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높이의 힘! KCC 하승진이 KT&G 수비수들 사이에서 강력한 원핸드 덩크를 성공시키고 있다.

▲ 이게 바로 높이의 힘! KCC 하승진이 KT&G 수비수들 사이에서 강력한 원핸드 덩크를 성공시키고 있다. ⓒ 전주 KCC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다?'

 

빼빼로데이인 11일 전주체육관에서 있었던 남자프로농구에서 높이의 KCC가 스피드의 KT&G를 98-95로 누르고 파죽의 5연승을 내달렸다.

 

시종일관 강력한 포스트를 통해 스피드를 내리눌렀던 KCC의 이날 '높이'는 타팀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직까지 조직력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KCC는 강력한 스피드와 톱니바퀴 같은 팀 플레이를 자랑하는 KT&G에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차근차근 추격을 거듭한 끝에 결국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향후 팀 조직력이 견고해지게 되면 더욱 위력을 떨칠 것이라는 평가. 이날 승리로 KCC는  공동 1위였던 원주 동부가 이날 경기가 없어 승수에서 앞서며 단독 1위에 올라서게 됐다.

 

이날 경기는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주목할 만한 경기 중 하나로 꼽혔다. 다름 아닌 리그 최고 높이를 가진 팀과 스피드로 승부하는 '극과 극'의 팀이 정면 충돌하기 때문으로 올 시즌 초반 판도를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KCC가 장신자들을 앞세운 '높이농구'라면 KT&G는 선수 전원이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최고의 '속공 농구'를 자랑한다. 비슷한 팀컬러를 갖춘 서울 삼성마저도 압도적인 점수차로 대파해버렸을 정도인데, 타팀 팬들 사이에는 이들을 가리켜 '초음속군단'이라고 부른다.

 

높이에 비해 스피드에서 약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KCC로서는 전력차를 떠나 KT&G가 가장 까다로운 상대일 수밖에 없었다. 어떤 면에서는 우승을 다툴 원주 동부 이상의 '난적'으로도 평가되고 있는데 이를 입증하듯 KCC는 경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KT&G는 선수 전원이 공수 전반에 걸쳐 펄펄 날며 초반부터 KCC를 강하게 압박했다. 워낙 공격속도가 빨라 높이의 이점도 제대로 살리기 힘들었고, 상대의 효과적인 더블팀에 잦은 실책을 연발하는 모습이었다.

 

28-18로 1쿼터를 크게 뒤진 KCC는 외국인 선수가 한명 밖에 뛰지 못하는 2-3쿼터에 높이를 앞세워 부지런히 추격전을 개시했다. 그러나 점수차는 좀처럼 4~5점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는데 추승균(19득점, 3점슛 2개, 6어시스트)의 3점포와 브라이언 하퍼(11득점, 3스틸)의 점프슛이 연달아 터지기 시작하며 4쿼터 5분 28초경 67-67로 드디어 동점을 만들었다.

 

양팀의 득점 쟁탈전은 이후 치열하게 전개됐다. KT&G는 캘빈 워너(26득점, 13리바운드)가 서장훈(13득점, 8리바운드)을 상대로 파울을 얻어낸 뒤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종료 13.9초경 75-72로 점수를 벌렸다. 그러나 KCC는 종료 9초 전 임재현(8득점, 5어시스트)이 동점 3점슛을 성공시키며 75-75 동점으로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이후 3차 연장까지는 그야말로 혈전에 혈전이었다. KCC는 하퍼-임재현-서장훈이 연달아 파울 아웃되는 가운데 신명호-정훈-하승진 등을 총동원하며 끝까지 승부에 대한 집념을 불태웠고 정훈(11득점, 3점슛 2개, 5리바운드)-마이카 브랜드(32득점, 21리바운드, 8어시스트)의 연속 득점과 오랜만에 성공된(?) 하승진의 자유투 1구까지 더해져 98-95 어려운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이날 KCC 경기의 영웅은 외국인 선수인 브랜드였다. 그는 앞선 경기들에 비해 부쩍 나빠진 슛감으로 인해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은 모습이었지만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연장전에서 맹활약하며 이전의 아쉬운 모습을 완전히 털어 냈다.

 

주전선수들이 줄줄이 5반칙 퇴장당한 가운데 그마저 없었다면 KCC의 이날 승리는 없었을 것이다. 특히 브랜드는 자신의 32득점 중 16득점을 연장전에서 집중시키며 슛 난조에 시달린 소속팀의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2008.11.12 09:01 ⓒ 2008 OhmyNews
3차연장 빼빼로데이 전주 KCC KT&G 하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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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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