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키움 이정후가 5회초 1사 1, 2루에서 역전 스리런홈런을 때리고 있다.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키움 이정후가 5회초 1사 1, 2루에서 역전 스리런홈런을 때리고 있다. ⓒ 연합뉴스

 
말 그대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원맨쇼'였다. 불방망이를 자랑하는 KIA 타이거즈도 그를 넘진 못했다.

키움은 12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 정규시즌 9차전에서 10-8로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 막바지 KIA가 2점 차까지 따라붙으면서 다소 불안했지만, 최근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이승호가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경기 초반 양 팀 선발투수 정찬헌과 한승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타격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경기 중반 단 두 개의 홈런으로 승부의 추가 한 쪽으로 기울었다. 주인공은 바로 이정후였다.

홈런 두 방으로 7타점 쓸어담은 이정후

경기 초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것은 KIA였다. 2-3으로 지고 있던 3회말,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키움 선발 정찬헌과 8구 승부 끝에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KIA가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키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5회초 1사 이후 키움의 테이블세터 김준완과 김수환이 나란히 볼넷으로 걸어나가면서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후속타자 이정후가 의 2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포를 터뜨렸다. 올 시즌 자신의 8번째 아치였다.

키움과 이정후는 역전포에 만족하지 않았다. 6회초, 다시 한 번 결정적인 한방이 터졌다. 2사 만루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가 KIA의 두 번째 투수 홍상삼의 4구를 다시 한 번 잡아당겼고, 이전 타석과 마찬가지로 타구가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이정후가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것은 프로 데뷔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만루홈런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정후의 만루포가 KBO리그 40년 역사상 통산 1000번째 만루홈런이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의미있는 홈런이었다.

결국 2이닝 연속으로 이정후에게 홈런을 허용해 내상을 입은 KIA는 더 이상 추격 의지를 발휘할 수 없었다. 9회말 3점을 내고 따라붙긴 했어도 이미 벌어진 격차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덕분에 우세 3연전은 차지한 키움은 2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지난해 KIA전에서의 아쉬움 만회... 여전히 팀의 중심

이정후는 2017년 1군 데뷔 이후 매 시즌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 한 번쯤 겪을 수도 있는 2년차 징크스도 겪지 않은 그의 상승세는 주축 선수들이 이적 혹은 부상으로 이탈하는 가운데서도 팀을 지탱하게 해준 원동력이 됐다.

올 시즌도 말 그대로 '이정후다운' 모습이다. 타율 0.329(5위), 75안타(5위), OPS 0.924(3위) 등 각종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wRC+(조정 득점 생산력)는 165.1을 나타내며 국내 타자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3연전에서의 활약은 이정후에게 남달랐다. 2021년 KIA와 맞대결 성적은 11경기 43타수 6안타(1홈런) 타율 0.140 5타점 OPS 0.519에 그쳐 유독 KIA만 만나면 작아졌다. 다른 팀과 상대했을 땐 기본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10~12일 KIA전에서 13타수 7안타(3홈런) 타율 0.538 10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아쉬움을 만회했다. 올핸 9개의 홈런 가운데 무려 4개의 홈런을 KIA에게 뽑아낼 정도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5강 경쟁도 힘들 것이라고 했던 개막 이전의 전망을 완전히 뒤엎은, 키움의 저력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그 중심에는 여러 악재 속에서도 큰 슬럼프 없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 이정후가 있었다. 키움 코칭스태프도, 팬들도 그런 그가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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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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