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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지막 주말 표심이 대선의 승패를 가르게 될까?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는 이번 주말(15~16일)이 표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최대 승부처인 서울·수도권에서 대규모 유세를 통한 세대결을 펼친다. 특히 최근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는 불법선거운동 논란이 대선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12월 16일 있을 마지막 TV토론은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의사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공전] '댓글 알바'에 '우는' 박근혜-'웃는' 문재인

박근혜·문재인 후보. 사진은 지난 10일 2차 TV토론 후(자료사진)
 박근혜·문재인 후보. 사진은 지난 10일 2차 TV토론 후(자료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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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양측 간 공방전도 점차 가열되고 있다.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조작' 의혹에 이어 새누리당 관계자의 '댓글 알바(십알단) 불법 선거운동' 논란이 이어지면서 막판 선거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가 14일 직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후보는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선거가 도저히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지 허위 비방이 갈수록 도를 넘더니 이제는 국가기관까지 정치공작에 끌어들이고 있다"며 "이런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대통령 비방하는 댓글 하나 달아도 컴퓨터 내놓으라고 폭력정치·공포정치를 하지 않겠느냐"고 문 후보를 공격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이날 선관위가 발표한 새누리당 관계자의 불법 선거사무실 운영 사건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이날 오전 박 후보의 기자회견이 선관위의 발표에 묻히면서 새누리당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맞서 '네거티브를 중단하라'고 역공을 펼치다가 오히려 '적반하장'이란 말을 듣게 된 것이다.

그동안 문 후보에게 5%p 이상 앞서가고 있다며 여유를 보이던 새누리당은 갑자기 터진 '불법 댓글' 논란에 상당한 긴장감을 드러내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문제는 현 난국을 벗어날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 새누리당은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조작'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측에 '물증을 내놓으라'며 역공을 폈지만, 이 사건은 당장 진실이 규명되기 힘든 상황이다.

일단 새누리당은 불법 선거운동 사건에 대해 "당에서는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며 당과의 연관성을 차단하고 나섰다. 그러나 선관위가 지난 13일 급습한 불법 선거운동 현장에서 박 후보 명의의 임명장 800여 장이 발견됐다. 게다가 새누리당 선대위 국정홍보대책위원회의 사무실 임대료 부담 사실과 직원들의 급여 지급계획 등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만큼, 사태 수습이 쉽지 않다. 새누리당은 뒤늦게 불법 선거운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정훈씨가 당으로부터 공식 임명장을 받은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댓글 알바 불법 선거사무실 운영' 의혹이 지난 2011년 4·27 강원지사 보궐선거 당시 일어난 '강릉 펜션 불법 전화홍보'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였던 엄기영 후보 측은 강릉의 한 펜션에서 전화홍보원 20여 명을 고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하다가 적발됐다(관련기사). 선거 기간 내내 여론조사에서 10% 이상 앞섰던 엄 후보는 이 사건의 파장으로 최문순 민주당 후보에게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반면 문 후보 측에서는 이번 사건이 막판 역전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잔뜩 기대하는 모습이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지지율이 이번 사건으로 탄력을 받는다면, 주말을 넘기면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불법 선거 운동 의혹이 민주당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선관위발로 터졌다는 점도 한결 부담을 덜고 있다. 새누리당은 선관위를 향해 '피의사실 공표'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지만, 민주당을 향해서는 한 마디도 못하는 형국이 됐다. 당초 민주당 측은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조작' 의혹에 대해 박 후보 측에서 '여직원 감금' 등으로 역공을 펴는 바람에 차후 대응을 놓고 고심하던 차였다. 선관위의 기대치 않은 도움(?)으로 대선 막판 고공전에서는 문 후보가 일단 앞서가고 있는 셈이다.

[지상전·방송전] '강남 스타일 vs. '광화문 스타일'... 주말 유세·TV 토론

좌측부터 박근혜·이정희·문재인 후보. 지난 10일 세 후보가 2차 TV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자료사진)
 좌측부터 박근혜·이정희·문재인 후보. 지난 10일 세 후보가 2차 TV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자료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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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코앞에 둔 이번 주말(15~16일), 두 후보는 광화문 집중유세 등을 통해 수도권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부동층을 흡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최대 유권자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수도권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두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벌이는 곳이다. 특히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의 사퇴로 인해 가장 많은 부동층이 발생한 곳이어서 '수도권을 먹는 후보가 대선을 먹는다'는 '대선 법칙'은 이번에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의 유세는 15일 오후 삼성동 코엑스몰 앞 피아노 분수광장에서 펼쳐진다. 박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최근의 기조대로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역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지막 주말 동안 단 한차례 개최하는 대규모 유세인 만큼 당의 모든 화력을 총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박 후보는 지난 8일 당초 서울 광장에서 유세를 계획했다가 광화문 광장으로 옮기면서 문 후보와 정면 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이번엔 광화문 대신 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강남을 선택했다. 박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 강남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코엑스의 경우 주말 유동인구가 많고, 이용객의 대부분이 박 후보의 취약계층인 '2040세대'라는 점에서 부동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유세전의 명칭은 '아자, 아자 대한민국' '박근혜의 강남 스타일' 등이 검토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15일 오후 광화문에서 세 번째 집중 유세를 펼친다.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1월 27일 집중유세와 지난 8일 '광화문 대첩'에 이어 이날 유세는 '앵콜 광화문 대첩 - 우리들의 슬픔, 우리들의 희망'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다시 광화문 유세를 잡은 것은 지난 8일 '광화문 대첩' 당시 예상을 깨고 박근혜 후보 측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박빙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서울에서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이날 유세는 지난번처럼 콘서트 형식을 빌려 바리톤 박경종씨의 노래 <지금 이 순간>, 찬조연설자들의 연설, 문 후보의 연설, 유세곡인 <사람이 웃는다>의 합창 순으로 진행된다. 찬조연설로는 쌍용자동차 해고자 부인·동국대 대학생·용산참사 유가족 등 일반인이 대거 준비하고 있다. 찬조 연설 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한 영상을 상영해 노 전 대통령을 그리는 시민들의 향수도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전국을 돌며 문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던 안철수 전 후보는 토요일인 15일 하룻동안 휴식 시간을 가지며 재충전 한 뒤, 16일부터 유세를 재개할 예정이다.

16일에는 두 후보 모두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이날 밤 예정된 3차 대선후보 TV토론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개최되는 이번 TV토론은 평일 저녁에 방영됐던 1·2차 토론회보다 시청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두 후보 모두 부동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문 후보의 경우 그간 두 차례의 토론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여성대통령론'을 자연스럽게 부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론의 주제인 저출산·고령화 대책, 범죄예방과 사회안전 대책 등이 여성 유권자의 관심도가 높은 이슈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이번 3차 TV토론에서도 박근혜 후보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예고하고 있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14일 "3차 토론에서 한국 사회를 반세기간 통치해온 지배층의 역사적 뿌리를 드러내고 특권적 행태를 낱낱이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댓글 알바, #십알단, #안철수 , #문재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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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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