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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째 밤샘농성.."계양산골프장 반대는 당연한거죠!!"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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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17일) 새벽 천둥번개와 강풍을 동반한 가을비가 요란하게 쏟아져 내렸다. 밤새 하늘을 울려대는 천둥소리에 놀라 컴컴한 잠에서 깨어 창문밖을 바라보다, 계양산 정상에서 밤샘을 하고 있을 사람들이 떠올랐다.

 

벌써 11일째다. 지난 9월말 인천시가 기습상정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계양산 롯데골프장 도시계획이 입목축적조사서 조작 의혹에도 불구하고 무사 통과된 뒤, 인천시민위는 절박한 심정으로 산정상에서 다시 농성을 시작했다.

 

그간 인천시민위와 시민들은 210일간 골프장예정지인 목상동 솔밭 소나무 위에서 매서운 추위와 개발압력에 맞서 작은 텐트에서 밤을 지새고, 200일 동안 두차례에 나눠 시민들과 함께 릴레이 단식농성을 하느재고개에서 펼쳐왔다.

 

그런 노력과 지속된 움직임으로 4년째 계양산 골프장반대 싸움을, 계양산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이어왔는데 이번에는 그 의지와 힘을 모으기 위해 산정상에 텐트를 친 것이다. 롯데건설이 골프장 개발을 위해 불법적으로 산림을 훼손한 골프장 예정지가 내려다 보이는 계양산 정상에 말이다.

 

 

계양산 맹꽁이 풀꽃상 수상식, 24일 계양산 정상에서

 

그리고 17일 오후, 마을에서 올려다보이는 계양산 산정상에서 골프장반대 24시간 철야농성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이제사 농성장을 찾았다. 200일간의 릴레이 단식농성이 펼쳐졌던 하느재고개에서 다시 가파른 계단과 돌산을 30여분 올라 정상에 이르니, 커다란 현수막이 거센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가을산행을 나온 등산객들이 쉬어가는 쉼터 한편에 녹색 텐트가 자리하고 있었고, 서울에서 온 풀꽃세상을위한모임의 이재용씨가 농성장을 지키고 있었다. 뒤늦게 농성장을 찾은 미안함을 담아 인사를 건네고, 계양산 정상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이 어떤지 물었다.

 

 

그는 "지금까지 계양산 골프장 반대활동을 해와 산을 찾은 시민들 대부분이 너무나 당연해 골프장은 안 된다는 의사를 밝히며 서명을 해주셨는데, 몇몇 사람들 중에는 골프장 개발을 해야 한다며 시비를 거는 이들도 있다" 했다. 계양산의 수많은 혜택을 아무런 대가없이 누리면서, 재벌기업에게 산을 팔아먹으려는 욕심쟁이들은 여전히 산을 찾아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지난 밤 거센 비바람으로 걱정했는데 오늘밤은 춥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다행히 날이 화창하게 개어서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이 정도면 딱 좋다며 저녁에 회원들도 함께 밤샘을 할 것"이라 했다.

 

 

그리고 풀꽃세상을위한모임에서 매해 자연물에게 선물하는 '풀꽃상'을 계양산 맹꽁이가 받게 되었는데, "다가오는 24일 목상동 솔밭에서 가지려던 수상식을 이곳 산정상 농성장에서 가질 것"이라 했다.

 

이재용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나뭇가지가 휘청거릴 정도로 산바람이 거세게 불어, 춥지 않게 밤을 보내라는 말을 건네고 산을 내려오는 길에는 등산객들이 골프장에 대해 하는 소리도 들을 수도 있었다.

 

"산은 야생동물에게 좀 양보하지..." "여기에 골프장 개발한다고 참 몹쓸 X들이네.."

 

그렇게 계양산을 지키고 말도 안되는 골프장을 막아내려는 사람들이 계양산 정상을 매일같이 찾고 있었다. 그래서 계양산 롯데골프장 반대 싸움은 농성장은 외롭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계양산골프장, #롯데골프장, #철야농성, #산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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