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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JTBC <뉴스9>에서는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이 뉴스 앵커로 복귀했다.
 16일 JTBC <뉴스9>에서는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이 뉴스 앵커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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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손석희입니다. 약 70년 전 <르몽드>지의 창간자인 뵈브 메리는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을' 다루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저희들의 몸과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지리라고 믿습니다."

지난 5월 종합편성채널 JTBC로 이직한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이 지난 16일 이 방송의 <뉴스9> 메인 앵커를 맡아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2000년 MBC <아침뉴스 2000> 이후 14년 만에, 지난 5월 10일 라디오 프로그램 <시선집중>에서 하차 이후 약 넉 달만의 뉴스 복귀다. 그는 뉴스 오프닝에서 프랑스 <르몽드> 창간자의 말을 인용해 "진실만 다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어깨가 무겁고 부담도 크지만 모두 한 마음으로 오늘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다시 마이크를 잡는 이유에 대해 "가장 효과적으로 JTBC 뉴스를 변화시키는 방법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스의 차별화를 위해 "당사자도 불러낼 수 있다"면서 "관례적으로 해온 1분 30초 리포트(보도)도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관련기사: "뉴스 9 앵커는 내 커리어의 마지막, 스트레스로 새벽에 식은 땀 흘리며 깬다").

차별화된 형식에 균형감 꾀해... 안철수 의원과 10여 분간 대담도

당일 열렸던 '3자 회동'에 대해 보도하고 있는 손석희 앵커
 당일 열렸던 '3자 회동'에 대해 보도하고 있는 손석희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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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현장에 나가있는 기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대화 중인 손석희 앵커.
 전문가와 현장에 나가있는 기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대화 중인 손석희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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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약속대로 차별화된 뉴스가 만들어졌을까. 16일의 <뉴스 9>은 형식의 새로움을 꾀하면서도 보도의 공정성은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형식면에서는 이미 만들어진 보도를 나열하는 것이 아닌 기자와의 현장 중계를 세 꼭지로 늘렸고, 전문가-기자-앵커가 연결돼 실시간으로 대화했다. 또 뉴스 초반에 설문 문항을 던지고 말미에 그 결과를 발표해 긴장감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그간의 외부 시선을 의식한 듯 아이템도 균형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당일 오후 있었던 '박근혜-황우여-김한길 3자회담 평가'와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압박설' '국정원 개혁' 등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빠뜨리지 않고 보도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을 직접 스튜디오로 불러내 10여 분간 날카로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안에 대한 심층 보도도 이어졌다. <뉴스9>의 첫 보도는 '3자 회담'이었지만 이후 세 꼭지를 내리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와 관련된 내용으로 배치했다. 손 앵커는 청와대 기자실에 나가 있는 기자를 연결, 채 검찰총장 감찰지시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입장과 향후 전망에 대해 질문하면서 "어…, 그렇다면 청와대도 회담 이후 야당이 다시 국회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은 안 했을 가능성이 크겠군요?"라며 즉석 현장 질문을 던졌다. 또 해당 사안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응과 함께, 김종철 연세대 법학과 교수를 연결해 '채동욱 사태가 국정원 댓글 공판에 끼칠 파장'에 대해 듣기도 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10여분 간 인터뷰를 진행한 <뉴스9>의 손석희 앵커.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10여분 간 인터뷰를 진행한 <뉴스9>의 손석희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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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안철수 의원과는 전체 50여 분간의 뉴스 중 약 10분을 이례적으로 할애해 심층 인터뷰를 이어갔다. 손 앵커는 안철수 의원에게 16일 진행된 3자 회동을 어떻게 봤는지,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에 정치적 압박이 있었다고 보는지, 앞으로 신당 창당 계획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등 다소 민감한 질문들을 던졌다.

손 앵커의 '파고드는' 질문에 안 의원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손 앵커가 인터뷰 중 "조배숙 전 민주당 의원이 '신당 창당 논의가 있다'고 하던데 사실이냐"고 질문하자, 안 의원이 "제가 직접 한 바는 없다"고 대답했다. 다시 손 앵커가 "밑에서 한 바는 있다는 거냐"고 재차 질문하자, 안 의원이 잠시 침묵하다가 "글쎄요…"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긍정적 평가 많아... '권위적 진행' 우려도

손 앵커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대화를 서둘러 매듭짓는 등 <시선집중>에서와 같은 진행 방식을 선보였다.
 손 앵커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대화를 서둘러 매듭짓는 등 <시선집중>에서와 같은 진행 방식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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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뉴스 앵커 복귀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평가는 어땠을까. SNS 반응은 "손석희 때문에 뉴스를 봤다, 앞으로도 공정한 보도가 가능할지 지켜보겠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뉴스가 진행되던 오후 9시 30분께 한 포털에서는 '손석희'와 'JTBC 뉴스'가 나란히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트위터 아이디 @znf***는 "JTBC가 갑자기 이걸 기획했을 리는 없고, 손석희가 평소 꿈꿔온 뉴스 쇼를 만들어 낸 듯"이라며 "하지만 자본과 대기업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한국사회에 대한 진실을 말하는 게 가능할까"라고 지적했다. 또한 @jk*****를 비롯한 다른 이용자들도 "마치 보이는 <시선집중> 같았다"며 "주의 깊게 지켜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 앵커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진행 방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soo****는 "손석희 첫 뉴스를 보니 권위적이고 지나치게 정치적이다, 마치 무관의 제왕 같은 오만함이 전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뉴스9>을 진행하면서 상대방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재 질문을 하고, "알겠습니다"로 대화를 서둘러 매듭짓는 등 지난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와 같은 뉴스 진행 방식을 보이기도 했다.

<뉴스9>은 날씨를 전하는 기상캐스터를 남자 기자로 바꾸는 등 나름의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뉴스9>은 날씨를 전하는 기상캐스터를 남자 기자로 바꾸는 등 나름의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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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9>은 같은 시간 지상파 뉴스가 보도했던 '추석 관련' 아이템은 단 한 가지도 없었다. 전화 연결을 하면서 스튜디오에 손석희 앵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기술적 미흡함을 보이기도 했다. 기상캐스터를 여자가 아닌 남자 기자가 맡는 나름의 '파격'도 선보였고, 뉴스를 마치면서는 < The times they are a-changing >(시대는 변해간다)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리기도 했다.

손석희 앵커는 이날 뉴스를 마치면서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시청자에게 전했다. 손 앵커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밝힌 것처럼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고', 대기업 문제는 '팩트가 있으면 반드시 다루며',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균형 잡힌 뉴스를 보도할 수 있을까. '종합편성채널'이라는 틀 안에서 제대로 된 뉴스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뉴스9>이 주목된다.


태그:#손석희, #뉴스9,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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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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