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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한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는 리투아니아인 아우렐류스씨는 부활절 전후로 잠시 고향인 카우나스에 왔다가 4월 17일 영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화산의 폭발 이후 온 유럽을 뒤덮은 화산재로 인해, 거의 전 유럽의 비행노선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근무가 시작되는 일자에 맞추어 런던으로 돌아가는데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현재 카우나스에서 출발하는 영국 행 비행기 역시 전부 취소됐다. 할 수 없이 그는 비행기를 포기하고 임시변통으로 버스를 타고 런던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 역시 쉽지는 않았다. 이번 비행기 파동으로 기차와 버스로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 그는 4월 19일 월요일에야 출발하는 버스표를 겨우 구할 수 있었고 2박 3일을 꼬박 달려 수요일이 되어야 런던에 도착할 예정이다.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로 비행기를 포기하고 먼거리를 버스나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외국으로 연결되는 기차 노선이 열악한 발트3국의 경우 비행기를 타지못하는 사람들은 전부 버스터미널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중이라 버스표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현지 공항과 항공사는 대부분 18일 오전까지 운항노선을 취소한 상태다. 이 기간 중에 여행하기 위해 표를 예약한 사람들에게는 무상으로 예약을 변경해 주거나 100% 환불을 해준다. 그러나 환불 신청자 및 예약 변경자가 한꺼번에 몰려 항공사 홈페이지도 거의 마비상태다. 

 

이번 항공기 파동으로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일반 여행객들만이 아니다. 4월 18일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의 장례식이 예정되어있는 폴란드 역시 이번 항공대란으로 행사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각국의 정상과 대표단 일부는 어쩔 수 없이 불참을 선언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일요일 오후 1시 25분 크라쿠프에 도착하여 2시에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하고 곧바로 5시에 워싱턴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으나 불참을 통보해왔다. 

 

독일 총리, 스페인 국왕, 아일랜드 대통령, 핀란드 대통령, 캐나다 수상, 스웨덴 국왕 등 장례식에 초대받은 유럽의 정상들도 모두 불참을 통보했으며, 일본의 에다 총리, 한국의 정운찬 총리 등 아시아의 대표들도 불참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예정에 의하면 전부 98개국에서 참석을 하게 되어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기상악화로 인하여 참석자들의 수도 상당히 줄었다.

 

한편, 하늘길 대신 육로로 장례식에 참가하겠다고 통보해온 정상들도 있다. 라트비아의 발디스 자틀레르스 대통령, 에스토니아 안드루스 안십 총리를 포함해 체코,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헝가리, 벨라루시 참가단들은 비행기가 아닌 자동차를 통해서 장례식장에 도착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태그:#폴란드, #카친스키, #아이슬란드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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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석 기자는 십수년간 발트3국과 동유럽에 거주하며 소련 독립 이후 동유럽의 약소국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오고 있다. 현재는 공식적으로 라트비아 리가에 위치한 라트비아 국립대학교 방문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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