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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고흥유자가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이돈삼
황금빛을 닮은 유자가 잘 여물었다. 농민들도 때를 놓칠세라 진한 향을 내뿜는 유자를 따는 손놀림으로 분주하다. 이 유자에 친환경농법이 도입되면서 최근 웰빙과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지난해보다 많이 올랐다.

"비료나 농약을 듬뿍 주면 겉으로 보기에 정말 탐스럽습니다. 그러나 친환경 재배를 하면 품질이 썩 좋아보이질 않죠. 그러나 안전합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입니다."

고흥군친환경유자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최순휴(62·전남 고흥군 포두면 옥강리)씨의 말이다. 그는 품질인증 유자를 생산하고 있는 농업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안전한 과일생산과 품질고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힘들겠지만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 유자재배의 으뜸농사꾼으로 꼽히는 최씨가 유자농사에 뛰어든 건 지난 1984년. 15년 동안의 교직생활을 접고 밭을 직접 개간하면서 유자를 심었다. 관행농법의 한계를 예상한 그는 친환경 농법에 늘 관심을 가졌다.

▲ 고흥군친환경유자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최순휴씨. 그는 친환경농업이 소비자는 물론 생산자도 살릴 것이라고 했다.
ⓒ 이돈삼
친환경 농업이 소비자는 물론 생산자도 살리고 환경까지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관련 교육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느 곳이든지 찾아다닌 것도 그 때문이다.

그의 유자농사 규모는 8400평. 고흥의 유자농가 가운데 처음으로 4년 전부터 저농약 품질인증을 받아 출하를 해오고 있다. 겉모습이 깔끔하지는 않지만 친환경 유자의 진가를 알아주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택배를 해준다. 나머지는 가공공장으로 보낸다.

가격은 50∼60개 들어있는 10㎏ 한 상자에 4만 원선. 한때 재배면적이 크게 늘면서 과잉 생산돼 가격이 떨어지고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바뀌고 있는 것.

"앞으로도 안전하면서도 최고 품질의 유자를 생산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최씨는 "농가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선 포장재의 고급화와 다양한 가공식품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 지금 고흥은 수확한 유자를 선별하는 작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이돈삼
고흥군의 유자 재배면적은 420㏊. 재배농가는 2000여 가구에 이른다. 생산량은 전국의 30%를 차지한다. 유자가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 그리고 적당한 해풍이 있는 남녘에서 생산되지만 그 중에서도 고흥은 전국 최대의 유자 재배지인 셈이다.

유자는 약용이나 식용으로 인기가 많다. 독특한 향 때문에 향료로도 쓰인다. 영양학 측면에서도 탁월하다. 사과, 배, 바나나보다 칼슘이 10배나 많이 들어있다. 레몬이나 오렌지보다 비타민이 3배 이상 많은 건강식품이다.

항암성분이 함유돼 있어 노화 억제 등 성인병 예방효과도 있다. 항알레르기, 항염증 등 항균작용을 해 체질개선에 좋고 병에 대한 저항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흥유자는 지난 5월 전국에서 14번째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마쳤다. 고흥군에서도 유자를 지역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가공업체의 생산설비 시설을 확충하는 등 유자 가공품의 수출확대에 나서고 있어 전망 또한 밝은 편이다.

▲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은 유자밭. 유자는 12월 초순까지 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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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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