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마을 사람들이 야마모토 신사에 모여서 산신제 때 필요한 물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앞에 놓인 것이 츠도입니다. 시가켄에서 열리는 산신제는 모두 츠도를 제물로 올립니다. 츠도는 남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볏짚 안에는 자갈이 들어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야마모토 신사에 모여서 산신제 때 필요한 물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앞에 놓인 것이 츠도입니다. 시가켄에서 열리는 산신제는 모두 츠도를 제물로 올립니다. 츠도는 남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볏짚 안에는 자갈이 들어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통 민속 행사 속에는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느껴온 기대와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1월 3일 오전 시가켄(滋賀県) 고가시(甲賀市) 미나구치쵸(水口町) 야마(山) 마을 사람들이 야마모토 신사에 모여 여러 가지 것들을 준비해서 산신제를 열었습니다. 이 산신제의 준비와 진행을 통해서 이 산신제를 지내온 마을 사람들이 산신제에 걸어온 기대와 뜻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아침부터 시가켄(滋賀県) 고가시(甲賀市) 미나구치쵸(水口町) 야마(山)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 40여 명은 마을 가운데 있는 야마모토신사(山本神社)에 모여들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신사 마당 가운데에 장작불을 피워서 주위를 따뜻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각자 볏짚으로 이것저것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사용되는 제물은 모두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하여 준비합니다. 제물로 올리는 밥 역시 장작불을 이용하여 짓습니다.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사용되는 제물은 모두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하여 준비합니다. 제물로 올리는 밥 역시 장작불을 이용하여 짓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먼저 삼발이를 세워놓고 장작불로 밥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볏짚을 한줌 묶어서 한 가운데 자갈을 넣고 다시 볏짚을 꺾어 뒤집어 묶어서 츠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볏짚 반 다발 정도를 묶어 왼새끼를 꼬아서 금줄(시메나와)을 꼬았습니다. 생대나무를 베어다가 마디가 없는 부분으로 잘라서 대나무 젓가락을 만들었습니다. 생대나무를 얇게 잘라서 엮어 사각 대나무 접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볏짚을 둥글게 엮어서 공처럼 만들었습니다. 볏짚으로 된 새끼줄을 엮어서 둥근 고리 모양으로 밥솥 받침대를 만든다. 그리고 나뭇가지를 와이(Y) 자 형으로 잘라서 하나에는 한가운데 곶감을 끼워놓고, 다른 하나는 밀감을 고정시켜 놓았습니다.

준비물 준비가 끝나자 11시 무렵 신사 우두머리인 미야지(宮司)를 선두로 제물을 든 사람과 어린이가 앞에 서고 뒤에는 마을 남자들이 츠도를 들고 두 줄로 줄을 지어 따라갑니다. 제장은 신사 뒤쪽 산으로 난 마을 옛길입니다.

   제물 준비가 끝나면 신사의 우두머리 미야지를 선두로 제물을 들고 산신제를 지내는 제장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는 마을 각 집에서 남자들이 모두 참가합니다.
 제물 준비가 끝나면 신사의 우두머리 미야지를 선두로 제물을 들고 산신제를 지내는 제장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는 마을 각 집에서 남자들이 모두 참가합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제장에 도착하서 옛길 양쪽 나무에 금줄을 걸어서 고정시키고 준비해 간 제물을 제장에 펼쳐 놓습니다. 미야지가 신도식으로 의식을 거행합니다. 신도식 의식이 끝나자 마을 남자들이 두 줄로 마주 보고 서면 제장에 진설했던 술을 참가자들에게 부어줍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대나무로 만든 젓가락으로 밥솥에 있는 밥을 츠도에 조금씩 얹어놓았다가 먹습니다.

술을 마신 다음 남자들이 두 줄로 마주보고 서면 흰색 기를 든 어린이가 금줄 앞에 서서 금줄을 칼로 자르고 두 줄로 선 마을 사람들 사이로 뛰어갑니다. 이때 마을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츠도로 뛰어가는 어린이의 엉덩이를 두드립니다. 이렇게 끝까지 뛰어갔다 오면 산신제가 끝납니다.

마을 사람들이 신사에 모여서 산신제를 준비하고 미야지의 지시에 따라서 의식을 거행하고 의식이 끝나면 술을 마시고 츠도에 밥을 담아서 먹습니다. 그리고 금줄을 자르고 뛰어가면 츠도로 엉덩이를 두드리고 돌아오면 산신제가 끝납니다.

마을사람들이 신사에 모여서 산신제를 준비하는 것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힘을 합쳐 일을 하면서 서로 유대감을 확인하고 서로가 이웃이라는 사실을 체험하게 됩니다. 미야지가 진행하는 의식은 신도식이라 규격화 되어 있고 자신들만의 개성적인 표현을 하기 때문에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내용은 산신에게 마을을 풍요와 안녕, 그리고 각 가정의 다산과 건강을 기원하는 내용입니다.

   신도식 의식이 끝나면 술과 밥으로 음복을 하고 금줄을 가르는 의식을 거행합니다. 흰 종이를 든 어린이가 금줄을 자르고 마을 사람들이 두 줄로 서 있는 사이를 뛰어가면 사람들이 엉덩이를 칩니다. 이 의식이 끝나면 새해 마을 사람들이 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신도식 의식이 끝나면 술과 밥으로 음복을 하고 금줄을 가르는 의식을 거행합니다. 흰 종이를 든 어린이가 금줄을 자르고 마을 사람들이 두 줄로 서 있는 사이를 뛰어가면 사람들이 엉덩이를 칩니다. 이 의식이 끝나면 새해 마을 사람들이 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미야지의 의식이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산신에게 받친 술을 나누어 마시고, 산신에게 드린 밥을 나누어 먹습니다. 이것은 신에게 드린 음식을 인간이 받아서 먹는 음복입니다. 인간이 신에게 올린 음식은 신의 음식입니다. 이것을 인간이 다시 먹는 것은 산신을 먹는 것으로 산신의 복을 먹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성의 상징인 츠도를 남자들이 만들어서 들고 그것으로 기를 들고 뛰어가는 사람의 엉덩이를 치는 행위는 출산의 기원이 되는 남녀 성행위를 모방하고 재연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산신제에서 이런 생산의 근본에 되는 행위를 재연하면서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것입니다.

시가켄에는 여러 곳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같은 이름의 산신제이지만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습니다. 역시 여러 곳을 둘러보니 전체 모습이 제대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지극히 인간적이고 소박한 꿈이나 바람은 자연재해나 사고 없이 건강하고 편안한 삶, 그리고 생산 활동의 풍요와 성공입니다. 그것을 가지려는 인간이 펼치는 가장 소박한 의식이 산신제라는 형태로 전해져 왔다고 보입니다.

   산신제를 지낸 제장에 제물로 사용된 흰밥과 와이 자 형태로 자른 나무 한 가운데에 하나는 밀감을 묶어놓고 다른 하나는 곶감을 고정시켜 두었습니다. 이것 역시 남녀를 상징하는 것으로 시가켄에서 열리는 산신제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산신제를 진행하면서 두 사람이 각기 이 와이 자 모양의 나무를 들고 주문을 외웁니다.
 산신제를 지낸 제장에 제물로 사용된 흰밥과 와이 자 형태로 자른 나무 한 가운데에 하나는 밀감을 묶어놓고 다른 하나는 곶감을 고정시켜 두었습니다. 이것 역시 남녀를 상징하는 것으로 시가켄에서 열리는 산신제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산신제를 진행하면서 두 사람이 각기 이 와이 자 모양의 나무를 들고 주문을 외웁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산신제, #츠도, #야마모토신사, #미야지, #시가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