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설 예비역 준장, 전 육군역사연구소장.
 한설 예비역 준장, 전 육군역사연구소장.
ⓒ 민병래

관련사진보기

 
육군사관학교(육사) 출신의 한 예비역 장군이 육사의 독립투사 흉상 이전 방침을 지적하면서 백선엽 장군 동상을 육사에 세우려는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육군역사연구소장을 지낸 한설 예비역 육군 준장(육사 40기)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한국전쟁을 알기나 하고서 백선엽 운운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육사가 독립투사 흉상을 철거하고 백선엽 동상을 세운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리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성토했다.

한 장군은 "많은 사람들이 한국전쟁의 전쟁영웅 동상을 왜 육사에 세우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다들 백선엽을 이야기한다"며 "백선엽은 가짜 영웅이면서, 진짜 영웅들을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매장해 버린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백선엽을 왜 한국전쟁의 영웅이라고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백선엽은 한국전쟁 초기 제1사단의 붕괴에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사단장이었다. 부대를 버려두고 농부옷으로 갈아입고 사라졌다 3일 만에 나타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전쟁 초기 단계에서 부대가 철수하고 무너지는 상황에서 백 장군이 자신이 지휘해야 할 1사단을 버리고 혼자 도망쳤다는 것이다.

백 장군의 최대 전공으로 꼽는 다부동 전투에 대해서도 한 장군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다부동 전투로 낙동강 방어선을 지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원래 다부동 전투는 실패한 전투"라면서 "백선엽의 제1사단이 방어를 잘못해서 북한군이 낙동강 전선 종심 깊게 들어와서 위기가 발생했다. 결국 그 해결은 미군이 했다. 그런데 실패한 전투가 한국을 위기에서 구한 전투로 탈바꿈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당시에 백선엽은 조소의 대상이었지 영웅이 아니었다"면서 "백선엽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이승만의 친일파 비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니고 있다"고 짚었다.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한 장군은 "전쟁 중에 초개처럼 목숨을 던진 용사는 잊혀지고 가짜 영웅이 판치는 국가가 한국"이라며 "가짜 영웅을 진짜 영웅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국가의 정기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또 "한국전쟁의 영웅 운운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며 "한국전쟁에 대해서 별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백선엽만 나오면 게거품을 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 장군은 "어제 90대 중반의 노장군이 전화를 해왔다. '백선엽이 죽어서도 만행을 부린다'고 말했다.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네네' 하기만 했다"면서 "초급장교 당시 백선엽이 죽어야 한국전쟁을 다시 쓸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이제 백선엽이 죽었는데 한국전쟁을 다시 쓰기도 어려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경쟁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언젠가 다시 한국전쟁에 대한 공부를 다시 하려 한다. 그런 각오를 잊어버리지 않고자 여기에 글로 남긴다. 노장군의 왜곡된 역사에 대한 분노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라며 글을 맺었다.

태그:#한설, #백선엽, #육군사관학교
댓글66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