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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차게 떨어지는 구성폭포
 우렁차게 떨어지는 구성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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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뱀과 공주 조형물
 상사뱀과 공주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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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법으로 이동하면서 여행할 수 있는 곳은 그리 흔하지 않다. 춘천은 그런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뜨거웠던 더위가 어느덧 물러간 듯해, 춘천 천평사 계곡을 찾았다. 기차를 타 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매번 차를 몰고 다녔던지라,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 맛은 사뭇 달랐다. 기차를 타고 북한강변으로 달려가는 기분은 상큼했다. 기차 차창으로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수목과 수풀이 정겨워 보였다. 금방이라도 북한강으로 추락할 것 같은 기분은 기차여행의 묘미인 것 같다.

남춘천역에서 내리면 소양강 댐으로 연결되는 시내버스가 있다. 이 시내버스를 타지 못하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기차에서 내려 바로 시내버스 승차장으로 이동하여야 하는 것도 이번 여행을 하면서 알았다. 시간이 없어서 그 곳을 찾아가는 동행자와 함께 동승하여  택시로 이동을 하였다.


소양강댐에 도착하니 댐의 물은 많이 차 있었고, 소양강 댐 기념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았다. 소양강댐 시내버스 승차장에서 유람선을 타기 위하여 이동하는 중간에는 물박물관도 구경할 수 있다.

소양강댐에서 청평사로 이동하는 유람선은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있다. 돌아오는 유람선은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하는데 유람선은 30분과 정각에 운행한다. 사람이 많은 경우에는 승선 완료되면 바로 출항한다. 왕복 운임이 5000원이다. 유람선을 타고 소양강 맑은 물빛을 바라보면서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산야를 살피면서 물살을 헤치고 가다보면 얼마 가지 않아서 청평사 선착장에 도착한다. 소양강댐에서 청평사 선착장까지는 10분정도 소요된다.

청평사 계곡에서 시원함을 느껴보았다

유람선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상가건물이 나온다. 아침 일찍 출발했더니,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점심시간이 돼 있었다. 우린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기로 하였다.

청평사 계곡에 사람은 많지 않았다. 군데군데 몇 사람만 보일 뿐 크게 위험하게 보이지 않아서 청평사를 향해 걸었다. 걷다 보니, 한 여름 무더위가 푹푹 찔 때는 이 계곡이 최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줄기 폭포
 두줄기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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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고의 세월을 증명하는 부도탑 담장, 기왓장에 이끼가 많이 끼어있다
 인고의 세월을 증명하는 부도탑 담장, 기왓장에 이끼가 많이 끼어있다
ⓒ 박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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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게 흐는 물소리부터 마음에 와 닿았다. 조그마한 폭포는 수없이 많았다. 이렇게 떨어지는 폭포의 소리만큼 물이 깨끗하게 정수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청평사 계곡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은 거북바위에서부터 청평사까지 1km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이 구간에는 폭포도 많고 쉬어가기 좋은 곳도 있다. 금방이라도 들어가고픈 장소도 많다.

'공주와 상사뱀'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계곡에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머리에 상투를 틀고 뱀을 손에 올려놓은 듯한 조형물을 바라보니 애처롭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을 모아 시원하게 쏟아내는 구성폭포를 만날 수 있다. 90도로 떨어지는 물을 보니 장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청평사 계곡 구성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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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한 부도 탑을 바라보았다. 석양을 바라보면서 이끼가 낀 부도 탑을 바라보니 아름답게 느껴진다. 부도 탑의 곡선미를 느낄 수 있었다. 부도 탑을 두르고 있는 담장에서도 그 유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담장 위 기왓장에도 푸른 이끼가 가득하다. 담장과 주위의 노송의 아름다운 조화도 그 세월을 짐작할 수 있다.

구성폭포 아래에 있는 두 줄기로 떨어지는 폭포 앞에서 잠시 발을 담갔다. 물에 들어가 보니 겨울이 다가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진 촬영하느라 물에 들어가 보니 발에 냉기가 도는 듯한 추위가 느껴졌다. 이제 계곡에서는 추워서 물놀이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조금 걷다보니 청평사 영지가 나온다. 이 영지는 오봉산이 물 위에 그림자처럼 떠오른다고 해서 영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인공을 많이 가미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된 영지이다. 영지는 수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

어떻게 생겼는지, 청평사 회전문은 보이지 않는다

청평사에 도착하자마자 첫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찰의 첫 관문인 금강문이 아니라 계단 위에 서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다. 옆에는 250년된 은행나무가 오랜 세월 청평사를 지켜주고 있다. 계단을 올라가서 안내문을 살펴보니 청평사 회전문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회전문을 통과하는데 문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잘못 본 것 같아 다시 확인해도 문이 있던 곳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만 있지 우리가 생각한 회전문은 보이지 않았다.

청평사 회전문
 청평사 회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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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 대웅전
 청평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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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에는 극락보전, 대웅전, 나한전, 관음전, 경운루 등 건물이 있다. 대웅전에 오르는 중앙계단은 무지개 모양으로 조각이 돼 있어 아름다웠다. 건물 측벽에는 특이하게 '○' 모양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바라보니 대행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삶에 있어서의 온갖 고통과 번뇌도 깊이 생각해 보면 누구든지 스스로 그것을 견디거나 극복해 갈 수 밖에 없다. 물론 나의 가족, 벗, 이웃들이 덜어주고 함께 나누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자기 짐일 수밖에 없다. 인생은 '고'가 아니다."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삼배를 드리고, 조용히 앉아서 금강경을 읽어보니 새로운 기분이 든다. 금강경을 읽고 좌선을 하면서 조용히 나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갖았다.

대웅전 벽에 그린 벽화
 대웅전 벽에 그린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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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처마 상세
 대웅전 처마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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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옆에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산다는 500년 된 주목이 대웅전을 바라보고 있다. 주목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치한 울타리에는 조그마한 돌을 쌓아올린 탑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

청평사를 내려오면서 느낀 것은 '자연은 순리대로 돌아가는구나'였다. 누가 손을 대지 않으면 인고의 세월만큼이나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은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사람에 의하여 파괴되지 않으면 항상 비, 바람에 자연스럽게 깎이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다. 늘 자연에 대하여 감사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오늘 하루를 마감하였다.


태그:#청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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