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의 신발 한 짝 판매 거부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나이키의 신발 한 짝 판매 거부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영국 육상 선수 출신 스테프 리드가 한 쪽 다리가 없어 운동화를 한 짝만 사게 해달라고 나이키에 요구했다가 거절당해 논란이다. 

어린 시절 보트 사고로 한 쪽 다리를 잃은 리드는 2008 베이징 패럴림픽, 2012 런던 패럴림픽, 2016 리우 패럴림픽에 영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바 있다.

신발 '한 짝 판매' 거부한 나이키, 할인 제안했다가 '퇴짜' 

영국 공영방송 B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한국시각) 영국 패럴림픽 육상 선수 출신인 스테프 리드는 최근 신발을 한 짝만 신고 다른 다리에 경기용 의족을 착용한 나이키 매장의 마네킹 사진을 보고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키 측에 연락해 "다리가 하나 밖에 없어서 신발을 한 짝만 살 수 있느냐"라고 문의했으나, 그 자리에서 거부당했다.

대신 나이키 측은 10% 할인을 제안했고, 이번엔 리드가 거부하자 할인을 15%로 올렸다. 그러나 리드는 "다음에 신발을 살 때도 다리가 한쪽이기 때문에 일회성 할인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다시 거부했다.

그러자 나이키 고객 서비스 부서는 리드의 불만을 상급 부서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일주일 넘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언론이 리드의 불만을 보도하자 나이키는 성명을 내고 "리드의 문제 제기에 감사를 표하며 해결책을 찾고 있다"라면서 "나이키는 모든 운동 선수를 대변하며 전 세계 수많은 장애인 선수와 연맹을 후원하고 그들과 협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리드는 "다른 스포츠 브랜드도 의족으로 뛰는 선수를 홍보에 활용하고 있어 신발을 한 짝만 판매하는지 물었으나 대답은 '아니오'였다"라며 "기업들이 다리가 없는 마네킹을 쓰는 것은 반갑지만, 다양성과 포용의 이미지를 사용하려면 실제 비즈니스에서도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발 한 켤레를 살 돈은 있지만, 나머지 한 짝은 버려야 하는데 왜 돈을 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나는 단지 나이키 측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라고 밝혔다. 

"신발 한 짝 판매, 일반인도 혜택 볼 수 있어"
 
 나이키의 신발 한 짝 판매 거부 논란을 보도하는 로이터통신

나이키의 신발 한 짝 판매 거부 논란을 보도하는 로이터통신 ⓒ 로이터

 
영국의 또 다른 패럴림픽 선수인 소피 캠리시도 "나이키가 포용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멋지지만, 신발 한 짝을 사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라며 "기업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 쪽 다리가 없는 단거리 육상 선수인 캠리시는 2012 런던 패럴림픽과 2016 리우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그는 "나와 반대편 다리를 절단한 사람을 찾아 서로 신발을 바꿔서 신었던 일은 매우 행운이었다"라며 "하지만 그런 사람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좋은 신발을 사고도 집에 놔두거나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은 짜증 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 관련 비영리단체를 이끄는 조세핀 브릿지는 "신발을 한 짝만 파는 일은 다리가 하나만 있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쪽 발의 크기가 조금씩 다른 사람이 있고, 때로는 신발 한 짝이 다른 한 짝보다 더 빨리 닳을 때도 있다"라면서 "신발을 한 짝씩 살 수 있다면 낭비를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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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패럴림픽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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