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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 세계 여성운동의 대모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정현경 교수(유니온신학대), 서울여성영화제 이혜경 집행위원장 등 50여 명의 사람들이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해군기지 건설 공사중단 투쟁으로 지쳐 있던 강정마을 지킴이들에게 활력을 선사했다. 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No Naval Base!(해군기지 반대!)"라고, 영어와 중국어로 쓰여 있는 큰 현수막을 펼치고 하모니카와 기타로 노래를 부르며 이들을 맞이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정현경 교수 (왼쪽에서 두번째, 세번째) 가 중덕바닷가 입구에서 마을 활동가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정현경 교수 (왼쪽에서 두번째, 세번째) 가 중덕바닷가 입구에서 마을 활동가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박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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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바로 전날 해군장교들과 주민들의 몸싸움이 벌어졌던 묏부리 현장을 방문한 뒤 강정주민들이 기다리고 있는 중덕바닷가로 이동했다. 그리고 손수 신과 양말을 벗고, 구럼비 바위를 밟으며 명상순례를 진행했다.

구럼비 바위는 제주에서 유일하게 맨발로 밟을 수 있는 바위로, 곳곳에 용천수가 흘러나와 예전부터 '맨발 명상 체험'으로 잘 알려진 바위이다. 하지만 이 곳은 예정대로라면 전부 시멘트로 뒤덮이게 된다.

이들 일행엔 스타이넘 외에도 프랑스인 순례자와 뉴욕 기자 등 다양한 외국인이 있었다. 이들은 안내에 따라 용천수와 바위와 생물들을 꼼꼼히 살핀 뒤, 동서남북을 향해 손을 모으고 절을 했다. 그리고 50여 명 전부가 손을 잡고 둘러 서서 명상을 진행, 세계인이 함께 구럼비 바위에서 마음을 모아 평화를 기도하는 감동을 연출했다.

또한 고권일 반대대책위원장의 선창에 맞춰 힘차게 "이긴다!" "해군기지 결사반대!"라는 구호를 한국말로 함께 외치기도 했다.

여성운동가들과 세계에서 온 순례자들이 둥글게 서서 평화의 염원을 담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해군기지 결사반대!"
 여성운동가들과 세계에서 온 순례자들이 둥글게 서서 평화의 염원을 담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해군기지 결사반대!"
ⓒ 박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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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이넘과 현경 교수는 또한 파도 앞 바위에 앉아 현지 활동가 김세리씨와 함께 얘기를 나누며, 강정 해군기지 건설문제와 주민들의 오랜 투쟁에 관해 들었다. 이들은 딱딱한 회의장이 아닌 강정과 같은 바닷가에서 평화포럼을 해야 한다며 강정의 자연환경을 극찬했다.

이들은 이번 방문이 이루어진 경위에 대해 '강정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 현경 교수에게 보낸 진심 어린 이메일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들은 강정마을 현지 활동가인 김세리씨의 등에 "I'm behind you" (당신의 뒤에서 지켜보겠다) "神나게 이깁시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현지 트위터 활동가 김세리씨의 등에 스타이넘과 현경이 남긴 응원의 메세지
 현지 트위터 활동가 김세리씨의 등에 스타이넘과 현경이 남긴 응원의 메세지
ⓒ 박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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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이넘은 출국 전 <제주도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깊은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세계 사람들을 끌어들이려면 제주에 해군기지는 안 된다"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태그:#글로리아 스타이넘, #현경, #강정마을, #구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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