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서포터 나르샤 응원장면 4월11일 전남드래곤즈와 홈경기

▲ 강원FC 서포터 나르샤 응원장면 4월11일 전남드래곤즈와 홈경기 ⓒ 이종득

 

강원도 강릉시는 축구의 도시라는 것이 오늘(11일)도 확인되었다. 오늘 있었던 강원FC와 전남드래곤즈의 경기를 관전한 관중수가 1만2572명으로 집계된 것이 그걸 증명하는 것이다. 강릉종합운동장에 있었던 지난 5경기에서 모두 일만 명이 넘었다는 것도 아주 고무적인 현상이다.

 

강릉 농공고(전 강릉농고)와 강릉제일고(전 강릉상고)는 오래전부터 축구 명문으로 전국에 알려졌고,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한 것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이을용 선수를 비롯하여 정경호 선수 등 손가락으로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오래전부터 강릉은 축구의 도시였던 것이다.

 

오늘 있었던 전남드래곤즈와 강원FC의 경기는 양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K리그 개막이후 2연승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던 강원FC가 부산아이파크와 1대1 무승부 경기를 한 후 피스컵 경기에서 성남 일화에게 홈에서 패하고, 지난주에는 인천유나이티드에게 원정을 가 패하고 돌아온 것이다.

 

그러니까 2연승 후 1무 2패를 당한 뒤의 경기이니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절체절명의 경기였던 것이다. 또한 전남드래곤즈은 2009 K리그 개막 이후 아직 1승을 올리지 못해 승리에 목말라 있는 팀이다.

 

전남드래곤즈는 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강원FC를 세차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맹수처럼 달려드는 목마른 드래곤즈였다. 더군다나 상대는 2009년에 창단한 신생팀이다.

 

전남드래곤즈 원정 응원단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전남드래곤즈를 열렬하게 응원하는 서포터

▲ 전남드래곤즈 원정 응원단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전남드래곤즈를 열렬하게 응원하는 서포터 ⓒ 이종득

 

전남 박항서 감독은 용병 슈바를 전방에 배치에 파워 있는 공격을 지휘했다. 전반 8분 슈바는 수비 3명을 제치고 페널티지역으로 볼을 밀고 들어가 슛을 성공시켰다. 슈바의 파워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전남에서 올라온 응원단은 열광했다. 2연패 후 선제골을 허용한 강원FC는 순간 힘을 잃는 모습을 보이며 당황했다. 하지만 관중석에서 울리는 뱃고동 응원소리는 쉼없이 이어졌다.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는 강원도 축구팬들은 분명 12번째 선수였다.

 

강원FC 선수들은 금세 힘을 얻었다. 전반 14분 수비진영에서 날아온 볼을 왼쪽 날개 정경호가 터치했고, 올린 볼을 김영후가 왼쪽 골지역에서 백헤딩한 것을 중앙수비수 곽광선이 어느 틈에 골대 앞에서 골로 넣었다.

 

강원FC 수비수 곽광선 선수의 헤딩 슛 전남드래곤즈와의 경기

▲ 강원FC 수비수 곽광선 선수의 헤딩 슛 전남드래곤즈와의 경기 ⓒ 이종득

강원FC 수비수 곽광선 선수의 헤딩 슛 골을 성공시키고 환호하는 곽광선선수

▲ 강원FC 수비수 곽광선 선수의 헤딩 슛 골을 성공시키고 환호하는 곽광선선수 ⓒ 이종득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기세는 강원FC에게 넘어와 있었다. 강원도민들의 뱃고동 응원소리는 동해 먼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만큼이나 위력이 강했다. 선수들은 지칠 줄 모르고 뛰기 시작했다.

 

전반 36분 전남드래곤즈의 수비수 김해원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털티킥을 얻었다. 키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득점왕 김영후가 맡았고, 김영후는 그동안 지독하게 비켜가던 골맛을 보게되었다. 그동안 최순호 강원FC 감독의 마음을 고생시키던 김영후의 골이 드디어 터진 것이었다. 

 

강원FC 김영후 선수의 페널티킥 2008 내셔널리그 득점왕 김영후 선수가 K리그에서 첫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 강원FC 김영후 선수의 페널티킥 2008 내셔널리그 득점왕 김영후 선수가 K리그에서 첫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 이종득

강원FC 김영후 선수의 페널티킥 폼 멋있죠. K리그 데뷔골 후 후반전에 멋진 필드골을 성공시켰습니다.

▲ 강원FC 김영후 선수의 페널티킥 폼 멋있죠. K리그 데뷔골 후 후반전에 멋진 필드골을 성공시켰습니다. ⓒ 이종득

 

 

전반전 끝.

 

2대1로 전세를 뒤집은 강원FC는 후반전들어 수비에 치중하는 듯한 경기로 시작했다. 전남드래곤즈의 반격이 매섭게 몰아쳤다. 관중들은 동해 먼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타기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전남드래곤즈의 반격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후반 19분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호시탐탐 강원FC의 골문을 노리던 슈바가 문전에서 헤딩을 시도하는 순간 강원FC의 수비수 김봉겸이 밀기 반칙을 하고 말았다. 전반전에 얻었던 페널티킥을 그대로 반납한 꼴이 된 것이다.

 

키커로 나선 슈바는 골대 구석으로 골을 찔러 넣어 골을 성공시켰다. 시즌 5호골이었다. 승부는 다시 2대2 원점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전남드래곤즈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강원FC 선수들은 역습 찬스에서도 패스 미스를 반복하고, 달리는 선수를 멈춰 세우는 패스를  연발했다. 경기의 맥이 끊기기 시작한 것이다.

 

후반 29분 이번에는 수비수가 하지 않아도 될 반칙을 위험지역에서 저질렀고, 전남드래곤즈 김승현 선수가 프리킥 한 볼을 전반전에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준 김해원 선수가 헤딩으로 골을 성공 시켜 전세를 역전시켰다. 3대2가 된 것이다.

 

하지만 강원FC 선수들은 포기할 수 없었다. 3연패를 하면 팀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질 수도 있는 위기였다. 팀을 그 위기에서 구한 것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득점왕에 오르면서 관심을 한몸에 받고 강원FC에 입단한 김영후 선수였다. 김영후 선수는 후반 13분에 장경호 선수와 교체투입된 윤준하 선수가 찔러준 스루패스를 골키퍼보다 한발 앞서 차 넣는 순발력을 발휘하여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그동안 애타게 기다리던 골을 한 게임에서 두 골이나 성공시킨 김영후 선수는 강원FC 서포터 나르샤 앞으로 달려가 골 세리머니를 멋지게 날렸다.

 

경기는 결국 3대3 무승부로 끝났다. 1승에 목마른 전남드래곤즈는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했고, 승리는 못했지만 연패 탈출에 성공한 강원FC는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을 안고 오늘의 경기를 마친 것이다.

 

2009 K리그 5라운드 현재 강원FC는 2승2무1패로 승점 8점을 획득해 중간 순위 3위에 있다. 대단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축구의 고장 강원도에 이제야 진정한 축구 열기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기자는 실감하고 돌아왔다.  강원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축구마니아로서 강원FC의 건승을 기원한다.

2009.04.11 19:59 ⓒ 2009 OhmyNews
강원FC 김영후선수 곽광선선수 K리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