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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의 기초단체장·의원에 대한 무공천 방침을 놓고 당내 이견이 표출되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새누리당 무공천 놓고 이견 표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의 기초단체장·의원에 대한 무공천 방침을 놓고 당내 이견이 표출되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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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의원 무공천에 대해 원내대표는 조속히 의총을 열어달라." -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

"당헌당규상 공천심사는 공심위가 권한을 갖고 있다. 최고위에서 거부돼도 공심위의 3분의 2 이상 의결 있으면 자동적으로 통과된다는 점을 인식해줬으면 한다." -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

새누리당이 4.24 재보선 기초단체장·의원 무공천 방침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지난 19일 4.24 재보선 기초단체장·의원 선거 다섯 곳에 무공천하기로 결정했다.

공천심사위원장인 서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선 때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를 정치쇄신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 즉, 정당공천제 폐지의 일환으로 무공천을 택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공심위의 방안은 20일 오전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공심위의 무공천 방침에 대해 잠복하고 있던 반발이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황우여 "무공천, 국민과 약속한 것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정 최고위원은 "정당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우선 공천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몽준 의원, "새누리당 공천부터 개혁해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정 최고위원은 "정당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우선 공천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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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대표는 이날 연석회의에서 "지난 대선을 앞두고 기득권 내려놓기와 정치 쇄신 차원에서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국민과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공심위의 결정을 지지했다. 또 "지역 당원협의회와 협의를 거쳤고 오늘 논의해 결정을 하고자 한다"며 무공천 기정사실화를 시도했다.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기간 중 정치개혁을 약속했지만 행정부가 정치개혁을 주도하기는 어렵다, 새누리당이 정치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면서 "우리 당이 이번 4월 재보선에서 기초단체장과 의원을 공천하지 않기로 한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잘 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정당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우선 공천부터 개혁해야 한다"면서 "이제 중요한 것은 선거법을 개정해 기초단체장과 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을 없애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도 말했다.

남경필 의원도 "정부조직법에 발목 잡혀 있던 정치쇄신, 정치선진화에 새누리당과 국회가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기초단체장·의원에 대한 공천을 이번에 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어렵지만 잘 한 결정"이라고 추켜 올렸다.

그는 또 "상대방이 공천을 하는 경우 우리에게 선거가 쉽지 않은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먼저 기득권을 포기할 때 국민들이 진정성을 이해해줄 것이고 야당도 자신들이 했던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며 "정치쇄신에 대한 자기 희생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스스로 '민주당 천하' 만들어서 진상하는 꼴"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의 기초단체장·의원에 대한 무공천 방침을 우려하며 "지금(공천을) 안 한다는 것은 자살과 다름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 심재철, "새누리당 무공천 자살과 다름없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의 기초단체장·의원에 대한 무공천 방침을 우려하며 "지금(공천을) 안 한다는 것은 자살과 다름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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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곧장 반론이 이어졌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지금 (공천을) 안 한다는 것은 자살과 다름 없다"며 "민주당은 공천하는데 우리는 안 하면 수도권에서는 백전백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최고위원은 "현 상태에서 공천은 수도권에서 사활 걸린 문제라서 공천이 없으면 당장 낙선이 예정돼 입후보자는 강력히 반발할 것"이라며 "이는 기존 조직 동요나 붕괴로 이어지고 3년 뒤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메랑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공약이라서 공천을 안 하겠다는 것인데 우리만 안 하면 손실이 크다, 민주당과 함께 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스스로 (공천을) 포기하는 것은 '민주당 천하'를 만들어 스스로 진상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선거가 있는데도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는 건 정당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어떤 당이든 자기 후보를 내서 국민들로부터 심판 받는 것이 정당의 책무"라고 동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시의원, 구의원으로 나올 사람들은 당에 10~20년 공헌한 사람이다, 이들에게 공천을 줄 수 없다고 하면 당협이 반발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에 공천 안 하면 당협위원장으로 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반발이 크다, 여러 조건을 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준 최고위원 역시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에 답해주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며 "정당 공천 배제가 개혁인지 개악인지 검증된 바도 없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나타나는 모습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그는 특히 "최고위원들이 이 같은 의견을 개진했는데도 당에서 (무공천 방침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공심위에 대한 우회적인 불만을 표했다.  

'무공천' 결론 못 내려... 재보선 지역 간담회 진행한 뒤 재논의키로

이 같은 반발이 이어지자, 서 사무총장은 "공심위에서 한 사람의 반대도 없이 의결을 했고 그 과정에서 각 지구당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 속한 당협위원장 의견을 듣고 전적으로 양해를 얻었다"고 반박했다.

또 "정당의 존재 이유가 선거에 있고 선거에서 제대로 된 후보자를 내서 승리하는 것이긴 하지만 기초의회, 기초단체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기초단체장 및 의회가 도입된 본래 취지가 중앙정치 예속보다 풀뿌리 지방자치 주민들과 밀접한 정치를 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논의를 계속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24일까지 4.24 재보선 기초단체장·의원 선거 지역 5곳을 방문, 무공천 방침 관련 지역 간담회를 진행하고 다음 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무공천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태그:#4.24 재보선, #정당공천제, #심재철, #서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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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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