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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를 보다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것엔 행정이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일 것이다. 이에 필자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남해군에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여러 단체를 소개하고자 한다. - 필자의 말

일반 소설과 달리 어렵지도 않고 교훈적인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 '동화책'은 어린이들이 자주 읽고 접한다. 그래서인지 동화책이 어린이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하지만 이런 동화책을 읽고 양서를 가려내는 것은 물론, 직접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단체가 있다. 바로 '어린이책시민연대'.

어린이책시민연대는 지난 2001년 5월 '동화읽는어른모임'으로 출발했다. 어른들이 스스로 동화책을 읽고 좋은 책을 함께 나누자는 마음을 갖고 출발한 동화읽는어른모임은 '어린이도서연구회' 소속으로 좋은 책을 나누고 각 학교를 찾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어린이책시민연대 남해지회는 올해 ‘좋은 책보내기 사업’을 펼쳐 6개 시설에 총 262권의 책을 전달했다.
 어린이책시민연대 남해지회는 올해 ‘좋은 책보내기 사업’을 펼쳐 6개 시설에 총 262권의 책을 전달했다.
ⓒ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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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양서를 권하고 각종 학교와 단체에 책을 나누던 동화읽는어른모임은 2007년, 단지 책을 권하는 것만으로 어린이의 주변을 둘러싼 환경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경남지회와 충북지회, 서울지회와 함께 어린이도서연구회를 탈퇴하고 어린이책시민연대를 구성해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어린이책시민연대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여태까지 해왔던 책읽어주기와 책나누기를 계속하는 것은 물론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어린이책시민연대의 대표적인 활동을 꼽자면 현재의 화전도서관인 농어촌공공도서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당초의 공공도서관은 2층 일부분을 도서관으로 사용할 뿐, 1층은 군청회의실, 3층은 인재스쿨 강의실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어린이책시민연대는 이 사실을 알고 지속적인 건의와 서명운동을 벌여 지금의 화전도서관을 만들었다.

각고의 노력으로 진정한 도서관으로 거듭난 화전도서관 개관식.
 각고의 노력으로 진정한 도서관으로 거듭난 화전도서관 개관식.
ⓒ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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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일제고사반대 1인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는 학생들이 단지 '성적'을 위해서만 생활하지 않고 올바른 문화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어린이와 학생들은 '학교', '학원' 등 교육과 관련된 환경에서 대부분 생활하기에 교육정책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시행중인 '독서인증제'도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책을 읽는 것마저 성적에 반영한다는 독서인증제는 독서의 본질적 의미를 잃게하는 것은 물론 책에 흥미를 보이던 아이들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어린이책시민연대는 독서인증제로 인해 독서가 성적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위해 서명운동을 펼쳤다.
 어린이책시민연대는 독서인증제로 인해 독서가 성적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위해 서명운동을 펼쳤다.
ⓒ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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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린이책시민연대의 활동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어린이 독서환경은 교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다른 교육단체와 연계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어린이책시민연대가 대부분의 활동을 외부로 알리지 않기 때문이다.

김미경 회장은 "사회의 어른이자 아이들의 부모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이라 외부로 알리는 것을 자제한다"며 "모든 군민들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사회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로 교육분야에서 활동하다 보니 일부 사람들은 어린이책시민연대를 '정치적 모임'이라 단정 짓기도 한다. 하지만 어린이책시민연대는 정치적 색깔을 띠는 활동을 하지 않는 '아이들의 엄마모임'일 뿐이다.

사회활동뿐만 아니라 어린이 책읽어주기와 좋은책 보내기 사업, 어린이독서관련 초청강연회도 어린이책시민연대의 몫이다. 이런 사업들은 동화읽는어른모임이 창립했던 2001년부터 꾸준히 시행하는 사업이다. 이렇듯 책을 계속해서 읽어주다보니 학교에서 '이야기선생님'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사회단체보조금을 수령한데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금액까지 합해 소망의집과 군내 어린이집 등에 회원들이 선정한 양서를 보내고 있다.

어린이책시민연대는 올해 독서관련 초청강연회 홍세화 한겨레논설위원을 초청했다.
 어린이책시민연대는 올해 독서관련 초청강연회 홍세화 한겨레논설위원을 초청했다.
ⓒ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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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회장은 "앞으로도 초심을 잊지않고 지역실정에 맞게 어린이 독서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 나갈 것"이라며 "항상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조성은 물론 현재 단체가 가지고 있는 목표인 독서인증제 폐지까지 힘을 모아 아이들이 부담없이 책과 함께할 수 있는 남해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책을 접하고 자유롭게 읽으며 꿈을 꿀 수 있는 그날까지 어린이책시민연대는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태그:#남해, #시민단체, #어린이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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