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다하는 한교원 14일 오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킹 압둘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요르단의 축구 평가전에서 한교원이 볼을 빼앗으려 다리를 쭉 뻗고 있다.

▲ 최선 다하는 한교원 14일 오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킹 압둘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요르단의 축구 평가전에서 한교원이 볼을 빼앗으려 다리를 쭉 뻗고 있다. ⓒ 연합뉴스


슈틸리케호가 출범 이후 첫 원정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밤(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국립경기장에서 한교원의 헤딩 결승골을 앞세워 요르단 대표팀을 1-0으로 꺾었다.

내년 1월 열리는 2015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 슈틸리케 감독은 최대한 많은 선수를 교체 투입하며 기량과 전술을 점검하고, 승리까지 따내면서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중동 원정의 첫 시험을 통과한 한국은 두 번째 평가전이 열리는 이란 테헤란으로 무대를 옮겨 오는 18일 밤 10시 알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아시아 최강 이란을 상대로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차두리 돕고, 한교원 넣고... 'K리그의 힘'

슈틸리케 감독은 피로와 부상이 있는 손흥민, 이근호, 구자철, 이청용 등을 벤치에 놔두고 부임 후 처음으로 발탁한 박주영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김민우와 한교원이 좌우 날개로 나서고 공격형 미드필더에 남태희와 조영철을 배치하는 전술로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전에 66%에 달하는 압도적인 공 점유율을 기록하면서도 유효 슈팅은 단 2개에 그쳤다. 그만큼 시작에서 마지막 슈팅까지 연결되는 공격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한국은 몸이 풀리기도 전인 전반 10분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요르단의 역습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을 빼앗으려다 오히려 돌파를 허용했고, 아마드 하엘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바니 아티아가 헤딩으로 연결했다. 다행히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열을 가다듬고 전반 27분 조영철과 한교원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한국은 전반 34분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한교원의 머리에 공을 배달했고, 한교원이 절묘한 다이빙 헤딩으로 요르단의 골문을 가르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많은 해외파 선수를 제치고 이번 대표팀에 발탁된 단 2명의 K리그 필드 플레이어인 한교원과 차두리가 합작한 골이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한국은 한교원의 선제골로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한교원은 올 시즌 K리그에서 10골을 터뜨리며 전북 현대의 우승을 이끈 선수다. 국가대표 A매치 데뷔 4경기 만의 첫 선발 출전에서 골까지 터뜨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돌아온 박주영, '대표팀의 자격' 증명했나?

이날 경기 승패보다 더 주목을 받은 것은 박주영의 활약 여부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의리사커' 논란과 함께 비난 세례를 받았던 박주영은 한동안 대표팀과 멀어졌다가 월드컵 이후 4개월 만에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에 입단하며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있는 데다가 '중동 킬러'로 불리던 박주영에게 슈틸리케 감독은 전후반 90분 풀타임 출전이라는 파격적인 기회를 주며 남다른 기대를 걸었다.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2선 공격수 김민우, 남태희, 조영철 등과 함께 유기적으로 자리를 바꾸며 부지런히 연계 플레이를 시도했지만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했다. 요르단의 집중 견제에 막혀 공을 만져볼 기회조차 드물었던 박주영은 결국 슈팅 하나도 때리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전 들어 김창수, 이청용, 손흥민 등 2선 공격수를 모두 교체하면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박주영만큼은 그라운드에 놔두고 기량을 직접 확인하려고 노력했다.

박주영은 전반전의 부진을 의식한 듯 후반 시작과 함께 오른쪽 대각선 슈팅으로 시도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또한 수비 지역으로 자주 내려오며 궂은일까지 맡았다. 하지만 모두가 원하던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요르단전을 별다른 성과 없이 마친 박주영이 아시안컵은 물론이고 다음 이란과의 평가전에서도 기회를 얻게 될지 아직 물음표이다. 

여전히 불안한 수비 구멍... 이란전은 달라질까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 1-3 완패를 당하며 지적을 받았던 수비도 여전히 불안했다. 경기 초반 수비수들 사이의 공간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서 전반전에만 2차례 이상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브라질 월드컵까지 손발을 맞춰온 김영권과 홍정호의 중앙 수비는 끈질기게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요르단의 공격에 고전했다. 또 안일하게 공을 갖고 있다가 상대에게 빼앗겨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후반 들어 수비형 미드필더 장현수를 투입하며 중원을 강화했다. 요르단의 공격 전개가 전반보다 다소 느려지면서 그제야 한국 수비도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집중력 부족은 여전했고, 상대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에 허무하게 뚫리고 말았다. 무엇보다 상대가 우리보다 약체였지만 수비 불안으로 잦은 역습을 허용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김영권은 2개의 큰 실책을 저지르며 동료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모든 위기를 막아내며 결국 1-0으로 승리한 한국은 이란 축구의 '성지'로 불리며 10만 관중이 운집하는 알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격돌한다. 한국은 역대 이란 원정에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기에 더욱 승부욕이 끓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과연 이란전에서는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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