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싱싱하고 푸짐한 꽃게무침이 완성 되었다.
 싱싱하고 푸짐한 꽃게무침이 완성 되었다.
ⓒ 조정숙

관련사진보기


"엄마 꽃게가 비싼가요? 요즈음 꽃게 철일 텐데……. 꽃게무침 해주시면 안 되나요? 호주에 있을 때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 중 붉은 꽃게무침이 가장 먹고 싶었었거든요."

이맘 때면 토실토실 살이 꽉 찬 꽃게가 많이 잡히는 꽃게철이다. 꽃게를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은 꽃게철이 되면 그냥 넘어간 적이 거의 없다. 마음은 간절하지만 최근 낙지와 꽃게 등의 내장에서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내심 걱정이 되어 아들 녀석이 좋아하는 붉은 꽃게무침을 해주지 못하고 망설이던 중, 아들 녀석이 아침 밥상에서 한마디 한다. "꽃게찜도 먹고 싶어요." 딸내미도 거든다.

"어… 그런데 꽃게에서 중금속이 나왔다고 해서~"

"뭘 그 정도 가지고 걱정을 하세요?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 밥상에 오를 음식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비싸거나 없어서 못 먹지, 걱정 마시고 엄마가 특별히 잘 만드시는 엄마표 고춧가루를 듬뿍 넣은 꽃게무침 맛있게 실력발휘해 주세요. 엄마가 만들어 주신 꽃게무침이 최고예요. 어학연수 갔을 때 꽃게무침이 얼마나 먹고 싶었던지 집에 돌아가면 꼭 먹어야지 생각했었는데.……."

붉은 꽃게무침을 무척 좋아하는 아들과 딸내미가 괜한 염려에 핀잔을 준다.

토실토실한 꽃게가 살아 움직인다.
 토실토실한 꽃게가 살아 움직인다.
ⓒ 조정숙

관련사진보기


그래도 식약청 조사 결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는 말에도 선뜻 꽃게를 살 생각을 못했다. 꽃게와 대게, 홍게 등 갑각류의 중금속 역시 허용치보다 기준 이하로 나타났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은 떨칠 수가 없었다. 특히 내장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했다. 꽃게는 내장 맛이 으뜸인데 말이다.

몸체와 내장을 같이 먹더라도 납과 카드뮴으로 인한 위해발생 우려는 아주 낮다고 밝혔다는 말에 용기를 내어 아들이 좋아하는 꽃게를 사기위해 소래어시장을 찾아갔다.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분주하기에 이른 아침 서둘러 어시장에 도착했다.

배가 들락거리는 포구에는 한가롭게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얼마 있으면 김장철이기에 배에서 방금 내린 생새우를 쌓아놓고 파는 상인들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전어 굽는 구수한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파닥파닥 뛰는 자연산 전어가 주둥이를 내밀고 튀어 올라 길바닥으로 나동그라진다. 어시장의 바지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슴을 뛰게 한다. 삶이 나태해질 때 포구가 있는 어시장을 가보라는 지인의 말이 실감난다.

어선이 소래포구를 떠난다. 갈매기도 따라 간다.
 어선이 소래포구를 떠난다. 갈매기도 따라 간다.
ⓒ 조정숙

관련사진보기



이른 아침이지만 소래포구에는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보인다.
 이른 아침이지만 소래포구에는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보인다.
ⓒ 조정숙

관련사진보기


배가 들어오자 어선에서 내린 새우가 그득 쌓여 있다.
 배가 들어오자 어선에서 내린 새우가 그득 쌓여 있다.
ⓒ 조정숙

관련사진보기


파닥파닥 뛰던 전어가 담겨있던 그릇에서 튀어 넘어 길바닥으로 나동그라진다.
 파닥파닥 뛰던 전어가 담겨있던 그릇에서 튀어 넘어 길바닥으로 나동그라진다.
ⓒ 조정숙

관련사진보기


이른 시간임에도 소래어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꽃게가 풍년이긴 풍년인가보다. 가게로 옮기기 위해 리어카에 꽃게를 가득 실은 상인들이 분주하다. 여기저기서 싱싱한 꽃게가 집게발을 움직여 위협을 한다.

"언니! 살아서 움직이는 싱싱한 꽃게가 1kg에 만원, 단돈 만원이라고……. 얼마나 싱싱한지 집게발이 꽉꽉 물어준다니까 한번 물려 볼텨? 일루와봐요~ 한 마리 더 얹어줄게……."

만원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하다. 예전에 1kg에 2만2천 원을 주고 사다 먹은 기억이 있는데 굉장히 싸다. 역시 중금속 때문인가?

"꽃게가 만원 맞나요? 예전에 비해 굉장히 싼데요. 혹시 요즈음 매스컴에서 나왔던 중금속 때문인가요?"

"아니에요, 꽃게가 많이 잡혀서 그래요. 대풍이라고요."

행여 중금속 때문에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염려하여 내가 말하는 것을 외면이라도 하듯 풍년이라는 말부터 던진다.

"싱싱하고 통통한 놈으로 3kg 주세요."

꽃게가 대풍이라더니 된장찌개에도 넣고 라면에도 넣어 끓여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며 예전과는 달리 넉넉한 인심에 떨어진 꽃게다리도 두둑하게 덤으로 준다.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생계를 위해 꽃게잡이를 나서는 어부들은 때론 거친 파도와 싸우며 망망대해에서 힘겹게 꽃게를 잡아 올릴 것이다. 꽃게를 소비자들이 많이 소모해 준다면 어부들의 시름도 덜어주고 상인들도 돕고 가족들이 좋아하는 꽃게무침과 꽃게찜, 간장게장 등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흥겨운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꽃게가 1kg에 만원이다.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꽃게가 1kg에 만원이다.
ⓒ 조정숙

관련사진보기


꽃게무침을 하기위해 청홍고추와 양파 대파를 가지런히 썰어 놓는다.
 꽃게무침을 하기위해 청홍고추와 양파 대파를 가지런히 썰어 놓는다.
ⓒ 조정숙

관련사진보기


썰어둔 야채와 갖은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
 썰어둔 야채와 갖은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
ⓒ 조정숙

관련사진보기


'엄마표 꽃게무침'

-재료: 꽃게, 양파, 대파, 청 홍고추, 고춧가루, 마늘, 깨소금, 참기름, 간장, 물엿

- 꽃게를 깨끗하게 손질하여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 적당한 크기로 자른 꽃게를 간장과 물엿으로 먼저 버무려 놓는다.
- 양파, 대파, 청홍고추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 준비한 갖은 양념을 넣고 꽃게와 함께 버무린다.

10,7~10일까지 올해로 10번째 맞이하는 인천소래포구축제가 열리고 있다. 주말을 이용하여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여 추억도 쌓고 소래포구에서 푸짐한 해산물과 살아있는 꽃게도 저렴하게 사고 회도 먹고, 어시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겠다.

소래포구축제 행사내용: http://www.soraefestival.net/sub02_02.html


태그:#소래포구축제, #꽃게, #소래어시장, #소래습지생태공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세상을 오늘도 나는 꿈꾼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