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전, FC 서울 골잡이 황의조가 인천 유나이티드 FC 수비수들 앞에서 슛 기회를 찾고 있다. ⓒ 심재철
토요일 오후 기온 0℃로 꽤 쌀쌀한 날이었지만 2023 K리그 개막을 맞아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2만2204명의 대관중이 모여들었다. 지난 해 2월 19일 개막날 세 곳(전주, 인천, 대구) 합산 관중수인 2만1179명보다도 많으니 축구 열기가 매우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게임 내용까지 박진감이 넘쳤으니 최고의 시작 분위기였다.
안익수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서울이 25일(토)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경인 더비에서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적생 임상협의 그림같은 왼발 첫 골
어웨이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관중들도 S석 허용된 자리를 가득 채웠으니 실로 오랜만에 더비 매치의 기운이 넘쳐흘렀다. 새 시즌, 새 멤버들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였다. 이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첫 골이 29분 32초에 터져나왔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두 시즌을 뛰고 FC 서울로 온 임상협이 그 첫 골 주인공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골을 도운(?) 선수가 인천 유나이티드 FC 새 옷으로 갈아입은 신진호였다. 지난 해까지 2년 동안 포항 스틸러스에서 단짝으로 뛰던 동갑내기 둘의 사연이 이렇게 기구하게 엮인 셈이다. 신진호의 오른발 패스 미스로 슛 기회를 얻은 임상협이 인천 유나이티드 FC 페널티 에어리어 반원 바로 밖에서 그림같은 왼발 감아차기 골을 왼쪽 톱 코너로 꽂아넣은 것이다. 순발력 뛰어난 인천 유나이티드 FC 김동헌 골키퍼가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올랐지만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궤적이었다.
FC 서울의 다른 이적생들 활약도 눈부셨다. 6개월 단기 임대 형식으로 합류했지만 황의조의 날카로운 공격력은 여전했고 부천 FC 1995에서 골키퍼 유니폼을 갈아입은 최철원도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의 결정적인 슛(37분 김도혁, 45+3분 김보섭, 90+8분 델브리지) 기회마다 침착한 선방 능력을 자랑했다.
어두워지기 시작한 후반전에는 더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다. 홈 팀 골잡이 황의조가 인천 유나이티드 FC 주장 오반석을 따돌리고 오른발로 찬 슛(51분)이 김동헌 골키퍼에게 막혔고, 임상협의 컷 백 크로스를 받은 나상호의 오른발 슛(68분)은 오른쪽 기둥 하단에 맞고 나왔다.
▲ 70분 1초, FC 서울 김주성의 헤더 결승골 순간 ⓒ 심재철
그리고 FC 서울의 추가골이 나왔다. 70분 1초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주성이 프로 데뷔 첫 골의 감격을 누린 것이다. 임상협의 전반전 골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궤적이었기 때문에 골키퍼로서 어쩔 수 없었지만 이 코너킥 로빙 크로스 낙하 지점을 찾지 못한 것은 김동헌 골키퍼에게 뼈아픈 실수로 남았다. 그의 키를 넘은 공을 받아 김주성이 빈 골문 안으로 방향을 잡은 헤더 슛을 떨어뜨린 것이다.
축구에서 상대 팀의 실수에 의한 골이 많이 나온다는 것을 바로 이 게임도 말한 셈이다. 패스 미스, 골키퍼의 판단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는 인천 유나이티드 FC도 87분에 신진호의 오른발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를 맞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오반석의 오른발 발리 골이 멋지게 들어갔다. 제주 유나이티드를 떠나 2020년부터 인천 유나이티드 FC 유니폼을 입은 오반석이 네 시즌만에 첫 골을 넣은 것이다.
▲ 87분, 인천 유나이티드 FC 오반석의 오른발 골 순간 ⓒ 심재철
수비수 델브리지까지 공격수로 올린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반격은 후반전 추가 시간 7분이 다 지난 뒤에도 이어졌고 마지막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골문 바로 앞 델브리지의 왼발 인사이드 슛까지 나왔지만 홈 팀 골키퍼 최철원이 침착하게 손을 뻗어 막아내면서 정동식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이제 FC 서울은 다음 달 5일 오후 4시 30분 광주로 달려가서 수원 블루윙즈를 이기며 기세를 올린 광주 FC를 만나고,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그보다 하루 전 4일(토) 오후 2시에 8년만에 승격 꿈을 이룬 대전하나시티즌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으로 불러들인다.
▲ 종료 직전 인천 유나이티드 교체 선수 송시우가 동점골을 노리며 FC 서울 골문 앞으로 달려가는 순간 ⓒ 심재철
2023 K리그1 결과(25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 FC 서울 2-1 인천 유나이티드 FC [득점 : 임상협(29분 32초), 김주성(70분 1초,도움-기성용) / 오반석(87분)]
◇ FC 서울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박동진(90+1분↔이시영), 황의조(84분↔권완규)
MF : 임상협, 기성용, 팔로세비치(75분↔김신진), 나상호(75분↔윌리안)
DF : 이태석, 오스마르, 김주성, 김진야
GK : 최철원
◇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제르소(77분↔송시우), 김보섭, 음포쿠(85분↔김연수)
MF : 김도혁(77분↔민경현), 신진호, 이명주(85분↔문지환), 정동윤(57분↔에르난데스)
DF : 델브리지, 김동민, 오반석
GK : 김동헌☞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