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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당시 인구수 대비 구고히의원 당선자 수
 21대 총선 당시 인구수 대비 구고히의원 당선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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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코앞이다. 빠른 속도로 흘러가던 정치권의 시간이 드디어 '유권자의 시간'과 맞물리는 시기다. 공평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정당과 후보자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을 지켜보는 유권자의 심경은 아마도 복잡하고 다난할 것이다.

검사 출신 입후보자를 보면 더욱 그렇다. 3월 18일 기준, 22대 총선 입후보자 중 검사 출신은 55명에 이른다. 검사 출신 전·현직 국회의원이 22명, 정치 신인은 33명이다.

이중 지역구 및 비례대표로 최종 공천된 후보는 총 35명이다(22대 총선 후보자 등록 기준). 22명의 전·현직 국회의원 중 15명, 33명의 정치신인 중 20명이 후보로 확정됐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이 21명, 더불어민주당이 8명을 최종 공천했다(공천 당시 기준. 이후 공천에서 탈락한 더불어민주당 신성식 후보는 무소속으로, 국민의힘 공천 배제된 석동현 후보는 탈당 후 자유통일당 비례대표로 출마).

거대양당 모두 검사 출신을 상당수 공천했다. 바야흐로 '검사님들 전성시대'다. 그러나 정당과 후보자, 유권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국회'가 의미하는 바다.

2020년 기준, 농가 인구수는 231만4064명(통계청 통계), 장애인은 263만3026명(보건복지부 통계), 검사 출신 법조인은 지난 30년간 대략 7000여 명[2023년 검찰연감 기준, 2022년 검사 퇴직자 145명 / 30년×145명=4350명+검사정원 2292명=6642명(추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1대 국회에는 200만 명이 넘는 농가의 이익을 대변할 국회의원은 전무했고, 역시 200만 명이 넘는 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뛰어야 할 국회의원이 3명뿐이었다. 하지만 검사 출신 국회의원은 15명이었다. 왜 검사 출신만 이토록 많은가.

우리는 수도권 또는 비수도권에 살면서 사무직 회사원이거나 자영업자 혹은 생산직·서비스 노동자일 수 있다. 여성이거나 남성이고, 청년 또는 노인, 부자이거나 가난할 수도 있다. 다양한 '나'를 대신하는 국회의원이 모이는 국회는 그래서 다양성과 대표성, 비례성이 확보돼야 한다. 국회는 그 사회의 축소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35명의 검사 출신 후보자들이 모두 22대 국회에 입성하면 전체 국회의원 중 10%가 넘게 된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 특정 직군이 과다 대표 되면 다른 직군은 필연적으로 과소 대표될 수밖에 없다.

후보자와 공약을 내는 것이 정당의 몫이라면 후보와 정당을 선택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정당이 국회 본연의 의미와 역할을 잊고 의석수 계산에만 몰두한다면, 이를 일깨우는 것 또한 유권자의 몫이다. 심판의 날이 다가온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때다.

덧붙이는 글 | 글 오유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활동가. 이 글은 참여연대 소식지 〈월간참여사회〉 2024년 4월호에 실립니다. 참여연대 회원가입 02-723-4251


태그:#인포그래픽, #국회, #검사, #검사출신국회의원,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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