과 조호르 다룰 탁짐(승점 7)에 이어 I조 3위다. 승자승 원칙에 의해 조호르 다룰 탁짐에게 2위를 내줬다. 결국 울산은 27일 가와사키 프론탈레, 30일 조호르 다룰 탁짐과의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해야만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탈락 위기 내몰린 대구-전남, 마지막 반란 일으킬까
 
대구는 산둥과의 1차전에서 7-0 대승으로 출발했지만 싱가포르의 라이언 시티에게 0-3으로 패하며 굴욕을 맛봤다. 하지만 대구의 저력은 빛났다. J리그의 강호 우라와 레즈를 상대로 1승 1무로 우위를 점한 것이다.
 
대구도 답답한 공격력이 고민이다. 유망주가 대거 출전한 산둥전에서 7골을 넣은 것을 제외하면 최근 3경기에서 1득점이 전부다. 에이스 세징야의 부상으로 인해 공격력이 크게 감퇴한 것이 뼈아프다. 현재 대구는 2승 1무 1패(승점 7)로 F조 2위다. 27일 산둥, 30일 라이언 시티와의 2연전에서 승리하면 자력 진출이 가능하다.
 
K리그2(2부리그) 소속으로 지난해 FA컵 우승 자격을 얻으며, ACL에 진출한 전남의 고전은 어느 정도 예견된 분위기였다. 얇은 선수층과 객관적 전력의 열세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1승 1무 2패(승점 4) G조 3위의 전남은 1위 빠툼 유나이티드(승점 10), 2위 멜버른 시티(승점 8)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실질적으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멜버른 시티가 2경기에서 모두 패하거나 1무 1패를 거두면 전남이 조 2위를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둔 유나이티드 시티와 27일 5차전을 치르고, 30일 빠툼 유나이티드전에서 16강 진출을 타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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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전북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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