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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한 단식 23일째인 11월 24일 '국가보안법과 맞짱'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올라온 사진
ⓒ 송현석
민주와 진보를 향한 역사의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합니다. 역사의 변화가 느린 것은 역사의 주인공인 민중과 민족의 마음을 모아 그 방향을 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느리다고 조급해 하거나 낙담하지 맙시다.

하지만 역사의 변화가 분명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전환기를 민주와 진보의 방향으로 결속하는 사람의 적극적인 노력과 성취를 요구합니다. 역사의 변화가 느리다고 해서 우리가 나서서 '느림'을 보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종종 결실을 챙기지 못해 고난의 역사에 '느림'을 보탰던 우를 많이 봐왔고 경험했습니다.

오늘 우리 앞에 놓여있는 역사는 분단의 지속과 이에 따른 한반도 긴장, 그리고 수구이데올로기에 갇혀 아우성치는 민주와 인권의 상황으로 후퇴할 것인가, 아니면 통일과 평화, 대의민주주의를 넘어 참여민주주의, 협의민주주의로 발전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의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의 성과가 이제 변화의 시점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역사의 물굽이를 되돌려 왔던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하는 전환기에 우리는 서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힘든 다리 서로 보듬고 조금만 더 고갯마루를 오릅시다.

주변없는 사설을 늘어놔 죄송합니다. 국가보안법이 세상에 나온 지 56년을 맞아 읊은 부족한 노래를 낭송하는 것으로 제 얘기를 마치겠습니다.

국가보안법 탄생 56년을 맞아 벗에게 띄우는 엽서

벗이여
희읍스름한 미래를
함께 밝혀보세

20촉 백열등 밑
3000원 두부김치에 소주를 털어 넣으며
토해냈던
자유! 해방! 통일! 민주!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믿었고
그렇게 몸부림치지 않았나

벗이여
그대 일갈하며 내달렸던 원시밀림
내가 좇고
벗이 좇고
길이 되었네

밀림 사방을 가득 메운
어둠, 조급, 불안, 공포.
수줍은 촛불로
여명이 오고 있지 않은가

생존의 밑바닥을 게우며 올라오는
노동의 소외
인간의 소외
생산의 민주, 일상의 민주로
닦아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우리의 사랑을 유린해온, 유린할
분단, 냉전, 반목, 증오.
나의 심장 나의 눈을 짓밟은
보이지 않는 감옥, 국가보안법
파옥하세
두 다리 세우고
새로운 상상력 위를 달려보세

그리고 루쉰을 외워보세
“밀림을 만나면 밀림을 개척하고, 광야를 만나면 광야를 개척하고, 사막을 만나면 사막에 우물을 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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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석은 한양대에서 철학과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교원대에서 교육정책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교육감 정책비서와 국회 보좌관, 교육부 장관 보좌관으로 근무했다. 지금은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과 (사)돌바내 이사이며, 2021년에 포스트86세대 연구자들과 함께 공공정책에 초점을 맞춘 정책연구네트워크 넥스트브릿지를 만들어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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