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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반적인 식용포도 품종(Vitis Labrusca) 보다는 맛과 향이 2~3배는 강한 산머루를 좋아한다. 산머루는 포도에 비해 알이 작고 씨가 많아 그냥 생으로 먹기에는 약간 번거롭고 불편하지만, 즙이나 와인으로 만들어 마시면 그 맛이 일품이다.

즙으로 마시면 포도주스를 3~4잔정도 한꺼번에 마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와인으로 한잔을 하는 경우에도 맛과 향이 오래도록 입과 목구멍을 파고들어 가슴 속에 남는다.

그래서 나는 강한 맛이 나고 향이 오래도록 남는 사람을 좋아하듯, 산머루를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산머루와인은 병을 따는 순간부터 향이 번지기 시작하여 잔에 조금씩 부어 냄새를 음미하면서 한 모금씩 마시면 짜장 기분이 좋다. 간질간질 목을 타고 내려가는 느낌도 무척 좋은 편다.

봉화군의 새로운 특산품이 될 것 같다
▲ 봉화군의 산머루와인 <솔마루(SOLMARU)> 봉화군의 새로운 특산품이 될 것 같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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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마시고 남은 약간의 와인을 손바닥에 몇 방울 떨어트려 다시 향을 맡고는 손과 입술, 볼과 코에 바르며 전체적인 맛을 오감을 통하여 느껴보는 버릇이 있다. 맛과 향이 육체와 영혼 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말, 나는 고향 영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최근에 산머루와인을 출시한 봉화군 청량와인(주)(대표 김원기, 경북 봉화군 봉화읍 1농공단지길 73번지, http://www.solmaru.co.kr)의 첫 손님이 되어 <솔마루(SOLMARU)>와인을 두병 사왔다.

포도의 조상이라고 알려진 산머루는 포도에 비해 폴리페놀(polyphenol), 안토시아닌(anthocyanin), 레스베라톨(resveratrol)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건강식품이며 한약재로 한국에서는 좋은 양조용 포도 품종(Vitis Vinifera)이기도 하다.

껍질과 씨에 많은 폴리페놀은 몸속의 나쁜 콜레스테롤의 산화방지를 도와 동맥경화와 심장병을 예방하고 활성산소를 감소시켜 여성의 기미, 주근깨, 피부탄력감소와 비만예방에 효과가 있다.

안토시아닌은 껍질에 다량 함유되어 눈을 맑게 해주며, 체내의 유해한 활성산소를 강력히 억제하는 작용을 하여 암이나 뇌졸중 등 성인병을 예방하고 순환기 계통의 기능과 항염증작용을 한다.

과육에 많은 레스베라톨은 항암작용을 하며 많은 암세포의 세포자살을 촉진하는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특히 산머루는 포도에 비해 폴리페놀은 2배, 레스베라톨은 5배 이상으로, 암을 예방하는 효과는 10배정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장 박스와 종이 가방이 참 이쁘다. 좀더 두꺼운 골판지나 나무 상자로 만들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 봉화군의 산머루와인 <솔마루(SOLMARU)> 포장 박스와 종이 가방이 참 이쁘다. 좀더 두꺼운 골판지나 나무 상자로 만들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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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산머루는 칼슘, 인, 철분, 회분 및 안토시아닌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보혈강장 및 자양효과가 우수하며, 종창, 종화, 화장, 동상, 식욕촉진, 해독, 보혈, 폐질환, 유종안질, 무독증, 지갈, 이뇨, 두통, 요통, 두풍, 대하증, 양혈, 폐염, 폐결핵, 허약증 등에 널리 사용되는 약재이다.

소나무와 산머루, 메밀, 송이버섯 등이 유명한 청정지역 경북 봉화군에는 여름이면 태백산의 바람과 풍부한 일조량, 심한 일교차로 맛과 향이 뛰어나고 당도가 높은 최고급 산머루가 일급수를 뿌리 가득 머금어 튼실하게 영근다.

그래서 이미 물야면 선달산 아래에서는 전국 최고의 오전약수와 지역의 유기농 산머루가 만나 세계 최상급의 맛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주)에덴의 동쪽(http://www.empery.co.kr)의 산머루와인<엠퍼리(Empery)>가 그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하지만 <엠퍼리>와인의 경우 선달산 지역의 유기농 산머루만을 수매하여 와인을 만들고 있는 관계로 생산량이 적고, 일본과 유럽 등지로 수출에 주력하고 있어 국내에서는 소수의 와인 애호가들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물건이 귀하다.

이에 봉화군의 지원으로 산머루를 재배하는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된 농업회사법인 청량와인(주)은 2008년 11월 산머루 재배농가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 및 유통망 구축을 위한 산머루제조 자동화시설 설치사업자로 선정되어 본격적인 와인제조 준비를 시작했다.

2010년 1월 산머루와인 제조를 위한 자동화시설 설치를 완료하고 2010년산 산머루를 30만톤 가량 수매하여 1년간 발효 숙성하여 지난 8월 말 <솔마루(SOLMARU)>라고 하는 지역 특산품 산머루와인을 4만병 정도 출하하게 되었다.

<솔마루>라는 제품명은 백두대간의 산등성이를 이어주는'마루금'과 봉화의 상징인 소나무의'솔'을 합친 말로, 풍부한 일조량과 산간지대의 큰 일교차로 맛과 향이 뛰어나고 18~20브릭스의 당도를 자랑하는 산머루로 만든 알코올 도수 12도인 지역 특산주를 뜻한다.

청량와인은 앞으로 대도시 와인 애호가들의 입맛을 매료시켜 안정적인 시장 확보와 함께 지역에서 재배한 산머루의 대규모 소비처 확충으로 봉화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8월 30일 오후 3시, 봉화 제1농공단지 내 청량와인에서는 백두대간 산자락인 청정 봉화군의 자연 속에서 자란 산머루만으로 제조한 와인을 출시하고 판매에 앞서 산머루 재배 농가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시음회를 개최했다.

시음회 직후 <솔마루>를 두병 사온 나는 주말인 어제(3일) 저녁식사를 하며 반주로 와인을 한 병 땄다. 아직은 1년 정도 밖에 숙성되지 않았고, 신맛 한가지만을 생산하는 와인으로 스테인레스통에 발효 숙성시킨 관계로 깊은 맛이 날까하는 의문(?)속에서 병을 열었다.

병을 따기 무섭게 산머루향이 코를 서서히 자극했다. 병 주둥이에 바로 코를 대고는 타오르는 향을 음미했다. 솔향기가 난다. 태백산 아름드리 소나무를 이용하여 발효 숙성통을 만들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은은한 솔향이 이른 새벽 소나무 숲 사이에 있는 산머루 농장을 산책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반잔 정도를 부어 향을 음미하면서 한 모금을 입술에 댄다. 떨리는 입술을 타고 입안으로 들어간 와인은 입속 가득 산머루 향과 소나무 향기를 풍기며 올라온다. 입속에서 와인을 두어 번 돌린 다음 목으로 넘긴다.

그리 진하지는 않지만, 향이 좋다. 산머루 본래의 향과 깨끗한 공기와 햇살, 수질이 좋은 봉화군의 소나무가 만나 산머루+솔향기 와인을 만든 것이다. 참 특이한 맛과 향이다. 어쩌면 와인 같지 않은 맛이지만, 와인의 향기가 난다. 1년 정도의 짧은 숙성과정을 거친 와인치고는 향과 맛에 깊이가 있다.

750ML로 두병을 사왔다. 봉화에 갔다가
▲ 봉화군의 산머루와인 <솔마루(SOLMARU)> 750ML로 두병을 사왔다. 봉화에 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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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랜 버릇처럼 마시다 남은 와인을 몇 방울 손바닥에 부어 맛과 향을 다시 본다. 입술과 코, 볼에 바르고 문질러 본다. 코끝에 온통 산머루 냄새가 진동을 한다. 연한 신맛이 오찬 시 과일 채소 샐러드를 곁들여 반주로 한잔하기에 좋은 와인이다.

다가오는 추석, 솔숲을 거닐고 싶은 마음이 드는 햇살 좋은 오후에 가족과 함께 야외공원에서 과일 샐러드로 다과를 하면서 <솔마루> 산머루와인을 한잔하고 싶어진다.


태그:#봉화군 , #산머루와인, #솔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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