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 ⓒ AP/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가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톱4 경쟁에서 다시 한 걸음 밀려났다. 불과 사흘 뒤 AC밀란(이탈리아와)의 UCL(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전까지 남겨둔 시점이라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3라운드에서 1-4로 패했다. 토트넘은 23경기 승점 39(12승 3무 9패)로 5위에 머무르며 한 경기를 덜 치른 4위 뉴캐슬(승점 41)과의 격차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레스터는 승점 24점으로 13위에 올랐다.
 
토트넘으로서는 예상치못한 쇼크였다. 토트넘은 지난 경기에서 우승후보 맨체스터시티를 1-0으로 격파하는 등 공식전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더구나 상대인 레스터시티는 올시즌 부진을 겪고 있는데다, 지난해 9월에 홈에서 열린 리그 8라운드 첫 대결에서는 손흥민의 헤트트릭에 힘입어 6-2, 무려 4골차 대승을 거둔 상대라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약 5개월만의 리턴매치에서 완벽하게 복수당했다. 전반 13분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선제골을 터지면서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리는 듯 했지만, 이후 수비진이 급격히 무너지며 4골을 내리 실점했다.
 
전반 22분 레스터 미드필더 낭팔리스 멘디에게 동점골을, 2분 뒤 제임스 메디슨에게 역전골을 내줬고, 전반전 종료를 앞두고 레스터 공격수 켈레치 이헤나초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다급해진 토트넘은 후반 공세에 나섰으나 골문은 열리지않았고 오히려 후반 40분 하비 반스가 4번째 쐐기골까지 내주며 굴욕적인 대패를 당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수비였다. 부상으로 이탈한 골키퍼 위고 요리스, 경고 누적 퇴장으로 징계를 당한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백업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경력까지 갖춘 선수지만 지난 브렌트포드(2-2)전에 이어 두 번의 리그 선발출전에서 무려 6실점을 내주며 요리스의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했다.
 
수비수들 역시 일제히 부진했다. 올시즌 급격히 기량이 하락세를 타고있는 센터백 에릭 다이어는 이날도 실수를 연발하며 무기력했다. 시즌 내내 손흥민과 공존 문제로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 이반 페리시치,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롭게 영입되어 이날 데뷔전을 치른 페드로 포로, 수비력보다 공격 성향이 강한 두 좌우 윙백의 활약은 최악이었다.
 
설사가상 토트넘은 수비형 미드필더 벤탄쿠르가 이 경기에서 부상까지 당하여 교체됐다. 이날 토트넘이 내준 4실점 모두 수비수들의 패스 실수와 적극성 부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토트넘은 올시즌 리그 23경기에서 무려 35실점을 내주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20개구단중 최다실점 6위다. 이중 토트넘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리그 13위권 이하의 하위팀들이다. 토트넘이 이런 수비력으로 5위에 올라있다는 자체가 더 기적에 가깝다. 반대로 말하면 수비불안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면 올시즌 토트넘의 리그 탑4 경쟁이 끝까지 험난할 것이 예상되는 이유다. 토트넘은 겨울이적시장에서 만족할만한 수비진 보강에 실패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손흥민 역시 팀 졸전의 여파에서 자유로울수 없었다. 전반적으로 토트넘 선수단 전원이 부진한 경기이기는 했지만, 손흥민도 해결사로서 분위기를 어려울 때 분위기를 바꿀만한 존재감을 보여주지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고작 슈팅 1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간간히 시도한 드리블 돌파는 상대 수비에 차단당했고, 크로스가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으며 헤트트릭을 기록했던 지난 경기의 위용을 전혀 재현하지 못했다.
 
올시즌 손흥민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복'이라고 할수 있다. 손흥민은 올시즌 각종 대회에서 8골 3도움(리그 4골)을 기록했지만 득점을 올린 것은 단 4경기(리그 2경기)였고 이중 3경기에서 7골을 몰아치기로 넣었다. 리그-UCL-FA컵에서 각각 한 차례씩 멀티골(헤트트릭 1회 포함) 경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2경기 연속 득점은 아직까지 한번도 없었고, 오히려 오랜만에 한번 골이 터지면 다시 장기간 침묵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손흥민이 올시즌 골을 넣거나 그나마 활약이 좋았던 경기를 살펴보면, 토트넘 역시 전반적으로 내용이 잘풀렸던 경기들이었다. 반면 팀분위기가 좋지않았던 경기에서는 손흥민 역시 덩달아 존재감이 사라지기 일쑤였다.
 
특히 손흥민은 올시즌들어 활약이 좋았던 경기와 나빴던 경기의 편차가 극과 극에 가까웠다. 최근에도 골은 넣지못했지만 맨시티전 활약을 비롯하여 경기력이 호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으나, 레스터시티전에서는 다시 시즌 초반으로 되돌아간듯한 경기력을 보였다. 리그만 놓고보면 지난 1월 5일 팰리스전 이후 다시 5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더 큰 문제는 토트넘은 당장 15일 밀란과의 UCL 16강 1차전이다. 그때도 레스터전과의 걑은 경기력이라면 승산이 높지 않아 보인다. 토트넘은 밀란전을 앞두고 벤탄쿠르-비수마-호이비에르 등 중원의 핵심선수들까지 줄줄이 부상과 경고누적에 시달리며 더욱 어려움이 예상된다.
 
토트넘의 올시즌 목표는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이 주어지는 리그 톱4 사수와 무관 탈출이다. 그런데 팀의 주축인 손흥민의 기복과 수비불안이 계속된다면 전망은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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