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O리그를 빛낸 '최고의 별'이 모두 가려졌다. 예년에 비해 예상이 거의 맞아떨어진 투표였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9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했다. 후보에 등재된 89명의 선수 가운데 10명의 선수만 황금장갑을 품을 수 있었다.

최다 득표자는 역시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였다. 304표(97.1%)를 획득하며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많은 표를 기록했다. 은퇴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292표, 93.3%)도 많은 지지 속에 지명타자 부문서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올해 최다득표자의 주인공이 된 키움 외야수 이정후

올해 최다득표자의 주인공이 된 키움 외야수 이정후 ⓒ 키움 히어로즈

 
예상 그대로... 격전지에서도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 투수 부문에서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179표, 57.2%)이 김광현(SSG 랜더스/ 97표, 31%)을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준수한 성적을 남긴 케이시 켈리(LG 트윈스)는 19표를 얻는 데 그쳤고, '세이브왕' 고우석(LG 트윈스)도 8표밖에 얻지 못했다. '학폭 논란'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 투표였으나 투표인단의 마음은 안우진을 향했다.

박성한(SSG 랜더스)과 오지환(LG 트윈스)의 2파전으로 압축된 유격수 부문에서는 오지환(246표, 78.6%)이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데뷔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박성한의 경우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들어서 다소 부진한 것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혔다.

이정후의 수상이 확실시됐던 외야수 부문에서는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219표, 70%)와 나성범(KIA 타이거즈/202표, 64.5%)이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최지훈(SSG)은 78표로 나성범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밖에 포수 부문에서는 올겨울 'FA 대박'을 터뜨린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80% 넘는 득표율로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을 제쳤고, 2루수 부문에서는 김혜성이 90% 이상의 득표율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3루수 부문에서는 259표를 얻은 최정(SSG)이 주인공이었다.

올해도 나온 분산 표... 실명 투표제 도입 필요해 보인다

표면적인 결과, 수상자의 면면을 놓고 본다면 모두가 납득할 만하다. 예년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만큼 어느 정도 수상자를 예측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투표인단은 대부분 '순리'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투표 내역을 세세히 살펴보면, 올해도 '분산 표'는 존재했다. 전체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등재된 투수 부문(32명)에서는 노경은과 윌머 폰트(SSG 랜더스), 김재윤과 소형준(이상 kt 위즈), 양현종(KIA 타이거즈), 구창모(NC 다이노스),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등이 적어도 1표 이상 얻었다.

다른 포지션도 마찬가지다. 누가 봐도 수상자가 확정적이었던 포수와 지명타자 부문에서도 양의지와 이대호가 아닌 선수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가 있었다. 재계약에 실패하며 올해를 끝으로 한국을 떠나게 된 호세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도 5표나 받았다.

더 큰 문제는 외야수 부문이다. 누가 봐도 이정후가 한 자리를 차지해야 했지만, 2020년 양의지(99.4%)보다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313명의 투표인단 중에서 9명이 이정후에게 표를 행사하지 않았다. 다만 누가, 어떤 선수에게 투표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만장일치 수상'이라는 결과는 수상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부는 자신의 투표 내역을 공개하면서 그 이유까지 제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투표에 대한 찝찝함이 남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실명 투표' 도입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낀 골든글러브였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KBO리그 골든글러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