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정규시즌 내내 1위 '쓰윽'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 정규시즌 우승 기념식에서 정용진 구단주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SG 랜더스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시즌 내내 1위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 SSG 랜더스, 정규시즌 내내 1위 '쓰윽'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 정규시즌 우승 기념식에서 정용진 구단주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SG 랜더스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시즌 내내 1위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 연합뉴스

 
2022시즌 정규리그 우승은 SSG가 차지했다. 그냥 우승이 아니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욱 1등을 달린 우승이라는 뜻이다. 정말 대단하다. 올 시즌 정규리그 SSG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SSG의 최대 고민은 선발 2명의 빈자리였다. 2021년 거의 동시에 잠수함 박종훈과 우완 정통파 문승원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SSG 선발 마운드에서 그들 두 사람의 비중은 결코 적지 않았다.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박종훈과 문승원이 빨라야 올 시즌 6월이 되어야 복귀한다는 점에서 복귀 전까지 SSG는 어떻게 버텨낼지가 올 시즌 성적의 분수령이었다.

이 시기 SSG를 지켜낸 영웅은 베테랑 노경은과 이태양이었다. 노경은은 이전 소속이었던 롯데에서 숱한 논쟁거리를 남기며 SSG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었다. 시즌 전 SSG 김원형 감독은 '노경은이 박종훈과 문승원이 돌아오기 전까지만 버텨 주었으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말 그대로 큰 기대라기는 아니었다. 노경은은 아직 늙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동안 갈고 닦은 위력적인 공을 뿌리며 화려한 4월을 보냈다. 4월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28일 수비 중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며 한 달 이상 팀을 이탈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노경은은 팀에 '투혼'이라는 유산을 남겨 주었다.

또 한 명의 '땜빵 선발' 이태양 역시 좋은 활약으로 시즌 초반 SSG의 마운드를 지켰다. 한화 시절 불같은 강속구를 뿌렸지만 토미존 서저리 이후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던 이태양은 SSG로 팀을 옮긴 후 재기를 모색해왔다. 그리고 올 시즌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멋지게 돌아왔다. 구속도 140km 중반까지 회복했다. 이태양은 5월까지 4승을 거두며 불안한 SSG의 선발 마운드를 잘 메워 주었다. 

SSG는 개막 10연승을 거두며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바람을 일으켰다. 시즌 초반 타석을 이끌었던 선수는 캡틴 한유섬이었다. 시즌 전 다년 계약으로 힘을 얻은 한유섬은 타점 머신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불러들이는 것이 한유섬이었다면 최지훈은 공격의 첨병으로 SSG 대약진을 이끌었다. 수비에서는 박성한이 주전 유격수로 뿌리를 내리면서 SSG 전체 수비를 주도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2루수 최주환이 타격 슬럼프로 제 역할을 못하면서 수비에서도 헛점을 보이고 김강민, 추신수의 노쇠화로 SSG 외야 한 자리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아쉬운 부족은 포수였다. 기대를 모았던 듬직한 이재원이 타석에서 부진했다. 수비 면에서도 잔부상에 시달리며 예전 기량은 아니었다. 백업 포수 이현석이나 이흥련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SSG는 5월부터 불펜 하중이 점차 문제가 되었다. 김택형이 흔들린 것이 컸다. 불펜이 흔들렸지만 윌머 폰트와 김광현 원투 펀치가 굳건히 버티며 팀의 선두 진격을 계속했다. 타석에서는 추신수가 출루머신의 위력을 과시하며 힘 떨어진 SSG를 견인했다. 조금씩 누수를 보이던 SSG는 6월 초 팀 타선이 집단 슬럼프를 보이며 위기를 맞았다. 2승 1무 5패로 흔들리던 SSG는 최정이 살아나며 6월 중반 제 페이스를 되찾았다. 서진용을 제외한 장지훈, 고효준이 부진하면서 불펜이 다소 불안했지만 강력한 타선으로 6월 위기를 타계해 나갔다.

문제는 팀의 '한방'을 기대했던 외국인 타자 크론의 부진이 문제였다. 6월 마지막 기회를 주었지만 결국 크론은 살아나지 않으면서 7월 초 크론을 퇴출하고 라가레스를 영입했다. 크론 퇴출 이후 SSG는 힘 떨어진 선발 이바 노바를 연이어 빠르게 퇴출했다. 발 빠르게 노바를 퇴출하고 모리만도를 영입한 것은 7, 8월 SSG가 상승세를 타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잠수함 박종훈이 오랜 재활을 마치고 선발로 돌아왔고 문승원도 불펜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불펜으로 합류했다.

키움과 LG는 차례로 1위 SSG를 위협했지만 SSG의 7, 8월 상승세에 한계를 느끼며 페이스가 꺾였다. SSG의 여름 진격을 주도한 것은 중고 신인 전의산이었다. 전의산은 펀치력 하나만은 외국인 타자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유망주였지만 변화구 적응력에 한계를 느끼며 주로 2군에 머무르던 선수였다. 크론의 퇴출로 팀 장타력에 문제가 생긴 SSG는 전의산이 파워를 보여 주며 팀 전력을 크게 강화시켰다.

7, 8월의 SSG 상승세는 9월 위기를 만들었다. 쉼 없이 달려 온 승리조 불펜의 피로도가 가장 큰 문제였다. SSG의 9월 성적은 11승 1무 11패로 승리조의 어려움 속에서도 선전했지만 LG의 추격세가 무서웠다. SSG 김원형 감독은 9월 말 독하게 마운드를 운영하면서 떨어지는 페이스를 온몸으로 막아냈고 10월 초 정류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9월 말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최주환이다. 최주환은 올 시즌 깊은 타격 슬럼프를 겪으며 벤치의 속을 끓였다. 오죽했으면 매스컴들은 에이징 커브 운운할 정도였다. 그랬던 최주환이 찬바람이 불며 돌아왔다. 예전의 찬스에 강한 펀치력을 폭발시키며 어려운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최주환의 회복세는 SSG의 가을 우승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수많은 고비들을 넘기고 얻은 값진 수확이다. 모든 단체 운동들이 그러하듯이 SSG 우승에는 수 많은 선수들의 희생과 땀이 바탕이 되었다. 많은 이슈를 끌고 다니지는 못했지만 오태곤은 외야 백업으로 뛰면서 중요할 때 꼭 역할을 해 주었다. 노경은과 이태양은 베테랑으로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빈 틈을 채웠다. 추신수와 김강민은 벤치와 그라운드에서 팀원들을 다독이며 이끌었다. 팀 주축인 최정과 김광현도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그 외에도 너무나 많은 선수들이 팀의 우승을 위해 부분 부분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 그들의 헌신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SSG는 축하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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