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들의 일밤-내 집 장만 토너먼트 : 집드림> MBC <우리들의 일밤-내 집 장만 토너먼트 : 집드림>(이하 <집드림>)의 24일 시청률은 3.6%(AGB닐슨미디어 기준)를 기록했다. <집드림>은 지난 10일 첫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6.5%로 출발, 17일 2회 방송에서 4.4%로 추락한 이후 3주째 시청률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 MBC <우리들의 일밤-내 집 장만 토너먼트 : 집드림> MBC <우리들의 일밤-내 집 장만 토너먼트 : 집드림>(이하 <집드림>)의 24일 시청률은 3.6%(AGB닐슨미디어 기준)를 기록했다. <집드림>은 지난 10일 첫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6.5%로 출발, 17일 2회 방송에서 4.4%로 추락한 이후 3주째 시청률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 MBC


"보통 뭐든 트위터에서 검색하면 좋다는 의견 안 좋다는 의견이 골고루 있다. 근데 어떻게 MBC <집드림>은 안 좋다는 의견뿐이지?"

24일 방송을 본 한 트위터 사용자의 의견이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MBC <우리들의 일밤-내 집 장만 토너먼트 : 집드림>(이하 <집드림>)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물론 부정적 의미다.

일단 시청률. <집드림>의 24일 시청률은 '무려' 3.6%다. <집드림>은 지난 10일 첫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6.5%(AGB닐슨미디어 기준)로 출발, 17일 2회 방송에서 4.4%로 추락했다.

그 사이 한식구인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시청률 또한 15.8%에서 12.3%로 동반 하락했다. 다만 박태환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 방송으로 <1박 2일>이 결방된 어제(24일)는 17.6%를 기록했다. 선전하고 있는 <나는 가수다>의 시청률을 <집드림>이 갉아 먹고 있는 셈이다.

물론 반사이익은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들이 챙겼다. '청춘합창단'을 출범시킨 KBS <남자의 자격>은 14.0%에서 16.6%로, 2주 동안 최민수와 윤소이가 게스트로 출연한 SBS <런닝맨>은 12.9%에서 13.1%로 상승했다.

아직 <집드림>의 시청률은 평균 4%를 유지해 온 <우리들의 일밤>의 전작 <신입사원>과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시청률만이 아니다. imbc '온에어' 게시판이나 트위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우리들의 일밤>을 시청하는 대다수가 <나가수>의 방영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목격된다.

트위터 사용자들의 쏟아지는 질타... "프로그램 참 갑갑하다"

"집드림에서 저런 멍청한 퀴즈들만 내는 건 학력에 의한 핸디캡을 최대한 없애려고 하는 건가? 왜 차라리 그냥 뺑뺑이를 돌려주지 패널들은 떼거지로 데려와 놓고 무의미한 말장난이나 하고 진짜 구린 프로그램이다."(@vacuumfx)

"자! 서민들아! 불쌍해 보여라! 국민들의 오락거리와 동정을 사라! 싸구려 동정으로 집 한 채 주마! 니들끼리 싸워서 이긴 한 놈만! 집드림의 연출의도인가, 이게?"(@NEWDONGJIN)

"지금 말 많은 집드림 본방을 첨 보는 중인데 패널이 출제 문제를 비아냥거리기 시작할 정도면 이 프로 말 다한 거 아닌가?"(@JY_Heaux)

"엠비씨, 집드림 프로그램 참 갑갑하다. 문제 같은 문제를 내야지. 오로지 운으로 맞출 수밖에 없구나. 복권과 다를 바 없는데 무슨 감동이 있겠나?"(@NoaDad)

"어차피 찍어서 맞추는 운을 기준으로 몇 억 정도의 큰 경제적 행운을 나눠 주는 것이라면, 매주 행운을 제공하고 당첨자 신분노출도 안 시키고 공중파도 5분만 낭비하는 로또가 '집드림'보다 훨씬 건전한 것 같다."(@mahoohoo)

트위터 사용자들의 질타는 매서웠다. 24일 오후 5시 이후 실시간으로 올라온 의견들은 대부분 원색적인, 하지만 논리 정연한 비판들이 대다수였다.

되짚어 보자. <집드림>의 핵심은 집과 가족, 그리고 퀴즈다. 제작진은 첫 방송 전 2400여 무주택 가정들의 지원을 받았다. 이후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8자매, 세쌍둥이, 다문화 가정 등 사연 많은 가족들을 택했다. 이들이 16강 토너먼트를 벌여, 최종 우승한 한 가족이 25평 3층짜리 목조 건물을 우승 상품으로 받게 된다.

그런데 이 우승의 향방을 가르는 퀴즈가 걸작이다. 'S 하우스의 그림은 누가 그린 그림일까?'는 네덜란드의 디자인하우스에 걸린 그림인데, 집주인의 두 아들 중 누가 그린 그림일까를 맞추라는 거다. 그도 아니면, '딸 아바의 새로운 취미는 보트타기일까, 텃밭 가꾸기일까?'다.

방영 전 기자들과 만난 <집드림>의 김준현 PD는 "남녀노소 누구나 풀 수 있는 기상천외한 퀴즈가 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 퀴즈를 가지고 김구라, 이경실 등의 자문단이 각자의 답을 내놓으며 희희낙락거린다. <집드림>의 유일한 예능적(?) 요소다.

하지만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인 이원복 교수 등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 기울인 출연자라면 100% 정답을 가려낼 수 있다. 3회에서 예비신부 가족이 4문제를 연속으로 맞춘 것이 단적인 예다. 더욱이 먼저 선택권을 쥔 가족이 정답을 풀면 연속해서 기회를 주는 방식도 난센스다. 이날 세 쌍둥이 가족은 문제를 풀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러나 예능으로서의 재미나 퀴즈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이 핵심은 아니다. 자사의 아나운서를 뽑는 채용과정을 서바이벌로 예능화했던 것이 현 <우리들의 일밤>의 제작진 아니었나. <집드림>의 총체적인 난국은 사실 그 세계관 자체에 기인한다.

집과 가족의 의미? 진짜 '공익예능' 맞아? 

 MBC <우리들의 일밤-집드림> MC 임성훈, 이경실, 김구라. 임성훈은 <집드림> MC를 맡으며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PD인 아들과 경쟁하게 됐다.

MBC <우리들의 일밤-내 집 장만 토너먼트: 집드림> MC 임성훈, 이경실, 김구라. ⓒ MBC


김준현 PD는 "<러브하우스>와는 분명히 다르다. 우리 프로그램은 불쌍한 이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은 10년 정도만 열심히 일하면 집을 얻을 수 있는 가족들이다"라며 <러브하우스>와의 차별점을 설명한 바 있다.

정말 그럴까. 집과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는 제작 의도는 분명 기존 <일밤>을 관통해 온 공익성과 맞닿아 있다. 그렇다면 해외의 특이한 집을 둘러보고 아프리카를 찾아가 이국적인 풍광을 담아 올 제작비를 가지고 한 가족이라도 더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 상식적인 이치 아닐까?

단순 비교한다면 '<러브 하우스>는 분명 여러 가족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고 알려져 왔다. 그것이 시혜처럼 비춰진다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무한 경쟁을 강조하는 시대, 서바이벌이 점령해 버린 예능에서 집 한 채를 두고 16 가족을 경쟁시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과연 탈락이 예정된 나머지 15 가족들이 받을 박탈감이 그들이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좋은 경험이었다'는 선의에 앞서지 않을까?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다고 그 자체로 박탈감을 가질 사람들이 있을까? 오히려 <집드림>이 무주택 가정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계급적, 경제적인 상황을 비관하게 만들 가능성은 없을까?

집과 가족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커녕 출연자들의 눈물 나는 사연만 강조하는 '공익 예능' <집드림>이 '로또'나 '복권'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이유를, 이제서라도 제작진은 곱씹어봐야 할 것 같다.

집드림 일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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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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