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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음에 드는 예쁜 여성를 알게 되어 어느 날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잔을 기울이며 통성명을 하자 이내 남성의 안색이 바뀐다. 왜일까? 이 여성의 성(姓)이 '-aitė'로 끝나지 않고, '-ienė'로 끝났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에선 여성들의 성에 붙은 접미사를 통해 상대방이 유부녀인지 처녀인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접미사 '-aitė, -ūtė, -iutė' 또는 '-ytė'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의 성에 붙고, '-ienė'는 결혼한 여성의 성에 붙는다. 남편의 성이 Kazlauskas(카즐라우스카스)이면, 아내의 성은 Kazlauskienė(카즐라우스키에네), 딸의 성은 Kazlauskytė(카즐라우스키테)다. 그러니 '-ienė'라는 성으로 보아서 남의 아내인 여자 혹은 이혼한 여성이 총각을 유혹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설사 이혼을 하더라도 여성은 일반적으로 전 남편의 성을 그대로 간직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녀들을 위해 전 남편의 성을 계속 유지한다. 하지만 이혼할 때 법원이 결혼 전 자신의 성과 전 남편의 성 중 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리투아니아어는 여성의 성(姓)이 결혼 상태를 나타내주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언어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여성들은 이처럼 자신의 성에 결혼 유무를 강제로 밝히는 것은 사생활보호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주장에 회의적이고, 이를 리투아니아의 아름다운 오랜 전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리투아니아 법은 결혼하는 여자에게 처녀 때 자신의 성을 계속 보존하고, 또한 미혼인 여성이 예외적인 경우 자신의 성에 '-ienė'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후자는 나이가 많이 들어 '결혼도 못한 여자'라는 심리적 압박감에서 여성들을 벗어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한편 처녀 때의 성과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르면서 생기는 성을 같이 사용하는 여자들이 요즈음 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거 뉴스, 부산일보



태그:#리투아니아, #최대석, #결혼, #여자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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