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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후보 컷오프를 당한 부좌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 의원은 탈당 선언 직후 국민의당 당사에서 입당을 선언했다.
 20대 총선 후보 컷오프를 당한 부좌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 의원은 탈당 선언 직후 국민의당 당사에서 입당을 선언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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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지역에서 활동한 사람이 경쟁력이 없으면 도대체 누가 경쟁력이 있다는 거냐? 지역 사정도 제대로 파악 못한 당이 의석을 헌납하려는 것 같다."

안산 단원을 부좌현 의원이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한 17일 안산의 한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 핵심당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당 지도부를 성토했다. 그는 "부좌현 의원 탈당이 이해되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한쪽에서는 부 의원이 낙천 확정 후 바로 탈당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감정은 이해해도 섣부른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18~19대 여야 전략후보들 잇따라 낙선

세월호의 도시 안산이 4.13 총선을 앞두고 공천문제로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단원을은 여야가 모두 공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곳이다. 부좌현 의원이 컷오프 된 이후 지역에서는 이미 승패가 결정 났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인물이 경쟁력 부족을 이유로 공천 배제된 상태에서 마땅한 대안도 없다는 것이다.

더민주의 한 지역 관계자는 "당에서 박주민 변호사와 손창완 전 경찰대학장 등을 놓고 여론조사를 돌리고 있는 것 같다"며 "누가 나오든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미리부터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기존 더민주 조직들도 부좌현 의원이 오랜 시간 장악하고 있던 상태에서 전략공천이 와도 이를 추스르기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18대와 19대 총선에서 안산은 여야 할 것 없이 일부 지역이 전략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성적은 좋지 못했다. 대부분 낙선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더 이상 전략공천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당시 더민주)이 상록을에서 전략공천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지역에서 시도의원을 역임한 홍장표 후보의 승리였다. 당시 공천에서 탈락한 홍장표 후보는 친박연대로 출마해 기존 정당 후보들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1여 다야, 새누리당에 유리한 구도

17일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한 부좌현 의원
 17일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한 부좌현 의원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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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대 총선 때는 인근 단원갑이 그런 구도였다. 여성 변호사가 공천됐으나 이에 반발한 지역 조직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야권통합후보 경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통합진보당 후보 역시 지역에서 활동해 온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약점이었는데, 결국 본선에서는 지역 시의원 출신 새누리당 김명연 후보가 당선됐다.

전체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지역이라 조직표의 위력이 상당하지만 어느 당이든 각 당 조직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쉽지 않은 선거를 치러야 한다. 단원을 역시 부좌현 의원의 탈당으로 인해 지역 조직이 이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당 조직이 움직인다고 해도 지금까지 전례를 볼 때 형식적인 역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야권 지지자들은 이 같은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지역적 특성도 전략 후보가 감당하지 쉽지 않다는 게 더민주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단원을은 반월공단 인근으로 아파트 단지가 주로 몰려 있는 지역이지만, 한참 동떨어져 있는 대부도 역시 포함하고 있다. 대부도의 유권자 수는 전체의 10% 안쪽이라고 해도 여당의 텃밭이라 득표차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지역이다.

지난 총선 때도 대부도에서 부좌현 후보는 1천여 표 가까이 뒤졌다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1500여 표 정도를 만회해 새누리당 박순자 후보에게 500여 표차로 신승했다.

이 때문에 야당 후보들이 가장 공들이는 지역이 대부도다. 여기서 격차를 줄이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이 안산 야권의 기본적인 인식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직격탄을 맞은 단원갑이 인근이라고 해도, 그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 여당의 조직도 튼튼해 새누리당은 안산 지역구 중 가장 우세한 곳으로 꼽고 있을 정도다.

경쟁력 낮다는 데 대체할 인물도 없다

안산 단원을에 출마를 준비 중인 새누리당 박순자 예비후보, 국민의당 김기완 후보, 정의당 이재용 후보
 안산 단원을에 출마를 준비 중인 새누리당 박순자 예비후보, 국민의당 김기완 후보, 정의당 이재용 후보
ⓒ 각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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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좌현 후보는 선거를 앞둔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들에게 오차 범위 밖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후보 교체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는 지역의 인사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더민주에서 경쟁했던 전 안산시의장이 국민의당에 입당해 공천 신청을 내면서 구도 상으로도 야권에 불리하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하지만 마땅히 대치할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야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역에서는 야권단일후보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이를 선거 전략으로 설정해 놓은 상태였다.

단원갑과 단원을은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15대~18대까지 4선을 한 지역이다, 시도의원들과 국회의원들 모두 천정배 의원의 보좌관이나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을 거친 인물들이 다수다. 한 지역 야권 관계자는 "천 의원이 공개적으로 연대를 접었다고 해도 야권의 공멸을 원치 않는 분이기에 연대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더민주 관계자는 "전략후보로 누가 오든 야권단일후보 경선을 통해 국민의당과 단일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는 승리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역시 이재용 후보가 완주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야권으로서는 더욱 꼬인 상황이 되고 있다.

이에 비해 새누리당은 지역 분위기나 구도 상으로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아래 공천 후유증 최소화에 힘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주민 변호사 이야기가 돌고 있던데 누가 오던 우리는 해볼 만한 지역으로 생각한다"며 상대적 여유로움을 나타냈다. 


태그:#20대 총선, #안산 단원을, #부좌현, #더민주, #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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