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s일본 벤투호가 일본과의 2022 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대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 한국vs일본 벤투호가 일본과의 2022 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대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가 라이벌 일본에게 굴욕적인 대패를 당하며, 동아시안컵 4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의 3차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승점 6)를 기록, 일본(승점 7)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일본과 역대 상대 전적에선 한국이 42승 23무 16패로 우위는 이어갔으나 2000년대 이후 전적은 6승 7무 6패로 동률을 이뤘다.

90분 동안 이어진 최악의 졸전 
 
이날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고, 포백은 김문환-조유민-박지수-김진수가 포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권경원, 앞 선에 권창훈-김진규가 메짤라를 맡았고, 전방은 엄원상-조규성-나상호이 배치됐다.
 
전반 시작하자마자 일본의 공세가 매서웠다. 1분도 지나기 전에 마치노가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조현우 골키퍼가 선방했다. 일본은 라인을 끌어올리고, 강한 전방 압박과 많은 활동량으로 한국에 응수했다. 

한국의 공격 방향은 중앙보다 측면으로 치우치거나 조규성의 큰 키를 활용한 패스에 치중했다. 일본의 밀도있는 움직임과 좁은 공간을 허물지 못한 탓이다. 평소와 같은 빠르게 좌우로 오픈하는 패스나 세밀한 탈압박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반 18분 권경원이 공을 빼앗기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박스 안으로 진입한 소마 유키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전반 33분 세트 피스 상황에서 소마 유키의 슈팅은 조현우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수비 진영에서 투박한 터치와 패스, 기초적인 실수를 범하며 답답한 경기력을 이어나갔다. 전반 36분에서야 첫 번째 코너킥을 얻을 만큼 일본 페널티 박스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제대로 된 슈팅 역시 전반 39분 나상호의 발에서 나왔지만 골문 위로 크게 떠올랐다. 전반 41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김진규의 슈팅이 골문 왼편으로 벗어났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4분 만에 첫 골을 내줬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후지타가 올린 얼리 크로스를 소마 유키가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이에 벤투 감독은 후반 11분 엄원상 대신 송민규를 넣으며 첫 번째 변화를 가져갔다. 나상호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송민규를 왼쪽 윙 포워드에 배치했다. 
 
하지만 후반 18분 일본은 다시 한 골을 추가했다. 왼쪽에서 코너킥을 사사키 쇼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벤투 감독은 이영재, 조영욱을 투입하며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그럼에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27분 니시무라-고이케-마치노로 이어지는 패스 플레이에 의한 추가 득점이 나오면서 승부는 사실상 결정났다. 

후반 31분 송민규가 팀의 첫 번째 유효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오합지졸과 같은 조직력으로 일관한 한국은 결국 만회골 없이 무너지며 망신을 당했다. 

불안감 남긴 비유럽파, 최종 목표는 카타르 월드컵

지난 2003년 출범한 동아시안컵은 올해로 9회째를 맞는다. 한국은 역대 동아시안컵에서 5회 정상에 오르며, 최다 우승팀으로 남아있다. 지난 2015년과 2017년, 2019년 대회에서 3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벤투호 체제에서는 이번이 두 번째 대회였다. 지난 2019년 부산에서 열린 대회 무실점 우승을 차지한 벤투호는 4연패를 목표로 삼았다. 중국과 홍콩은 한국 수비진을 전혀 위협하지 못하는 수준에 그칠 만큼 참가국들의 전력은 기대 이하였다.

최대 관심은 역시 한일전이었다. 벤투호는 2019년 부산에서 개최된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을 1-0으로 제압했지만 지난해 3월 일본 요코하마 원정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손흥민, 이재성, 황의조, 황희찬, 김민재 등 유럽파들이 결장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내용적으로 굴욕에 가까운 패배를 당하며 벤투 감독을 향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그래서 이번 일본전은 복수전 성격을 띠었다.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는데, 1년 4개월 만에 열린 리턴 매치에서도 최악의 졸전 끝에 패했다. 일본에게 기본기부터 피지컬, 전술까지 모두 밀렸다. 벤투 감독이 원하는 전술적 색깔을 찾아보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센터백인 권경원을 수비형 미드필더에 전진 배치한 전략 또한 패착이었다.

실질적으로 요코하마 참사를 재현한 것과 다름없는 두 팀의 경기력 차이가 뚜렸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현재 대표팀의 주축은 유럽파들이 이루고 있지만 26인 엔트리 중 절반 이상은 비유럽파로 채워야 한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는다. 이에 유럽파들을 소집할 수 없는 여건이었다.

대신 여러 명의 새 얼굴 강성진, 이기혁, 고영준, 조유민, 송범근 등이 벤투 감독 체제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실험대에 올랐다. 그리고 주전 센터백 듀오 김민재, 김영권의 불참으로 인해 플랜B 수비진을 점검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비유럽파들의 경쟁력이 과연 월드컵 본선에서 강팀을 상대로 통할지에 대한 의문점을 강하게 남긴 동아시안컵이었다. 

이제 벤투호의 최종 목표점은 11월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고 있다. 그전에 최종 모의고사를 치를 기회는 9월 A매치 데이에서 2경기가 전부다. 9월이야말로 유럽파들이 가세한 최상의 전력으로 마지막 점검을 해야 한다. 벤투호의 월드컵 준비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2022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
(도요타 스타디움, 일본 아이치현 - 2022년 7월 27일)
일본 3 - 소마(도움:후지타) 49' 사사키 쇼(도움:소마) 63' 마치노(도움:고이케) 72'
대한민국 0

선수명단
대한민국 4-3-3 : 조현우 - 김문환, 조유민, 박지수(68'조영욱), 김진수 - 권경원 - 권창훈(68'이영재), 김진규(85'김동현) - 엄원상(56'송민규), 조규성, 나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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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일본 한일전 동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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