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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 너른터에 건물이 들어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 너른터에 건물이 들어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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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양정동에 있는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 너른터는 그동안 집회의 성지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곳에서 각종 집회 모습을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회사측이 이곳에 새로 건물을 지어 집회 할 터가 사라진 것이다. 20년 이상 단골집회 장소로 사용되어온 현대차 정문 앞은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것일까.

세계적 규모의 자동차 회사 정문앞이라 집회 효과 컸지만...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은 지난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해마다 파업을 이어간 현대차노조의 집회장소로, 2000년대 들어와서는 불법파견 해소를 요구하는 현대차 비정규직의 집회장소로 종종 이용되어 왔다.

이곳은 비단 이들 현대차 노동자들 뿐 아니라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전국 집회를 열 때도 종종 이용됐고, 특히 지난 2013년 송전탑 농성을 이어가던 현대차 비정규직을 응원하기 위해 전국의 인권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모여들었던 곳이다.

이처럼 이곳이 집회 장소로 이용된 것은, 현대차 울산공장이 세계적 규모의 자동차 생산공장이라 방문객이 많은 점도 작용했고, 집회 참가자들이 회사측에 항의하거나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에 가장 효율적인 장소였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측은 지난 2010년 7월 대법원이 '현대차 비정규직의 불법판결'을 내린 이후 비정규직노조가 대법원 판결 이행을 촉구하며 25일간 울산1공장 점거 파업을 벌일 당시 정문 앞에 처음으로 '몽구산성'으로 불린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 집회터를 폐쇄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는 농성 조합원의 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 야당을 비롯해 전국에서 모인 응원자들이 천막을 치고 동조 농성을 벌였는데, 회사측은 이들의 진입을 우려해 정문을 폐쇄한것.

2013년 7월 20일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을 컨테이너 박스가 막고 있다. 정문 옆 담장에는 4m 높이의 판넬이 쳐졌다. 희망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온 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몽구산성'으로 불렸다
 2013년 7월 20일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을 컨테이너 박스가 막고 있다. 정문 옆 담장에는 4m 높이의 판넬이 쳐졌다. 희망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온 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몽구산성'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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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13년 7월 20일에는 현대차 비정규직을 응원하는 '희망버스'가 울산을 향해 출발하자 회사측은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을 컨테이너 박스 16개로 가로 막으면서 이목을 끌었다.

당시 현대차 회사측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진입을 우려해 16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정문을 폐쇄한 데 더해 현대차 정문 좌우로 있던 2m 높이의 블록 담장에 4m 가량의 철로된 판넬을 약 1km씩 덧붙여 성을 쌓기도 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벌어진 가장 인상적인 일은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던 지난 2010년 11월 20일 오후 4시 20분에 있었다. 당시 정문 앞 터에 마련된 임시무대 위로 뛰어오른 현대차 비정규직 황인화씨가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한 일이다. 그는 몸에 불이 붙는 와중에도  "노동자는 하나다"를 외쳤다.

현재 황인화씨는 무사히 치료를 마친 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여전히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2010년 11월 24일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열린 금속노조확대간부 파업에 참가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2010년 11월 24일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열린 금속노조확대간부 파업에 참가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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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현대차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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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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