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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을 맞아 성북구청이 노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최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노인복지와 일자리 창출을 하나로 엮어내는가 하면,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지속적인 영양관리를 돕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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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는 최근 '방문사회케어사' 양성 교육을 5월 12일부터 3개월 동안 무료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방문사회케어사는 치매나 중풍 환자 등 상대적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노인들을 위해 신체 및 가사 지원 서비스를 전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는 '일손'을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 그리고 관련 시설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한다.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 공모에서 선정된 사업으로, 방문사회케어사 정원은 30명.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관내 요양보호사교육원에서 주 5회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성북구는 "은퇴한 장년층, 경력 단절 여성, 준고령자 등 상대적으로 취업이 쉽지 않은 취약 계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시 세끼 챙겨 굶는 어르신 없도록"

올해 초 성북구 종암동 신년 인사회 모습
 올해 초 성북구 종암동 신년 인사회 모습
ⓒ 성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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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는 이미 지난 3월 '효도 성북'을 올해 주요 의제로 선포한 바 있다. "1주일에 2차례 이상 경로당 혹은 부모님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삼시 세끼를 챙겨 굶는 어르신이 없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은 '효도성북 1·2·3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 주체는 크게 3가지 조직으로 나뉘어 실시되고 있다. 우선 제1공동체망은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다. 실행 주체는 공무원과 환경도우미들이다. 공무원들은 주 2회 경로당이나 어르신 사랑방을 방문해 관련 실태 조사나 위생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149개소 경로당의 환경도우미들은 '삼시 세끼 챙겨드리기'를 통해 안부를 확인하는 구조다.

제2공동체망은 외출조차 어려운 저소득계층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조직이다. 동 단위로 '마을 돌보미 자원 봉사단'을 구성하여 1:1 연계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성북구는 고독사 위험군 노인 414명을 선정하기도 했다. 봉사단은 가정 방문 및 전화 상담에 주력하는 한편, 관련 비상연락체계 구축에 주체가 된다.

그 외 복지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는 이른바 '마니또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제3공동체망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주민과 노인 4천여명을 1:2로 연계해 주 2회 찾아가 안부를 확인하고 긴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동택배사업 등으로 노인 일자리 창출

지난 2월 개관한 성북구 청수 도서관
 지난 2월 개관한 성북구 청수 도서관
ⓒ 성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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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성북구는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로도 주목받은 바 있다. 지난해 9월 리모델링을 거쳐 개설한 석관동 어르신 공동작업장의 경우는 관내 종이가방 제조업체와 복지관 그리고 성북구가 협약을 맺고 어르신들의 일자리에 대한 요구를 반영했다고 한다. 현재 어르신 1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2, 3호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대형물류회사와의 계약을 통해서는 어르신 공동택배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전문공동택배회사 역할을 사회적 기업에 맡기고,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형태다. 현재 어르신 21명이 참여해서 길음뉴타운 전체 10단지 중 3개 단지 3600세대를 대상으로 택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다른 아파트로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주민이 내놓은 아이디어도 비교적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편이다. 어르신 쉼터를 독거노인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 공간으로 변경 운영하여 고독사를 방지하자는 제안을 '주민 참여 예산 선정 작업'으로 지정해 현재 제안자와 어르신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정릉1동 커뮤니티 센터도 비슷한 경우다. '경로당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주민들이 세대 통합 공간의 필요성을 제기하자, 개방형 어르신 사랑방과 청소년 공부방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성북구는 "앞으로 이 시설을 육아, 교육, 건강 등 문제도 함께 풀어낼 수 있는 주민 소통의 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구들장 놓은 도서관

지난 2월 개관한 성북구 청수 도서관
 지난 2월 개관한 성북구 청수 도서관
ⓒ 성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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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지난 3월 말 한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르신 한 분을 잃는 것은 큰 도서관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며 "어르신은 단순히 복지의 수혜 대상이 아니라 다음 세대와 지혜를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당당한 구성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월 19일 개관한 성북구 청수 도서관은 이 말을 잘 드러내는 공간이다. 어르신들을 위한 열람실이 따로 있다. 글자가 큰 발간물이나 과거 마을 사진자료 등 일명 '5070자료'를 갖춰 놓고, 어르신 신체 특성에 맞는 열람석 그리고 작은 평상을 들이고 바닥도 구들장으로 꾸며놨다고 한다.

현재 성북구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구민의 12.4%로 6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 전체 11.5%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동네'다. 고령화 시대, 성북구의 다양한 '실험'을 주목하게 만드는 숫자이기도 하다.


태그:#성북구, #독거노인, #노인복지, #김영배, #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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