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에 지루 프랑스의 주전 골잡이 지루가 잉글랜드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후반 33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 올리비에 지루 프랑스의 주전 골잡이 지루가 잉글랜드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후반 33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 프랑스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월드컵 2연패에 한 걸음 다가섰다. 라이벌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4강에 안착했다. 

프랑스는 11일 오전 4시(한국시각) 카타르 알 코르의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4강에 오른 프랑스는 같은날 포르투갈을 꺾고 올라온 모로코와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추아메니-지루 연속골' 프랑스, 실리축구로 잉글랜드 제압 

두 팀 모두 앞선 16강전과 같은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잉글랜드는 사카-케인-포든을 전방에 배치한 4-3-3으로, 프랑스는 원톱 지루를 중심으로 2선에서 음바페-그리즈만-뎀벨레가 받치는 4-2-3-1로 응수했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경기 초반 약간의 탐색전을 거치며 중원 싸움을 펼쳤다. 전반 10분 그리즈만에서 시작된 공격 기회. 오른쪽의 뎀벨레가 띄어준 크로스를 지루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선제골은 프랑스로부터 나왔다. 전반 17분 그리즈만의 패스를 받은 추아메니가 25.9m 지점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켰다. 

한 골을 뒤진 잉글랜드는 점유율을 더욱 높이며 공격에서 날카로움을 뽐내기 시작했다. 전반 20분 쇼의 프리킥으로 첫 번째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전반 22분에는 박스 안에서 케인이 돌아서며 우파메카노를 따돌리고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각도를 줄이고 나온 요리스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28분에는 박스 밖에서 케인의 중거리 슈팅을 또 다시 요리스 골키퍼가 막았다. 

프랑스는 선제골 이후 실리적인 색채를 드러냈다. 공격 진영에서 무리하게 많은 숫자를 가담시키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이전 경기들에서 보여준 테오 에르난데스의 오버래핑과 좌우 윙어 음바페-뎀벨레의 개인 돌파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잉글랜드는 후반에도 공세를 이어나갔다. 후반 1분 벨링엄의 중거리 슈팅은 요리스 골키퍼가 손을 뻗어 쳐냈다. 결국 견고했던 프랑스의 수비를 뚫었다. 박스 안 오른쪽 모서리 지점에서 사카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공교롭게도 첫 골을 넣은 추아메니가 파울을 범했다. 후반 9분 키커로 나선 케인이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프랑스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후반 10분 후방에서 롱패스가 지루 머리를 스치며 전방으로 흘렀고, 쇄도하던 라비오가 기습적인 왼발슛을 날렸지만 픽포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후반 14분, 16분 각각 사카와 케인이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유효슈팅을 시도하며 자신들이 페이스를 이어갔다. 미드필드 볼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며 전반전과 비슷한 양상의 흐름을 유지했다. 

후반 24분에는 헨더슨의 프리킥에 이은 매과이어의 헤더가 왼쪽 골포스트를 스치며 아웃돼 아쉬움을 자아냈다. 1분 뒤 왼쪽에서 상대 진영으로 올라온 쇼의 크로스를 사카가 왼발로 슈팅했지만 테오 에르난데스의 방해로 인해 정확하게 임팩트를 가져가지 못했다. 

프랑스는 실점 이후에도 크게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중원에서 패스 경로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좌우 윙어 음바페와 뎀벨레를 극대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프랑스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지루가 버티고 있었다. 후반 31분 지루는 문전에서 결정적인 왼발 논스톱 슈팅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2분 뒤 실수를 만회했다. 후반 33분 왼쪽 측면에서 그리즈만의 왼발 크로스를 지루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이에 잉글랜드는 헨더슨, 사카 대신 마운트, 스털링을 교체 투입했다. 프랑스는 뎀벨레 대신 코망을 넣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용병술은 적중했다. 마운트가 박스 안으로 침투할 때 테오 에르난데스에게 밀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후반 38분 페널티킥 성공률이 높기로 알려진 케인의 슈팅이 골문 위로 솟구치고 말았다. 결국 프랑스가 한 장 남은 마지막 4강행 열차에 탑승했다. 
 
프랑스 대표팀 프랑스가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2018년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우승에 다가섰다.

▲ 프랑스 대표팀 프랑스가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2018년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우승에 다가섰다. ⓒ 피파월드컵 공식트위터 캡쳐

 
최대 고비 넘긴 프랑스, 월드컵 2연패 현실화되나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과거 '백년 전쟁'을 펼쳤던 오랜 라이벌 관계다. 이러다보니 축구에서도 두 팀은 앙숙이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지난 1982 스페인 월드컵 조별리그 이후 40년 만에 격돌이다. 

이번 대회에서 두 팀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됐다. 잉글랜드는 B조에서 2승 1무를 기록, 무패로 16강에 진출한 뒤 세네갈을 3-0으로 대파하고 8강에 올랐다. 사카, 벨링엄, 라이스, 포든 등 젊은피들이 무르익으면서 1966년 이후 56년 만에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피파컵을 들어올린 디펜딩 챔피언이다. 대회 직전 벤제마, 포그바, 캉테, 은쿤쿠, 킴펨베 등 주전급들이 다수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스쿼드를 앞세워 여유있게 8강까지 안착했다. 

브라질, 스페인, 포르투갈 등 우승후보들이 대거 탈락함에 따라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8강전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팀 모두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전체적으로 잉글랜드가 다소 앞서는 경기를 펼쳤지만, 승리는 프랑스의 몫이었다. 데샹 감독의 실리 축구가 중요한 고비처에서 빛났다.

그리즈만은 2개의 골을 모두 어시스트하며 프랑스의 키플레이어임을 증명했다. 그리고 프랑스 A매치 역대 최다골 기록을 경신한 지루는 결정적인 순간 결승골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해냈다. 이번 대회에서 스포트라이트는 5골을 기록한 음바페에 좀더 집중되고 있지만 지루-그리즈만 콤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유로 2016부터 프랑스 대표팀에서 최고의 호흡을 과시한 지루-그리즈만 듀오는 각각 4골, 3도움으로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한 잉글랜드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미드필드에서 밀도 있는 압박과 중원 장악력으로 많은 기회를 창출했지만 세밀한 결정력이 부족했다.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케인은 2번의 페널티킥 중 1개를 성공시키는데 그치며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역대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우승은 이탈리아(1934, 1938), 브라질(1958, 1962) 만이 보유하고 있다. 만약 프랑스가 2연패에 성공할 경우 무려 60년 만에 나오는 대기록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알 바이트 스타디움, 카타르 알 코르 - 2022년 12월 11일)
잉글랜드 1 - 케인(PK) 54'
프랑스 2 - 추아메니(도움:그리즈만) 17' 지루(도움:그리즈만) 78'


선수 명단
잉글랜드 4-3-3 : 픽포드 - 워커, 스톤스(98'그릴리시), 매과이어, 쇼 - 라이스 - 헨더슨(79'마운트), 벨링엄 - 사카(79'스털링), 케인, 포든(85'래시포드)

프랑스 4-2-3-1 : 요리스 - 쿤데, 바란, 우파메카노, T.에르난데스 - 추아메니, 라비오 - 뎀벨레(79'코망), 그리즈만, 음바페 - 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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