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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세상. 그 희망찬 꿈을 향해 항해하는 우리의 삶을 뒤돌아보면 정말 잃어버린 것들이 많다. 그럼에도 이 인생길은 쉼없이 흘러가고 있다. 그렇다. 우리의 부단한 이 꿈의 발길은 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쉼없이 도는 시간의 수레바퀴 속에서 삶은 나아가고 또 진다. 그 세상의 풍경이 은막(銀幕)으로 변해가는 한겨울이다.

한국이 낳은 발레리노 이원국씨와 김옥련 발레리나의 <분홍신 그 남자>
 한국이 낳은 발레리노 이원국씨와 김옥련 발레리나의 <분홍신 그 남자>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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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이 돋는 차가운 날씨. 그래서 더욱 이 은빛 풍경 속에서 따뜻한 세상의 꽃구름 같은, 여인의 향기 같은, 낭만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이 한겨울에서 봄의 입김이 절실하게 기다려지는 길 위에서 칸나의 열정을 가진 춤꾼을 마주했다. 그의 이름은 김옥련. 김옥련발레단 단장이다.

"힘들지만 재미 있습니다. 관객들의 호응이 좋으니 힘이 솟구칩니다. 춤은 출수록 묘미가 있습니다. 몇 살 때까지 무대에 서겠다고 정해 놓은 것은 없습니다. 무대에 서지 않으면 소홀하고 게으를 수밖에 없습니다. 가급적이면 '오래' 무대에 설 생각입니다.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요."

김옥련 발레리나
 김옥련 발레리나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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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삶을 사는데 열중해 있는 김옥련 단장. 춤으로 지은 크고 작은 세상의 교량이 무수하다. 그건 분명 예술과 현실을 오고가는 구름다리이며 무지개 다리이다. 많은 부산 시민들과 관객들은 그에게서 자연스레 '숲속 발레'의 환상적 무대를 겹쳐 떠올린다.

2002년 숲속 발레 <가자 숲속으로>를 출발로 2010년까지 1회도 거르지 않고 김옥련 단장은 동심과 꿈과 희망이 넘치는 '숲속 발레'를 안무 연출해 왔다. 이는 어린이를 위한 발레극으로 한결 같이 꿈과 환상 속으로 걸어간 춤들이다. 때문에 이 작업의 연장선은 고독했으며 부재했던 가족 발레에 투혼을 바쳐 춤의 건축을 세운 것이다.

김옥련 발레단의 <분홍신 그 남자>
 김옥련 발레단의 <분홍신 그 남자>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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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한 예술인이 어떤 영혼을 가졌는지는 그가 만들어온 무대와 그가 존경하는 인물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삶에 대한 가치와 의지도 마찬가지리라. 그런 의미에서 김옥련 단장의 이러한 정신의 일면을 보여주는 작품은 '예술과 공학의 만남'-<순간>, <순수> 안무 및 출연(충무 마리나리조트)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그는 고(故) 화가 황씨와 이 작품을 통해 타 장르와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무는 발레 퓨전 무대를 형상화 작업의 단초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지난해 이러한 연장선 위에 이상의 문학작품 <날개>와 창작 발레 <분홍신 그 남자> 등을 한국이 낳은 발레리노 이원국 씨와무대 작업을 해왔고, 이들 작품은 여러 장르의 음악가와 함께 만들어가는 발레 총체극의 무대를 해운대 문화회관 등에서 여러차례 시연한바 있다.

발레로 쓰는 숲속 발레의 요정, 김옥련 발레리나
 발레로 쓰는 숲속 발레의 요정, 김옥련 발레리나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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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렇게 발레를 통해 다양한 장르를 융합해서 새로운 실험적 발레극을 시도한 선구자라 하겠다. 그는 춤과 함께 다양한 예술을 사랑한다. 그가 춤을 사랑하는 만큼 그의 춤 속에는 여러 장르의 인간의 원초적 그리움이 화두처럼 흐른다. 한 마디로 춤이 있으면 어디든 어느 곳에든 춤으로 삶과 희망과 꿈을 그려내는 안무가.

2007년 4월 부산 지하철 객차 안에서 '고상함의 대명사' 발레 공연이 그의 의해 공연되었다. 이는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흔들리는 객차 안에서의 발레 공연, 그 자체만으로는 훌륭한 공연으로 손색이 없었다.

그는 일찍이 부산무용콩쿠르 금상, MBC 무용창작 경연대회 우수상을 비롯해 학생 대상 실기 대회에서 최우상과 우수상을 휩쓸었다.

날자, 날자, 춤으로 날자
 날자, 날자, 춤으로 날자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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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중학교 때 학교 무용반에 들어 있기는 했지만, 집에서 무용을 시켜주지 않았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발레와 인연이 없었는데 데레사여고에 입학하면서 그냥 일을 저질렀습니다."

김옥련 단장의 춤은 꿈, 희망, 비상, 새로움 등으로 축약할 수 있겠다. 그에게 춤은 이렇게 삶의 절대적 의미가 된다. 그는 춤 이전에 존재하고 춤 이후에도 늘 춤과 함께 사는 참된 춤꾼이다.

대규모 공연을 기획하고 안무하고 출연하는 김옥련 발레리나. 그는 잠시도 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고 춤과 함께 우리네의 삶을 도전하고 또 꿈꾸는 듯 희망케 한다. 또 해서 '찾아가는 춤'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그다.

비상을 꿈꾸는 발레리노 이원국 씨와 김옥련 발레리나
 비상을 꿈꾸는 발레리노 이원국 씨와 김옥련 발레리나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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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삼십여 년 세월, 춤과 함께 있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춤을 공연할 것이다. 그는 찾아가는 발레로 저변의 사회 어두운 구석을 등불로 밝히고 있다. 지하철과 군부대, 교도소 등 그는 춤으로 그가 할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등불'은 그의 내면의 영혼의 빛이기도 할 것이다.

새해 초입이지만, 김옥련 단장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내년 기획 행사 등 관객과의 많은 소통의 자리를 준비 중이다. 결국 그에게 예술적 역량이란, 사람에 대한 사랑과 희망과 꿈과 춤으로 살아가는 춤꾼으로써의 혼신을 다 하는 열정 자체이리라.

나는 춤이다
 나는 춤이다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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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하나 하나 지어 놓은 춤의 가교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듯이 이 삭막한 세상을 건너가고 있을까. 춤이 있어 우리 사회를 좀 더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그의 눈빛 속에서 읽는다. 이 은막의 겨울 호수 속에서 부단히 백조의 몸짓을….

지금까지 그가 안무해 낸 작품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새해 포부를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막내야! 올해 공연이 또 니 인생의 마지막이제? 넷째 형부와의 신년 인사는 이렇게 마무리되면서 발심합니다. 그리고 새삼 작정해 봅니다. 그래, 시작이야! 작품을 올린다는 것은 언제나 처음처럼 서툴고 모자랄 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을 앞세워봅니다 그렇게 내딛는 한 걸음으로 함께 추어봅니다."

춤은, 항상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춤 !
 춤은, 항상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춤 !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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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옥련, #이원국, #발레리나, #발레리노, #분홍신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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