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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고향인 경남 거제 남정마을에서 주민들이 9일 오후 8시 발표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고향인 경남 거제 남정마을에서 주민들이 9일 오후 8시 발표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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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소년이 대통령이 될 것이란 기대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고향 마을인 경남 거제 남정마을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거제도는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또 다시 거제 출신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에 들떠 있다.

9일 오후 8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문 후보의 승리가 예측되자, 남정마을 경로당을 가득 메운 주민 등 50여 명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주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외치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4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인 남정마을에서는 미리 준비해 놓았던 음식이 나오고, 곳곳에서는 축배를 소리가 가득하다. 마을을 찾은 손님들에게도 "부족한 것 없냐"며 연신 잔치 음식을 권하고 있다.

문 후보의 지지자 모임인 '문사모'에서도 3000인 분의 잔치국수를 준비해 마을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접하고 있다.

경로당에는 '크게 구하는 밝고 보배로운 나라님 되소서'라는 플래카드가 붙었고, 당선을 반기는 플래카드도 준비했다. 주민들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마셨던 고배가 이번에는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관련 기사: 문재인 고향마을 "슬프고 서운하지만...")

마을주민 주문배(75)씨는 "많은 국민들이 문 후보를 찍어줘서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주씨는 "18대 대선 때부터 마음을 모아서 힘써 온 결과를 하늘도 알아준 거 같다"면서도 "앞서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깝다"면서 웃었다. 이내 휴대폰을 꺼내든 주씨는 "할아버지 고향 분이 대통령이 되셨다"며 손자에게 자랑을 늘어놓았다.



"실향민 아픔 달래, 평화통일 이루는 대통령 됐으면..."

한국전쟁 중 흥남철수 작전을 통해 거제로 이주한 문 후보의 집안인 만큼, 같은 실향민 가족들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실향민 출신이자 문 후보와 경남중·고를 함께 나오고 경희대를 졸업한 엄수훈(65)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거제에서 한의원을 하는 엄씨는 문 후보와 대학 시절 하숙을 함께 한 인연도 있다.

엄씨는 문 후보를 '외유내강'으로 기억한다. 그는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강직한 성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엄씨는 "(대학시절 문 후보가) 하숙할 때 하루는 제삿날이 돼야 소고깃국을 먹었다고 말하더라"면서 "그 정도로 어렵게 살았다"고 추억했다.

이어 그는 "(가족이) 김일성 독재를 피해서 온 특전사 용사 보고 종북 빨갱이라고 하는 건 앞으로 없어졌으면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흥남철수 작전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25일 배 안에서 태어났다는 이경필(67)씨의 말도 비슷했다. 이씨는 "실향민들이 맨몸으로 내려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실향민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씨 역시 "선거 기간 (문 후보) 부모님이 공산주의가 싫어서 피난 왔는데 종북으로 몰아가는 게 어이가 없었다"면서 "꼭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서 평화통일을 이루어내는 대통령이 되셨으면 좋겠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은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 나라다운 나라를 제대로 만들어 전폭적으로 신뢰받는 대통령으로 남길 바란다"면서 "저희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게 거제시민과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민호 거제시장도 마을을 찾았다. 자유한국당 소속이던 권 시장은 앞서 지난 4월 한국당을 탈당했다.

권 시장은 "26만 거제 시민과 함께 축하한다"면서 "가뜩이나 거제의 조선 산업이 어려운데 시민들께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권 시장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탄핵 정국으로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고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기록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태그:#문재인,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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