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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최근 지방신문의 만화와 만평에 대단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이번 주에는 대전지역 지방신문 3사의 만화와 만평에 대해 집중 기획 모니터를 실시했다.

▲ 음모론, 색깔론에 대해 지역신문의 만화, 만평에서는 별 여과없이 게재해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지방 3사중 중도일보가 가장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 오마이뉴스 우희창
그 결과 지방신문의 만화나 만평은 내용과 질보다는 지면의 구색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만큼 각 언론사에서는 만화나 만평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만평이나 만화의 수준이 낮을 경우 그렇지 않은 지면까지 수준이 낮은 것으로 독자들이 판단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각 언론사에서는 인식하고 만평이나 만화를 끼워넣기식, 구색맞추기식으로 편집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 4컷 만화의 경우 구성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워 마치 퍼즐을 푸는 것같은 과정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 이밖에도 ▲기사의 슬라이드화 ▲본질왜곡 ▲지역주의 조장 ▲초등학생 수준의 저급한 내용 ▲의미전달 구성력 미흡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대전일보는 대부분의 만화나 만평이 정치색이 짙었으며 지역감정을 자극하거나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은 특징을 드러냈다.

중도일보는 4단만화만을 게재하고 있는데 전후연 화백의 경우 지난 총선때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던 인물. 중도일보는 시민사회단체에 가장 우호적인 기사를 쓰고 있는 신문으로 평가받고 있는 반면, 만화는 지역감정 자극, 음해성 만화 등이 많은 가장 최악의 신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전매일은 풍자나 반전 등이 없이 기사내용과 일치하는 내용을 그대로 만화화 하는 슬라이드화가 가장 큰 특징이며 그림 내용이 상투적이거나 설명하듯 하고 있어 수준이 가장 낮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퍼즐 맞추기식 구성 만화

3월 28일자 대전일보 대일만평의 그림은 이인제 후보가 한 손에 '색깔'이라는 종이 쪽지를 들고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경선참여"를 외치고 있고 한나라당의 홍사덕, 김덕룡의원이 철봉에 매달려 "당잔류"를 외치는 장면을 대비시켰는데, 무슨 뜻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그림이다.

▲ 대전일보 4단 만화에서는 충청출신 정치인들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슬픈 일'이라고 표현해 지역주의 색채를 부각시킨 문제점이 드러났다 ⓒ 오마이뉴스 우희창
29일자 4단만화 꼬툴씨는 충청출신 3명의 정치인 인기가 바닥이라는 점과 가뭄을 연결시킨 만화로 인과관계가 불분명 할 뿐만아니라 충청출신 정치인들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슬픈 일'이라고 표현해 지역주의 색채를 부각시킨 문제점이 드러났다.

4월 2일자 4단만화 꼬툴씨의 경우는 한나라당이 달라졌다며 박근혜 의원에게 '복당(復黨)'을 권유하자 박의원이 이를 거부하고 자신이 만들 신당 이름을 '복당(福黨)'이라고 짓겠다는 내용인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파악하기 난해했다. 단순히 쉽게 읽고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복당(福黨)에 함축된 의미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대전일보 4월 1일자 꼬툴씨도 마찬가지로 이해하기 어려운 만화. 파업중인 노조에 "발전하자"고 하자 "노동자를 사랑하는 제2의 노무현이 나타났다"며 노동자들이 반기는 모습에 이어 "직장에 들어가 다시 발전(發電)업무에 들어가자"고 권유하는 장면을 넣었는데, 말장난에 불과한 만화이며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파업하는 노동자 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중도일보 3월 29일자 4단만화 뜸부기는 구성의 건너뛰기가 심해 여러번 해석을 한 뒤에야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1단에서는 "총 줘"라며 총을 빼앗고, 2단에서는 "탄약 줘"라며 탄약을 빼앗고, 3단에서는 "고물 가져"라며 F-15K 비행기를 던져주는 장면을 그린 다음 4단에서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금강산'이라는 보따리를 들고 "그 정도 실력이면 당연히 퍼 줘야지"라며 웃고 있는 그림이다.

총과 탄약을 빼앗기고, 미국으로부터 어거지로 비행기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군대라면 북한에 '퍼주기'를 해도 할말이 없다는 내용으로 해석이 가능할 듯 싶었다. 3단에서 4단으로의 건너뛰기에서 논리비약이 대단히 심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겠다. 또한 이 만화는 금강산 사업에 대해 무조건 퍼주기라고 보고 있어 화백의 대북 인식이 대단히 저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대전매일의 3월 28일자와 30일자 4단만화도 같은 형태이며 더구나 설명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4단 만화로써의 논리전개나 반전, 의미전달 구성력 등의 묘미가 전혀 없는 수준 낮은 만화이다.

28일자의 경우 대전충남 지역 금융기관 자체방범의 양손에 들고 있는 것이 솜방망이라는 그림으로 만화에 아무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느껴지고 그나마 설명식으로 되어 있어 반전의 묘미를 전혀 느낄 수 없다.

30일자의 경우는 초등학교 회장선거에서 한 후보가 '3'이라고 쓰여진 종이 쪽지를 들고 "학교 앞에 육교를 만들겠다" "모두에게 피자 한판씩 사주겠다" "필요한 것 모두 다 주겠다"라며 "회장으로 뽑아달라"고 유세하는 그림인데, 도저히 의미파악이 불가능했다.

기사의 슬라이드화

대전매일 만화, 만평의 경우 대부분 기사 내용을 그대로 설명해 만화나 만평으로서의 갖추어야 할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화나 만평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인데, 독자들에게 얘기하지 못한 진실을 전달하고 답답함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즉 왜곡을 뚫고 진실을 드러내야만 만평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전매일 3월 28일자, 29일자, 30일자, 4월 1일자, 2일자, 3일자 투데이만평 모두 신문의 특정기사 내용을 그대로 슬라이드화한 그림에 불과했다.

또 4월 1일자, 2일자, 3일자 4단만화 시미치선생도 '충남도 장애인공무원의무고용 비율 전국최하위' '각종 고속도로 개통' '발전노조 파업 타결' 등 본문 기사 내용을 구성없이 슬라이드화 했다.

이렇게 풍자나, 반전 등의 구성없이 내용을 설명하듯 한 만평은 독자들의 흥미를 전혀 끌 수가 없어 단순히 만화나 만평이 신문의 구색 갖추기로 전락하지 않았느냐는 느낌을 받는다.

본질왜곡 너무 심하다
색깔론, 음모론, 지역주의 편가르기는 기본


최근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이인제 후보가 음모론에 이어 색깔론을 제기하고 나왔다. 이러한 음모론, 색깔론에 대해 지역신문의 만화, 만평에서는 별 여과없이 게재해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지방 3사중 중도일보가 가장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도일보 3월 28일자 4단만화 뜸부기의 경우 지역주의와 음모론을 함께 제기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사천왕(광주)이 들고 있는 창을 보고 "지역주의의 서슬이 아직도 퍼런데 뭔가 있지 않고서 저럴 수 없다"고 한 다음 그림에는 사천왕을 노무현 후보로 표현한 뒤 '광주'라는 주석을 달아놓았다. 지역주의가 살아있음에도 광주에서 영남후보인 노후보가 1위를 한 것은 무슨 음모가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음모론을 중도일보는 5일 뒤에 다시 확인했다. 대전충남에서 이인제 1등, 울산경남에서 노무현 1등, 전북에서 정동영 33% 득표했음을 표현하고 그래서 광주에서의 노무현 후보 1위는 더욱 아리송하다는 그림을 그렸다. 광주라는 검은 물체 위에 노후보가 올라타 만세를 부르는 표현에서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음모론이 먹혀들지 않자 이인제 후보는 색깔론을 들고 나왔는데, 대전일보 대일만평이 그중 가장 심하게 색깔론을 부추겼다.

3월 29일자 대일만평에서 경남 경선을 앞두고 이인제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올라타고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자 노무현 후보가 웃으며 "얼굴 색깔이 변할 걸"이라고 하고 있어 색깔론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못함을 간접적으로 표현했으나 다음 날짜인 30일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같은 종씨로 사실상 한나라당 사람이라고 하고 노무현 후보는 노동자와 같은 종씨라고 하고 구별을 했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는 노무현 후보를 노동자와 같은 그룹으로 묶어 둠으로써 색깔론을 부추기기 위한 간접적인 방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4월 2일자에는 파업하는 노동자들에게 노무현 후보가 "불법이다. 노동자가 주인이 돼서는 안된다"라고 외치고 있어 이틀전에는 같은 그룹을 묶어 두었다가 다시 노동자들과 같은 그룹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을 바꾸는 만평을 게재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발전노조의 파업타결을 두고 노무현 후보가 "내 생각이 바뀌니깐 노조의 생각도 바뀌었다"고 그리고 있다. 대일만평은 노무현 후보를 노동자 그룹과 연관시키며 이인제 후보가 주장하는 색깔론과 관련이 있는 듯한 그림을 계속 그렸다.

지역주의 편가르기와 본질왜곡은 만화 만평의 단골메뉴.

4월 1일자 대일만평에서는 지역주의 틀안에서 3명의 후보가 널뛰기를 하며 "우리 당은 아름다운 경선을 하고 있다"고 외치고 있고 이를 화백은 "뛰어야 벼룩이었다"며 경선자체를 지역주의에 의거한 투표로 보고 폄하하고 있다.

중도일보 1일자 뜸부기에서는 충청출신 자민련 김종필 총재, 민주당 이인제 후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가 멈추어 있음을 표현하고 영남후보인 노무현 후보가 달려가며 "단일화해도 날 상대하기 벅찰걸"이라고 표현해 영남과 충청간의 갈등구조를 그리고 있다.

본질왜곡의 경우는 대전일보 4단만화 꼬툴씨가 심했다.

▲ 대전매일 3월 29일자 4단만화 시치미선생에서는 대전발 열차가 출발한 뒤 덜컹거리는 것을 두고 "출발은 좋았는데 盧땜에..."라고 표현해 마치 이인제 후보의 추락이 노무현 후보 때문인 것처럼 표현해 본질을 왜곡했다는 평가다 ⓒ 오마이뉴스 우희창
3월 28일자 대전일보 꼬툴씨에서는 차세대 전투기와 여당 대권후보를 점쟁이에게 묻자 "그거 뻔하지 않소"라고 답하는 그림으로 이미 모종의 음모로 다 결정되어 있다는 식으로 표현을 하고 있어 유권자들에게 정치불신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4월 3일자 꼬툴씨도 노무현 후보와 이인제 후보의 혀를 수술해 노후보가 "이인제 필팰론", 이 후보가 "좌파 필팰론"을 외치고 있는 그림을 그렸는데, 이는 양쪽의 발언을 모두 비판하는 양비론적인 그림으로 최근 색깔론을 외치고 있는 이인제 후보를 감싸는 것으로 판단됐다.

대전매일 3월 29일자 4단만화 시치미선생에서는 대전발 열차가 출발한 뒤 덜컹거리는 것을 두고 "출발은 좋았는데 盧땜에..."라고 표현해 마치 이인제 후보의 추락이 노무현 후보 때문인 것처럼 표현해 본질을 왜곡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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