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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제주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다. 2024.4.3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제주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다. 20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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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2년 연속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여당의 대표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제76주기 제주 4.3 추념식을 맞아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의 말대로 윤석열 대통령은 2년 연속 제주 4.3 추념식에 불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추념식 참석 대신 충북·강원·경기 지원유세에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신 추념식에 참석했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김준우 녹색정의당 대표·윤희숙 진보당 대표·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영환 새로운미래 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대통령과 여당이 제주 4.3의 아픔을 마주하고 애도하는 최소한의 시도조차 회피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4.3은 김일성 지령 따른 무장폭동' 조수연 후보 발언이 국힘 입장?"
  
3일 오전 제주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유족의 사연을 듣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2024.4.3
 3일 오전 제주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유족의 사연을 듣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20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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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보수정당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4.3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의 책임과 치유', '유가족들의 명예회복'도 약속했다. 고마운 일이었다"며 "그런데 정작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2년 연속으로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동훈 위원장의 불참 역시 함께 지적하면서 "4.3 추념식은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정부 공식행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적인 참극에서 희생되신 분들을 기리고 다시는 이런 무자비한 국가폭력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자리"라며 "이념과 진영에 따라 입장을 달리할 수 없는 사안이다. 정부·여당의 입장이 바뀌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2년 연속 불참하며 제주도민께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겼다"며 "특히 동료시민을 그토록 강조해 온 한 위원장의 불참은 매우 유감스럽다. 제주도민은 정부·여당의 동료시민이 아닌지 묻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수연 국민의힘 후보(대전 서구갑)가 과거 4.3 사건을 "김일성의 지령을 받고 일어난 무장 폭동"이라고 매도한 걸 거론하면서 "이것이 국민의힘의 4.3에 대한 공식 입장이냐"고 따졌다.

"민생토론회란 명목으로 사실상 선거개입할 시간은 있고..."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왼쪽),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운데), 개혁신당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이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6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4.3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왼쪽),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운데), 개혁신당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이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6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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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정의당과 개혁신당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불참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김수영 녹색정의당 선임대변인은 "23차례의 민생토론회를 빙자한 선거운동과 수십 번의 유세장에서 외친 '국민을 섬기겠다'는 약속, 진심이었다면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마땅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슬퍼하는 국민을 위로하지 않는 정부를 지지할 국민은 없다"며 "무책임하고 무정하며 무도한 정권을 정의롭게 심판하는 길에, 녹색정의당은 맨 앞에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추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무슨 대구·경북의 대통령이냐"면서 "민생토론회란 명목으로 전국을 다니면서 사실상 선거개입을 할 시간은 있고 제주도민들 4.3 사건을 추모할 시간은 없나"고 쏘아 붙였다.

한 위원장에 대해서도 "선거유세 다니면서 막말하고 상대 당한테 저주의 말을 늘어놓을 시간에 4.3 추념식에 못 온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수도권 유세 다니면서 사고치지 마시고 제주 4.3(추념식)에 와서 추모하는 것이 제주도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은)'호남포기정당'에 이어서 '제주포기정당'까지 된 건가"라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권이 대구·경북 대통령, 대구·경북 자민련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제주도민들께 겸허히 사죄하고 과거 대선 때 했던, 4.3과 제주도민들에 대한 약속을 이제라도 지키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제주 못 있어서 송구, 정부·여당은 4.3 아픔 공감하고 행동해 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충주 성서 차없는 거리 공연장 인근에서 이종배(충주시)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4.3 [공동취재]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충주 성서 차없는 거리 공연장 인근에서 이종배(충주시)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4.3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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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따로 낸 제주 4.3 추념식 관련 메시지를 통해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에 함께하고 있어야 마땅하나, 지금 제주에 있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과 정부는 제주 4.3에 대한 아픔에 공감하고,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제가 법무장관으로서, '군법회의 수형인'으로만 한정된 직권재심청구 대상을 '일반재판 수형인'까지 포함토록 했던 것 역시 그런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제주도민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반대했던 지난 정부와 달리,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제가 직접 설득해 관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그런 실천하는 마음으로 제주 4‧3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헤아리겠다"고 다짐했다. 

태그:#제주43추념식, #윤석열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22대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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