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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9.22(화) ~ 9.25(금) 4일간의 회기로 제207회 강원도교육위원회(임시회)가 진행되었다. 회의록에 의하면, 9월 24일 3차 본회의에서 질의·답변의 형식을 빌려 민병희 교육위원은 한장수 교육감과 일제고사에 대해 논쟁을 했다.

 

전교조 강원지부 초대 지부장 출신 민병희 교육의원의 질의는 2008년 11월 5일 실시된 강원도교육청 주관 일제고사로 해직된 동해 지회 소속 네 분 교사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이었다. 즉 교육감은 강원도교육청 주관 일제고사를 실시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것과 설혹 있다하더라도 표집으로 해야지 일제고사처럼 실시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하는 것이었다.

 

민병희 교육위원과 교육감 한장수는 표집검사가 적법한 방식임에 동의?

 

민병희 위원은 표집검사가 아닌 전수검사를 하여 학업성취도 평가를 일제고사로 만들었는지를 추궁하였다. 민병희 위원은 질문을 통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일제고사를 볼 법적 권한이 없다고 단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 답변에서 교육감 한장수는 자신의 소견을 피력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민병희 위원은 "교육부고시 제1997-15에 따른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해설에 보면, "학생의 학업성취도평가는 시․도 또는 지역교육청별로 일정수의 학교를 표집하여 몇 개 학년과 몇 개 교과를 대상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한다"는 법령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였지만, 교육감 한장수는 "평가는 전수 평가여야 한다"는 자기 생각을 강조하면서, 교사들 의견만 따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답변하였다. 동문서답으로 보이지만, 이제까지 교육감 답변에 견주어보면, 표집으로 봐야 한다는 법령 내용에 대해 수긍하였다. 그래서 논쟁을 다른 지점으로 즉 주관적인 자기 생각을 언급하는 곳으로 옮긴 것이다.

 

시도교육감은 일제고사를 볼 권한이 있나요?

 

민병희 위원은 학업성취도 평가라는 행정조사권은 교육부장관에게만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교육감 한장수는 상위법에 근거하지 않았지만 위임근거조항이 교육과정운영지침 등에 있다고 현재 인지한다고 답변한다. 이에 대해 민병희 교육위원은 그 위임된 근거 조항이 상위법에 위배되지 않는지 연구해서 답변해줄 것을 요구했고, 교육감 한장수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하였다. 다음 강원도교육위원회(정기회)는 10월 20일로 예정되어 있다.

 

시도교육감은 과연 학업성취도 평가를 볼 권한이 있을까?

 

초등교육과정 연구원답게 답변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정리하여 10월 20일 교육감 한장수의 답변을 예상하여 보고자 한다.

 

먼저, 교육감이 지적한 교육과정 운영 지침을 찾아보았다. 그 지침이 강원도교육청 고시 제2008-1호(2008.1.2) "강원도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18쪽에 기술된 평가 부분에서 시·도교육감의 학생 학력 평가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있다.

 

강원도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

3. 평가

가. 교육과정의 질 관리를 위하여 강원도교육청에서는 주기적으로 학생 학력 평가, …를 실시한다.

  1) 학업성취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교과별, 학년별 학생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는 교육과정의 적절성 확보와 그 개선에 활용한다.

 

이러한 명확한 근거에 대해 민병희 위원은 상위법과의 연계성을 지적하면서 문제제기를 하였다. 다음으로, 상위법과의 연계성 부분을 찾아보았다. 그 내용은 위 고시의 첫 페이지에 적시되어 있다.

  

강원도교육청 고시 제2008-1호

초·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 지방 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6호 및 교육인적자원부 고시 제1997-15호(1997.12.30)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의거하여 강원도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08년 1월 2일

강 원 도 교 육 감

먼저 틀린 부분을 지적하면 지방 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은 제22조가 아닌 제20조입니다. 교육인적자원부 고시 제1997-15호가 아니라 교육부 고시 제 1997-15 호입니다. 상위법에 있는 세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강원도 교육과정 운영 지침이 상위법과의 연계에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민병희 위원이 지적한 것인지 검토해보았습니다.  먼저 제시된 두 상위법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초ㆍ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第1項의 規定에 의한 敎育課程의 기준과 내용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며, 敎育監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정한 敎育課程의 범위에서 地域의 實情에 적합한 기준과 내용을 정할 수 있다.

                     

지방 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 

제20조(관장사무) 교육감은 교육ㆍ학예에 관한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6. 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 

 

초중등교육법은 시도교육청 수준의 교육과정 운영 지침을 작성할 수 있는 근거 조항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국가 교육과정 운영 지침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제약도 명시하고 있다. 논점과 연결하면,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권이 위임되었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지방 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은 겹치는 측면이 있는데, 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다루는 사무가  위임되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의 편성과 교육과정의 평가에 관한 사항이 위임되지 않았음을 확정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마지막 상위법의 내용은 너무도 방대해서 쟁점이 되는 부분(교육과정의 평가와 질 관리)만 간결하게 소제목만 제시하겠다.

 

교육부 고시 제1997-15호(1997.12.30) 초등학교 교육과정

3. 교육 과정의 평가와 질 관리 (23-25쪽)

   가. 국가수준의 질 관리

   나. 국가수준의 학교 지원

   다. 학교에서의 평가활동 

 

여기를 아무리 읽어보아도 시도교육청단위의 평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민병희 교육위원의 지적, 상위법과 연계되지 못 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렇지만 강원도교육청이 이렇게 엄청난 실수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강원도교육청이 혹시 착각은 한 것은 아닌지 조사해보았다. 시도교육감의 평가권이 기술된 표현이 있는 곳을 발견했다. 교육인적자원부 고시 제2007-79호 초등교육과정, 25쪽이다. 그 부분을 위의 내용과 비교할 수 있도록 간결하게 소제목(기자가 작성)과 내용으로 나누어 제시하겠다.

 

교육인적자원부 고시 제2007-79호(2007.02.28) 초등학교 교육과정

3. 교육 과정의 평가와 질 관리 (24-25쪽)

  가. 국가수준의 질 관리

  나. 국가수준의 학교 지원

  다. 시도교육청 수준의 질 관리

  라. 학교에서의 평가활동

다. 시도교육청 수준의 질 관리
시ㆍ도교육청에서는 관내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ㆍ운영에 대한 질 관리 및 지역 교육청의 교육과정 편성ㆍ운영 체제의 적절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학업성취도 평가, 교육과정 편성ㆍ운영 평가 을 실시할 수 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시·도교육감은 학업성취도 평가권이 있다. 또한 "등"을 현실과 연관해 해석하면 진단 평가권도 있다. 그런데 어색하게도 학교 질 관리와 지역 교육청의 적절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한다고 되어 있다.

 

최종 판단을 한다면, 강원도교육청은 교육인적자원부 고시 제2007-79호를 원용하여 강원도 교육과정 운영지침을 작성하였다. 아주 사소한 착각 때문에, 7차(고시 1997-15호) 교육과정 운영 대상 학생들에게 7.5차(고시 2007-79호) 교육과정을 적용한 것입니다. 7.5차(고시 2007-79호) 교육과정의 부칙에 명시된 시행 계획을 보면 더 확연해집니다.

 

교육인적자원부 고시 2007-79호 부칙

1. 이 교육과정은 학교 급별, 학년별로 다음과 같이 시행합니다. 

  가. 2009년 3월 1일 : 초등학교 1,2학년

  나. 2010년 3월 1일 :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다. 2011년 3월 1일 :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

  라. 2012년 3월 1일 :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마. 2013년 3월 1일 : 고등학교 3학년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09년에는 초등학교 1,2학년을 제외하고는 시ㆍ도교육감은 표집으로라도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행할 권한이 없다. 작년에 실시된 모든 시ㆍ도교육청 수준의 일제고사는 다 불법인 것이다. 민변 소속의 G 변호사는 "시ㆍ도교육감에게 학업성취도 평가권을 고시를 통해 장관이 부여한 것은 위헌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한다.


16개 시ㆍ도교육청이 단합하였다 하더라도 그 불법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시ㆍ도교육감 협의회는 불법 일제고사로 생긴 교육 파행에 대해 국민에게 깊이 사과해야 한다. 

 

강원도 교육위원회 회의록 관련 부분

○민병희 위원 :  참고하셔서 좋은 방법을 연구하시기 바라고요. 

 아울러서 지금 평가의 주체가 교육부장관뿐이 할 수 없다는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초중등교육법 제9조 평가항목에 보면 "교육부장관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측정하기 위한 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 여기에서 시·도교육감도 학업성취도를 측정할 수 있는 그러한 권한이 있는지, 없는지? 

○교육감 한장수 :  위임된 게 있기 때문에 있다고 저는 봅니다. 위임근거조항이 있기 때문에 있다고 봅니다.

○민병희 위원 : 위임근거조항이 상위법에? 

○교육감 한장수 : 아닙니다.

 시·도교육청평가는 교육과정운영지침 등에서 위임근거조항이 있습니다.

○민병희 위원 : 그러니까 시도교육청평가에 이 항목을 넣기 위해서 넣은 것인지 실제로 평가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하는 게 상위법에는 안 되어 있거든요? 

○교육감 한장수 : 아니, 학생평가에 관련되는 것은 위임조항이 있습니다.

 제가 자료를 좀 보겠습니다. 제가 그렇게 현재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도교육감이 위임을 받아 가지고 다시 필요한 경우에는 다시 위임이 가능한 조항이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자료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민병희 위원 : 글쎄, 위임된 조항이 그 법에 어떻게 저촉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연구하셔 가지고 저에게도 좀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근거를 알려주시기 바라고요. 

○교육감 한장수 : 예. 

○민병희 위원 : 또한 교육부고시 제1997-15에 따른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해설에 보면, "학생의 학업성취도평가는 시·도 또는 지역교육청별로 일정수의 학교를 표집하여 몇 개 학년과 몇 개 교과를 대상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한다."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그 표집평가가 원칙인데 전수평가를 하는 것과의 차이에서 비롯된 지금 논란이거든요.

 저도 뭐 학업성취도평가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게 왜 꼭 전수평가여야 되느냐? 여기 교육부 고시대로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냐? 

 다시 말하면, 평가라고 하는 것의 원칙이 바로 교육과정이라고 하는 것이거든요. 그랬을 때 교육과정에 따라서는 이렇게 표집평가를 해야 되는데 왜 전수평가를 해야만 교육목적을 달성할 수 있느냐? 

○교육감 한장수 :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평가의 기본적인 원칙은 전수평가가 원칙입니다.

 다만, 여러 가지 볼 때 전수평가가 상당히 어렵다. 그리고 난점이 있다 할 경우에 그걸 대체하기 위해서 표집평가를 하는 것이지 평가의 원칙은 전수평가가 원칙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경우에는 표집평가가 제시되어 있다하더라도 필요한 경우에는 전수평가라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또 제가 답변에서도 보고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지금 학업성취도평가 같은 경우에는 아시다시피 미도달율이라든지 학생이라든지 영역이라든지 이런 것을 판단하는 것인데, 판단해서 지원계획을 짜기 위해서 하는 건데 그것은 어려움이 있어서 그렇지 가능하다면 저는 전수평가를 하는 게 더 발전적이고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평가의 원칙은 제가 보기에는 표집이 원칙이 아니고 전수가 원칙입니다.

○민병희 위원 : 지극히 당연한 말씀일 수도 있고요 예컨대 가르치는 사람이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평가할 때는 당연히 전수평가를 해야지요.

 다만, 지금과 같은 어떤 학교별로 또는 지역별로 편차가 있는지? 어느 지역이 성적이 낮아서 지원해야 되겠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할 때는 전수평가가 아니고 표본을 가지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지요. 

○교육감 한장수 : 그런 경우에도 제가 모두에 말씀을 드렸는데 전수평가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표집평가를 하는 것이지 만약에 전수평가가 가능하고 큰 어려움이 없다고 그러면 표집보다는 전수가 훨씬 더 발전적입니다.

○민병희 위원 : 예, 교육감님 생각은 그러시고 지금 최근에 교원단체, 말씀드리겠습니다. 전교조에서 전국의 1124명에 대한 초등학교 선생님들에 대해서 일제고사 1년을 지나면서 여기에 관련돼서 설문조사한 게 있습니다.

 이 중에 강원도에서 175명 15.9%가 참여했고 여기에서 몇 가지 항목을 보면, "일제고사식 평가는 창의력과 사고력에 도움이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게 99.5%이고 강원도입니다. 이건. 

 또 "학력신장에 도움이 안 된다."가 87.2%고 또 "일제고사는 교육과정의 파행운영의 주범이다." 뭐 또 "평가결과 공개는 경쟁만 부추길 뿐이다." 등등해서 학생들에 대한 문제까지 여러 항목에 발표가 된 게 있는데 실제로 아이들을 교육해야 될 단위학교 선생님들은 교육감님 생각과 다르다는 거지요. 이 문제에 대해서 이게 딜레마거든요.

 이걸 어떻게 해결하실 것인지? 

○교육감 한장수 : 의견접근을 가능한 한 접근을 시켜야 되겠지요. 그런데 그게 갑자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하면서 또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까도 말씀을 드렸는데 교육의 주체는 학생입니다.

 물론 그 교육을 실시하는 주체는 교사입니다.

 교육을 실시하는 주체인 교사의 의견만 중요한 것이냐?  교육의 주체인 학생, 학부모 또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교육의 기본 가치인 이런 것들은 전혀 배제해도 괜찮은 것이냐? 이런 면에서 볼 때 물론 그 의견도 중요합니다마는 의견 접근을 가능한 한 조율해서 가까이 접근시켜야 되는데 갑자기는 어렵겠지만 접근시키려고 노력은 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교육하는 주체인 교사의 의견만 따라가는 것은 고민을 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태그:#일제고사, #교육과정, #교육과정 운영지침, #학업성취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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