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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에는 거짓말 조금 보태 손바닥만한 책방이 있다. '말랭이마을'이라는 정겨운 이름의 산동네 꼭대기에 위치한 '봄날의 산책'이 그곳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산동네의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한참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곳. 공간은 또 얼마나 작은지 서너명이 앉으면 꽉 차고 책장의 책은 겹쳐서 전시돼 있다. 하지만 이 작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결코 작지 않았다.
 
김정연, 박모니카, 이정숙 작가
▲ 세 명의 작가 김정연, 박모니카, 이정숙 작가
ⓒ 노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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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말랭이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봄날의산책' 에세이 3권 김정연 <아버지 우리들의 아버지>, 박모니카 <오래된 미래를 꿈꾸는 세상 사람들>, 이정숙 <1도를 찾아볼까요?>의 출간기념회가 있었다.

'봄날의산책' 책방지기는 동명의 독립출판사 대표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첫 책(김남영 시집<어머니 그리고 편지>)을 출간한 신생 출판사지만 이 달에 에세이 3권, 시집 1권을 출간하는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행사는 윤혜련 씨의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이시철 시) 시낭송으로 문을 열고 출판사 대표 인사, 작가 인사, 가족 및 지인들의 축사, 케이크 절단식, 사인회의 순서로 이어졌다.

박모니카씨는 세 번째 에세이를 출간하는 작가이지만, 김정연, 이정숙씨는 이번에 첫 번째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김정연 작가는 학창 시절 이야기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글을 써가면서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살았는지 깨달았다. ...엄마를 떠나보냈던 같은 나이에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달라졌다."
(<아버지 우리들의 아버지> 프롤로그 중)


'암'이라는 불청객과 불편한 동거를 하며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담하게 풀어낸 이정숙 작가는 체온을 1도 올리면 건강해지듯 글쓰기가 삶의 온도를 올려주었다고 한다. 담백한 글 뿐만 아니라 직접 그린 표지와 책 중간 중간의 삽화가 정겹다.

말랭이마을 입주 작가이자, 봄날의산책 대표인 박모니카 작가는 말랭이 마을 사람들의 인터뷰를 글로 묶었다. 마을을 지키는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분들과 꼭 닮은 꽃, 또는 좋아하는 꽃과 관련된 시를 찾았다. 마을에 새로 터를 잡은 작가들 인터뷰, 책방을 아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참 따뜻하다.
 
남편들과 함께
▲ 작가들의 외조를 도와준 남편들 남편들과 함께
ⓒ 노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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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작은 출판사의 출간기념회, 구수한 밥 냄새처럼 소박하지만 그걸로 충분한 꽉 찬 행사였다. 앞으로도 능력있는 지역 작가를 발굴하고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태그:#봄날의 산책, #군산 말랭이마을, #출간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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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 좀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읽고 쓰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계획한 대로 안되는 날도 많지만 노력하다보면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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