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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닉 댄지거의 북한 사진들을 살펴보고 있다. ⓒ 이희훈
<북한 프로젝트> 참여 사진가 닉 댄지거가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사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북한의) 한 건물 아래서 여러 사람이 '쪼그려 앉아' 열심히 화단을 가꾸는 모습을 봤어요. 영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라서 '역시 북한은 좀 이상해'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그 후 서울에 왔는데 사람들이 (신문로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앞 화단에서 똑같이 쪼그려 앉아 일하는 거예요. 너무 똑같아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답니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모두 같은 민족이라는 증거죠."

24일 오후 중구 정동 서울시립미술관. 지난 2003년 3주간 북한을 방문해 평양, 사리원, 원산, 남포 등 지역의 북한 주민들과 그들의 일상을 사진으로 담아온 영국 사진가 닉 댄지거(57)가 시민들 앞에 자신의 방북 경험을 소개했다.

그의 사진에는 어부, 무용가, 교사, 돌고래 트레이너와 같이 다양한 직업의 북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평양의 지하철, 미장원, 산부인과, 해수욕장 등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일반 북한 시민들의 삶 담으려 노력"

특히 어린이들이 신나게 자전거를 타는 사진이나 엘리베이터에 탄 모습을 허둥지둥 찍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폭소를 터뜨리는 어린이들의 사진을 가리키며 "세계의 어린이들은 언제 어느 상황에서나 웃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군복을 입고 칼을 찬 채 집체무용을 공연하는 무용수에게 다가가 꿈이 뭐냐고 묻자 "다른 나라에 가서 다른 춤을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며 인간적인 욕망을 잃지 않은 데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도 소개했다.

댄지거는 "너무 북한의 좋은 모습만 찍은 것 아니냐"는 관객의 질문에 "삼성·현대 같은 한국의 대기업 초청 행사에 가도 그들 기업의 좋은 면만 찍게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댄지거는 이어 자신을 항상 따라다니며 북한 사회의 어두운 면을 찍는 것을 막아서려는 안내원과 많은 실랑이를 해야 했으나, "북한의 공식적인 모습보다는 일반 시민들의 삶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철조망으로 피아노 현을 대신한 '통일의 피아노'. ⓒ 이희훈
서울시립미술관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북한을 다양한 예술작품을 통해 새롭게 조명하는 특별전시 <북한프로젝트>를 지난 21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북한프로젝트>는 북한 예술가, 외국 사진작가, 한국 영상 설치 작가들이 각각 북한을 바라보는 세 개의 시선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 '북한 안의 북한미술' 전시는 1960년부터 2010년까지 북한화가들의 유화 70점, 북한 주민 계도와 정치선전을 목적으로 하는 포스터 80점이 선보이고 있다. 6.15 남북정상회담, 핼리혜성, 안중근출생 125돌 기념우표 등 희귀우표 100여 점도 볼 수 있다.

둘째, '외국인이 바라보는 지금의 북한'은 닉 댄지거(영국), 에도 하트먼(네덜란드), 왕궈펑(중국) 등 외국 사진작가들이 바라본 2010년 이후 최근의 북한 사람들과 풍경을 담은 사진 46점이 전시되고 있다.

셋째, '우리가 상상하는 북한'에서는 북한과 분단의 현실을 화두로 삼아 작업하는 한국 작가들의 영상 설치 작품 18점이 전시된다. 강익중, 박찬경, 노순택, 이용백, 선무, 권하윤, 전소정 등이 참여한다.

본관 1층 전시장 입구에는 피아노 편을 철조망으로 고쳐 만든 '통일의 피아노'를 감상할 수 있으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비무장지대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것 같은 3D 가상현실 체험 <489년>을 감상할 수도 있다.

<북한프로젝트> 전시는 오는 9월 29일까지 계속된다.

손가락 가리키며 "김정은 사진은 없네?"
한 관람객이 닉 댄지거의 작품 속에서 북한의 한 가정집에 걸려 있는 김일성, 김정일의 사진을 가리키며 "김정은 사진은 없네"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은 2013년 촬영되었다. ⓒ 이희훈
닉 댄지거의 사진 앞으로 작품 해설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 이희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프로젝트>에 전시 된 북한 포스터 우측 하던에 인쇄일과 발행부수가 적혀 있다. ⓒ 이희훈
사진작가 닉 댄지거의 작품에 관람객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 이희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프로젝트>. ⓒ 이희훈
한 관람객이 3D 가상현실로 DMZ 볼수 있는 권하윤 작가의<489년>을 시청하고 있다. ⓒ 이희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프로젝트> ⓒ 이희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프로젝트>. ⓒ 이희훈
한 관람객이 북한 포스터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 이희훈
호주 관광객들이 북한 포스터를 관람하고 있다. ⓒ 이희훈
관객들이 북한의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 이희훈
영국 사진가 닉 댄지거가 자신이 북한에서 찍은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 이희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북한 프로젝트>전시장의 입구. ⓒ 이희훈
○ 편집ㅣ곽우신 기자
태그:#북한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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