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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금식중이라 배가 고팠는데 마임 공연을 보니 배고픔이 싹 사라졌어요!"

 

27일 오후 1시 춘천 한림성심병원. 한 달 째 병원에 입원중인 하원호(11)군은 난생 처음 보는 마임공연에 환한 웃음을 지었다.

 

2008 춘천마임축제 '찾아가는 공연'은 그 손길이 병원에도 닿았다. 춘천마임축제에 참가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기획된 '찾아가는 공연'은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공연은 춘천마임축제 공식지정 병원인 한림성심병원 1층 현관로비에서 열렸다. 용인 송담대 뮤지컬과 학생들의 마임공연과 일본인 '쿠리 찬'의 하이테크 보드빌 쇼로 구성된 공연은 약 백여 명의 관객이 몰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마임을 배달해드립니다

 

공연 시작 30분 전. 현관 로비에 스피커가 설치되고 관객들을 위한 의자가 마련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마임공연을 알리는 키다리아저씨가 풍선아트를 나누어주고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이어 춘천마임축제 공식 노래인 '깨비송'이 울려 퍼졌다. 병원로비 곳곳에 숨어있던 마임니스트들이 나타나 '깨비송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마임공연이 시작되었다.

 

용인 송담대 뮤지컬학과 40여명으로 구성된 공연 팀은 특이한 복장과 분장으로 병원로비에 모인 사람들과 어울려 화합의 장을 이루었다.

 

신나는 힙합댄스와 비트박스가 이어지고 관중들의 박수소리가 가득한 병원로비는 어느새 손색없는 마임공연장으로 바뀌었다. 이외에도 곤봉 퍼포먼스, 가면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마임공연을 마친 송담대 공연팀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 자체가 마임의 매력"이라고 말하며 환자들의 쾌유를 빌었다. 공연을 본 정금선(여․19)양은 "마임축제 기간인데도 몸이 아파 보고 싶은 공연을 못 보게 되어 아쉬웠는데 병원으로 찾아와서 너무 고마웠고 즐거웠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꼭 마임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안뇬하세요. 구리짜무니다"

 

서툴지만 우렁찬 인사로 일본인 마임니스트 '쿠리찬의 하이테크 보드빌쇼'가 시작됐다. 범상치 않은 차림의 쿠리 찬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당황한 눈치였지만, 이내 웃음을 터트리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첫 번째 공연은 팬터마임으로 시작됐다. 다양한 일상생활의 소품을 소재로 한 공연으로 팬터마임의 진수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외발 자전거를 이용한 공연은 가장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외발자전거를 타고 줄넘기를 하고 훌라후프를 통과하는 묘기를 선보였다.

 

풍선을 이용한 마임은 어린이들에게 단연 최고의 인기였다. 풍선으로 만든 동물을 선물로 받은 아이들은 아픔을 잠시 잊은 듯했다.  쿠리 찬은 객석으로 뛰어들기도 하고, 관객을 무대 중앙으로 불러내기도 하는 등 관객과 하나가 되는 공연을 펼쳤다.

 

마지막 공연인 링 던지기에 직접 참여한 이영구(57)씨는 "춘천 시민이지만 마임축제를 처음 관람했고, 이렇게 직접 참여하게 되어 두 배로 즐겁다"며 "공연을 보며 웃으니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쿠리 찬은 "생각보다 환자들이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나로 인해 환자들이 조금이라도 아픔을 잊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공연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환자들과 공연을 함께 관람한 간호사 박은미(여․27)씨는 "평소에 1시 반부터 외래진료시간 이라 환자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그런데 이 시간에 공연을 관람하니 지루해 하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모두를 위한 축제로

 

"춘천에서 오래 살았지만 마임공연은 자주 접해보지 못했어요. 특히나 직장에서 공연을 보니 일상생활에서 벗어난 느낌이에요. 아주 좋아요!"

 

공연을 관람한 한림성심병원 사회복지사 조선희(36)씨의 말이다.

 

2008 춘천마임축제는 공연장을 벗어나 병원이나 학교, 시골마을 등 다양한 장소에서 펼쳐진다. 이처럼 공연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 “병원에도 휘영청 마임이 떴네!” 춘천 한림성심병원을 찾아온 마임공연자들.
ⓒ 임동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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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대건, 임동인, 이승철, 박지애, 김경은이 공동 취재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춘천마임축제 공식웹진 뉴스토피아에도 게재됩니다. 


태그:#춘천 , #마임, #마임축제, #춘천마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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