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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와 브랜드의 엄청난 비밀>겉그림
 <상호와 브랜드의 엄청난 비밀>겉그림
ⓒ 도서출판 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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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만 보고 '이런 책일 것이다'라고 종종 지레짐작하곤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는 겪어봐야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책도 마찬가지라 책 제목만 가지고 책을 판단하지 말자 싶다. <상호와 브랜드의 엄청난 비밀>(광미 출판사 펴냄)은 기대와 실망, 의외의 기쁨을 모두 맛보게 한 책이다.

사실 이 책의 제목만으로 지극히 인문적인 책 일거라 짐작했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어떤 기업들이나 유명한 상표, 그러니까 흔히 '메이커'라고 부르는 것들에 얽힌 이야기나 숨은 비화들을 다룬 책 일거라고. 그리하여 '이 책을 통해 나의 상식은 좀 더 넓어지리라!' 이렇게 내심 기대했었다.

사실 난 잡학을 다룬 책을 비교적 좋아하는 편이다. 아무리 알아도 우리들이 알아야 할 세상일은 끝이 없다. 혹 어떤 사람들은 잡학 관련 책들의 가치를 낮게 두기도 하지만 글쎄? 난 세상의 수많은 상식들을 통해 또 다른 것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시작한다. 때문에 눈에 띄면 망설임 없이 책을 잡고 일단 읽는다.

기대했다가 실망, 그러나 결국 기대이상의 재미있는 '이름'이야기

결론을 말하면 <상호와 브랜드의 엄청난 비밀>은 이처럼 세상의 수많은 잡동사니 상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수많은 세상 사람들이 다뤘던 소재와 다르고 접근 방식도 전혀 다르다. 내가 아는 한 이런 소재의 책은 없었다(아마도). 그러니 나처럼 잡동사니 상식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솔깃한 재미를 안겨주는 책이 되리라.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광미명성학으로 풀어보면 '황제의 기운'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또 삼성과 현대, 두 기업의 이름 모두 '해와 달이 모두 밝게 빛난다'는 일월(日月)명랑의 기운이 담겨 있다. 그런데 대우는 대재무용, 즉 큰 재목이지만 결국 쓸모가 없다는 기운이 나온다. 덩치가 컸지만 결국 해체되는 비운을 맞은 것이 이 이름에 그대로 들어있다.

또 우리가 매일 접하는 포털사이트인 네이버(Naver)과 다음(Daum)을 비교해보면 네이버는 중인신망운, 즉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기운을 가진데 비해 다음의 기운은 좋지 않다. 그래서 네이버가 다음을 이긴 것은 아닐까? 네이트(Nate) 역시 좋은 기운이다. 네이버와 네이트가 둘 다 좋지만 두 기운의 차이를 보면 네이트가 조금 더 좋다.-책속에서

덧붙이자면, 대우와 창업자 김우중 회장의 기운은 서로 상극이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대와 삼성의 기운(이하 기운은 생략)은 둘 다 총명지모. 즉 인재가 몰려드는 기운이란다. 하지만 삼성에는 자동차 산업과 관계되는 기운이 절대 부족하다. 흔히 말하는 상극, 즉 서로 해가 되는 관계에 있다. 때문에 야심차게 출발한, 기업의 숙원이었던 삼성 자동차가 끝내 르노에 귀속되고 말았나?

반면 현대란 이름에는 흙의 기운에 해당하는 土와 불의 기운인 火가 들어있다. 음양오행에 있어 土는 건설업을, 火는 자동차산업을 크게 일으키는 기운들이다. 국내굴지의 자동차회사로 세계 100대 브랜드에 당당하게 'Hyundai'라는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변함없는 승승장구를 그대로 말해주는 듯하다.

삼성은 金金으로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이나 전기전자산업을 일으키는 기운은 왕성하지만 현대의 土火는 전기전자산업과는 절대 맞지 않는단다. 현대와 전기전자산업이 상극은 아니지만 기업의 기운을 빼앗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현대전자가 맥을 못 추는 이유를 보는 것만 같다.

한때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돈만 되면 새우젓까지 수입'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도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그 지역 그 동네 그만그만한 지역이건만 이름만 다를 뿐 같은 계열사의 할인마트나 대형슈퍼마켓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것을 보면.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의욕(?)과 자본만 앞세워 뛰어든다고 누구나 돈을 긁어모으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기업마다 해야 할 업종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업종이 엄연하게 있다. 우리의 동양철학에도 사람마다 타고나는 직업운이 따로 있지 않은가. 상호와 브랜드의 이름에 얽힌 책이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이처럼 '사람의 도리'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이 책 <상호와 브랜드의 엄청난 비밀>은 이제까지 우리들이 사람의 이름과 먼저 연관시키던 '작명'에 관한 책이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의 이름이 아닌 어떤 가게나 기업의 이름과 우리들이 흔히 '메이커'라고 부르는 것들의 이름의 좋고 나쁨에 관한 책이다.

바탕이 되고 있는 역학은 우리에게 낯선 '광미명성학'. 전체 획수에 따른 '영동수리운'과 이름 속에 담긴 동양사상의 '음양오행'을 따져 이름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런데 책의 내용은 이처럼 단지 이름이 좋고 나쁜 것을 따지고 설명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책은 '국내 대기업' '국내 100대 브랜드' '세계100대 브랜드와 기업의 이름'으로 나누어 그 기업과 브랜드가 걸어온 길과 현재의 모습을 자세히 들려준다. '그 기업은 언제 생겨나서 어떤 굴곡이 있었는지, 위기를 어떻게 이겨냈는지, 왜 망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야기들은 또한 '가게나 기업을 어떻게 경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까지 묻게 하는 내용들이다.

때문에 연필을 쥐고 내가 알고 있는 가게 이름을 써보면서, 저자의 설명에 의지하여 좋고 나쁨을 따져가며 읽다보니 꽤 재미있는 책읽기가 되었다. 책이름만 보고 기대했다가 작명에 관한 것이라 실망, 그러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호나 브랜드와 관계된 것들이라 한편 솔깃해져 읽다보니 이제까지 어디서도 만나지 못한 소재라 결국은 재미있게 읽은 그런.

이 책은 기업의 상호와 제품의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우주자연의 기운에 대한 연구서이다. …(중략)…이 연구를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것은 기업의 상호나 제품의 브랜드에도 일정한 우주자연의 기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론 이것이 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전부는 아닐 것이다. 상호가 좋아도 실패하는 기업이 있을 것이며 브랜드가 나빠도 잘 팔리는 제품이 있을 것이다. 이름으로만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기업의 승패에는 이름의 기운 외에도 자금력, 시기, 그리고 그 속에 종사하는 인적 자원의 수준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름이 좋아서 나쁠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좋은 이름을 지어놓으면 그만큼 성공의 확률이 높아진다. -저자의 말 중에서

'프리챌'이 지고 '싸이월드'가 뜬 이유는? <오마이뉴스>는 세계로 뻗어나간다?

그렇다면 <오마이뉴스>의 이름은 어떨까? <오마이뉴스>의 영동수리는 17. '명만사해'에 해당한다. 명만사해는 그 이름이 얼마장창 유명해지는, 즉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운이다. 이 명만사해에 해당하는 국내 브랜드는 우리에게 자양강장제로 유명한 박카스D.

박카스의 명성을, 다른 브랜드들이 숱한 전략으로 공격을 했었지만 끝내 그 명성을 고수하고 있는 자양강장제의 황제 박카스에 쏟아지는 믿음과 그 명성을 굳이 다시 설명할 필요가 있으랴!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이처럼 겉에 드러난 영동수리운만 가지고 이름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우리의 사고방식에 두루두루 작용해온 음양오행까지 함께 따진다. 그렇다면 <오마이뉴스>의 음양오행은? <오마이뉴스>라는 이름 속에 스며있는 희망의 기운은?

▲네이버(Naver)는 대중적이며 잘 생긴 연예인? ▲파란(Paran)은 박약박복해 능력에 비해 인기가 없다? ▲다음(Daum)과 네이트(Nate), 드림위즈(DreamWiz)의 운은? ▲G마켓이나 옥션, 디앤샵, 11번가 등의 인터넷 쇼핑몰들은? ▲요즘 운명의 갈림길에 있는 쌍용과 쌍용자동차는? ▲루이비통이나 프라다 등이 세계적인 명품인 이유는 단지 물건이 좋기 때문에? ▲사업의 흥망성패, 즉 먹고 사는 일이 걸린 내 가게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야 할까? ▲상호가 안 좋으면 무조건 망하나? ▲나쁜 이름 어떻게 보완할까? ▲대우는 왜 몰락했을까? ▲영문 이니셜 사명은 왜 좋지 않을까? ▲ 만사허망한 진로, 참이슬로 부귀영달?▲까르푸와 홈에버는 왜 실패했을까? ▲프리챌이 지고 싸이월드가 뜬 이유는?


What's Your Name? 이름의 엄청난 비밀 : 상호 브랜드편

조현아 지음, 광미(2009)


태그:#작명, #광미명성학, #음양오행, #상호,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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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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