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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의 RM과 뷔가 11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앞이 BTS 팬들과 당국의 통제 인력, 취재진으로 붐비고 있다.
▲ 뷔·RM 입대 마중 나온 ARMY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RM과 뷔가 11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앞이 BTS 팬들과 당국의 통제 인력, 취재진으로 붐비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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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멤버들이 2023년이 다 가기 전에 입대를 하리라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멤버들은 완전체가 될 2025년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슈가가 9월 22일에 입대함으로써 그의 제대일이 2025년 6월 21일로 정해졌다. 사회복무요원의 복무기간은 21개월로 일반적인 18개월보다 길다. 그렇다면 남은 멤버들도 12월 안에 입대를 해야 2025년 6월이 끝나기 전에 완전체로 모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짐작은 했지만 오지 않길 바랐던 그 날이 왔다. 멤버들 중 마지막으로 솔로 앨범을 내고 활발한 활동을 했던 정국이 장충체육관에서 GOLDEN 앨범의 전 수록곡을 팬들에게 들려주는 'On Stage Live'를 한 날이었다.

뒤이어 들린 입대 소식들
  
방탄소년단 정국의 첫 솔로 앨범 'GOLDEN'
 방탄소년단 정국의 첫 솔로 앨범 'GOLDEN'
ⓒ 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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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구체적인 입대 일정도 속속 나왔다. RM과 뷔는 12월 11일에 논산 육군 훈련소에 입소한 뒤 각각 복무한다. 뷔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특수임무대(SDT)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팬들은 SDT가 어떤 임무를 맡은 부대인지 공부하게 되었다. 

지민과 정국은 12월 12일 동반입대를 하게 된다. 동반입대 복무제도는 가까운 친구나 친척(형제) 등과 함께 입영하여 함께 훈련을 받고 같은 생활권단위 부대로 배치되어 전역시까지 서로 의지하며 군복무를 할 수 있는 제도라고 한다.

뷔의 SDT를 검색해서 공부했던 것처럼, 이번엔 '동반입대'를 검색해보았다. 2016년 군대 예능 '진짜사나이'의 동반입대 에피소드가 나왔다. '동반입대하는 경우 손을 잡고 이동'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두 멤버가 훈련소 입구부터 손을 잡고 입대하는 장면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씨익 입 끝에 미소가 걸린다.

뒤이어 나온 다른 글에서는 동반입대의 장단점을 경험자가 설명해주고 있었다. 장점은 상상할 수 있는 바와 같았다. 낯선 군대에서의 기간을 친구와 함께 의지하며 지낼 수 있다는 것.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부작용도 있다는 것. 친한 친구였다해도 군대에서 2년간 함께 생활하면서 속속들이 알게 되어 제대 후 서로 연락을 끊는 경우가 생긴다든가, 선임들이나 동기들 사이에서 비교대상이 되기 쉬운 상황이라 누군가가 분위기에 휩쓸려 동반입대한 친구를 무시하거나 하면 사이가 틀어져 군생활이 힘들어진다는 등의 이야기였다.

음... BTS라면 걱정할 것 없겠네, 싶었다.

이들은 데뷔 후 꽤 오랜 기간 동안 함께 숙소생활하며 이미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안다. 군대 갈 나이에 같은 학교 다니는 친구라는 이유로 동반입대하는 보통의 친구 사이보다 아마도 훨씬 더 많이 알 것이다.

춤, 노래, 작사, 작곡, 프로듀싱 등 여러 면에서 비교평가를 받지 않을 수 없는 아이돌팀으로서 10년 이상 함께 하는 상황 속에서도, 서로의 강점을 인정하고 각자가 팀에 기여하는 바를 존중하면서 7인 8각으로 여기까지 온 멤버들. 그렇기에 동반입대에 관해 우려할 점은 없어 보였다.

방탄멤버들의 팬사랑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군복무 기간 동안 기다릴 수 밖에 없는 팬들을 위해 입대 전 최선을 다해 콘텐츠를 준비했다. 마치 며칠 간 집을 비우는 엄마가 곰국 한 솥을 끓여놓고 나가는 것과 비슷하달까.

처음 입대한 진은 입대 전에 많은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하고 자기만의 감성을 담은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때때로 'N월의 석진'이라는 선물 같은 영상이 아직도 만우절, 생일 등의 때에 맞춰 공개되고 있다.

나는 방탄 멤버들의 복무기간을 쉽게 가늠해보기 위해 26주 적금을 활용하고 있는데 그 적금이 알려주는 바에 의하면 12월 13일에 두 번째 적금이 끝난다. 진의 복무기간 중 2/3가 지났다는 뜻이다.
  
복무기간을 쉽게 가늠하고 완전체 후 콘서트 자금을 모으는 용도의 적금
 복무기간을 쉽게 가늠하고 완전체 후 콘서트 자금을 모으는 용도의 적금
ⓒ 최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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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입대한 제이홉도 2022년 7월에 발매한 솔로 앨범에 실물 CD가 없음을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입대 전 'HOPE 에디션'이라는 실물 앨범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두어 그의 입대 후인 올해 8월에 선물처럼 재발매했다.

세 번째로 입대한 슈가도 '슈취타'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미리 촬영해 두어 입대 후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에피소드가 2주에 한 번씩 공개되고 있다.

앞으로 입대할 멤버들의 경우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RM은 입대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도 여전히 녹음이 진행 중인 현장을 인스타 스토리로 공개하는 등, 입대 전의 일상을 평소보다 자주 팬들에게 공유했다. 지민, 뷔, 정국은 입대 전 RM까지 함께 한 위버스 라이브에서 공백기간 동안 공개될, 팬들을 위한 콘텐츠를 많이 준비해두었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의 팬으로 살면서 늘 그들에게 감탄하는 지점은 이것이다. 알려진 활동소식을 놓치지 않고 즐기는 것만 해도 바쁜데 그 모든 활동들을 해내는 와중에 다음 앨범을 위한 작업과 팀 앨범이 아닌 솔로 작업도 꾸준히 하면서,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앞으로 또 위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 군입대 기간마저도 변함 없이 말이다.

성장하는 가수들, 팬들도 닮아간다 

그런 가수들을 좋아하다보니 나도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들의 활동을 응원하는 것이 삶에 활력과 영감을 주지만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렇게 얻은 활력과 영감으로 내 삶에서도 한 걸음, 그게 아니면 손톱이 자라는 만큼이라도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미인 다른 친구에게 물었다. 멤버들 군대 간 동안에 뭘 할 거냐고.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던 친구는 30분 쯤 후에 이렇게 답했다. 그동안 사두기만 했던 <나무의 언어>를 다 읽겠다고. (<나무의 언어>는 한 팬이 연도별로 RM의 모든 언어를 모아 펴낸 책으로, 그의 지면 인터뷰, 콘서트 소감 등 모든 말과 글을 일일이 모아 만든다.)
 
한 팬의 열정으로 만드는 <나무의 언어>
 한 팬의 열정으로 만드는 <나무의 언어>
ⓒ 최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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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RM)이 생각날 때마다 그 책을 읽고 생각과 마음은 같이 있는 걸로, 그렇게 그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다. 그리고 글쓰는 플랫폼인 브런치스토리의 작가이기도 한 친구는 멤버들이 완전체로 나오기 전까지 브런치북을 한 권 내겠다고도 했다.

나는 그 친구가 말한 <나무의 언어> 독파를 받고, 그동안 피해다녔던 벽돌책들 또한 읽으리라 결심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토마스 만의 <마의 산> 같은 책들 말이다.

석 달에 한 권씩 읽는다면, 멤버들이 완전체로 나오는 내후년 2025년 6월에 나는 6권의 벽돌책을 읽은 아미가 되어 있을 것이다. 바꿔 말하면, '멤버들 군입대' 정도의 큰일이 없었다면 평생 완독할 생각은 못 했을 책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25년을 사는 사람들처럼 완전체가 되는 그때를 위해 23년에 해야 할 일을 뚜벅뚜벅 하고 있는 내 가수가 있으니 나도 벽돌책을 읽는 한편, 2025년을 위해 재력과 체력을 기르는 일도 게을리할 수 없다. 콘서트 열댓번 해도 안 지칠 체력을 군 생활을 통해 만들어 오겠다던 멤버 뷔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다.

'각자의 삶을 각자의 장소에서 열심히 살아내다가 돌아오면 활짝 웃으며 더 격의 없는, 마음과 마음으로 충만한 우리이길 소망한다'는 리더 RM의 입대 전 인사말처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면서 완전체가 될 날을 기다릴 생각이다. 지금의 내 자리에서.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 블로그나 브런치에 게재될 수 있습니다.


글쓰기 모임에서 만나 시민기자가 된 그룹. 70년대생 동년배들이 고민하는 이야기를 씁니다.
태그:#BTS입대, #방탄입대, #아미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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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만드는 삶을 지향합니다. https://brunch.co.kr/@sword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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