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타선 MVP 야시엘 푸이그

오늘 타선 MVP 야시엘 푸이그 ⓒ LA다저스


류현진이 8월 마지막 등판에 나섰다. 류현진은 후반기 대질주를 통해 전반기 4.21에 달했던 평균자책점을 3.34까지 낮췄던 바 있다. 하지만 오늘은 4이닝 8피안타 2탈삼진 3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평균자책점은 3.71까지 올라갔다.

류현진을 상대로 한 오늘 애리조나 타선은 확실히 견고했고 무서웠다. 어제 힐도 그렇고 오늘 류현진도 최근 흐름이 매우 좋았던 투수들인데 이들을 상대로도 초반부터 거침없이 두들겼다. 맞아나갔던 타구들 대부분이 정타로 빠르게 날아갔고, 심판의 존이나 류현진 본인의 커맨드도 아쉬웠다.

# 로비 레이 6.2이닝 10K 1실점... 레이에게 마지막 일격 남겨

오늘 류현진을 도울 타선의 현재 흐름은 사실 최정점에서는 내려와 있다. 주축 타자들은 시즌 성적에 비해 8월에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벨린저는 부상으로 며칠 자리를 비웠으며, 터너(OPS 시즌 0.952-8월 0.802), 시거(OPS 시즌 0.893-8월 0.775)는 평소 모습보다는 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 14일로 범위를 좁히면 팀OPS가 0.716으로 전체 21위에 그쳤다. 득점도 47점으로 전체 25위로 쳐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성장한 로비 레이를 상대해야 했다. 최고 97마일, 평균 94마일의 패스트볼과 함께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이 모두 평균 이상의 위력을 가진 공을 던지는 투수로 성장한 레이는 올해 생애 첫 올스타로 선정됐다. 타구에 옆통수를 강타당한 불운이 없었다면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충분히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투수였다.

이에 다저스 타선은 좌완에 강했던 키케 에르난데스(좌완 .261 10홈런-우완 .170 1홈런)를 시거의 자리인 2번-유격수로 전진배치했으며, 주력 타자들 모두 총출동했다. 특히, 벨린저가 드디어 4번-1루수로 복귀했다.

디백스 또한 류현진에게 강한 폴락-골드슈미트를 3-4번, 좌완 킬러 J.D. 마르티네즈를 5번에 넣는 살인적인 클린업 트리오를 정상 가동했다. 좌완에게 약했던 류현진을 감안해 올시즌 좌완 상대로 타격 퍼포먼스가 개선된 주전 좌익수 페랄타도 그대로 뒀고 레이의 전담포수로 올라선 좌타자 크리스 허만도 변동없이 나왔다.

로비 레이는 전혀 미동도 없이 다저스의 1-9번까지와의 첫 상대에서 1볼넷 6K 무피안타로 틀어막았다. 3회 2사까지 저항도 못하던 다저스 타선에서 드디어 1번타자 테일러의 첫 안타가 나왔지만, 에르난데스의 송곳 같은 타구를 1회에 이어 이번에도 3루수 로살레스가 잡아냈다.

벨린저의 안타와 푸이그의 파울홈런을 포함한 10구 승부 등 다저스 타선은 두 번째 상대에서는 레이에게 확실히 어려움을 줬다. 3회 테일러의 타석 이후 삼진은 1개 뿐이었으며, 레이는 4회에만 23구를 던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오스틴 반스의 타구가 담장 앞에서 잡히면서 결국 득점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결국 대타로 바뀐 5회초 공격까지 류현진에게 득점지원은 없었다.

4회 이후에는 레이에게 별 저항하지 못한 다저스 타선은 푸이그가 삼진을 당하면서 10번째 삼진을 헌납했다. 그래도 그랜더슨이 레이가 내려가기 직전 솔로 홈런을 뺏어내며 다음 등판에도 다저스를 상대할 레이에게 불의의 일격을 안겼다. 결국 어틀리에게 몸맞는공을 내준 레이는 이닝을 미처 마무리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넘겼다. 며칠 뒤 또 만날 상대투수에게 일단 마무리 인사만큼은 확실히 해준 셈은 됐다.

# 경기 막판 불펜 상대로 타격은 입혔지만... 시즌 첫 4연패 막지는 못해 

 로건 포사이드

로건 포사이드 ⓒ LA다저스


바뀐 불펜투수 제이크 바렛은 테일러를 유격수 땅볼로 무난히 막아내면서 이닝을 끝내 레이가 남긴 승계주자를 잔루로 처리했다. 그러나 8회에도 등판한 그를 상대로 터너의 볼넷, 바뀐투수 앤드류 샤핀이 몸맞는공으로 벨린저를 내보내며 간만에 다저스는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포사이드 볼넷 이후 야시엘 푸이그가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점수차는 3점차로 좁혀졌다.

다급해진 애리조나는 자신들의 불펜 에이스인 아치 브래들리를 급히 올렸다. 브래들리는 올라오자마자 볼 두 개를 던졌고 이후 던진 첫 스트라이크를 안타로 맞으면서 흔들렸다. 그랜더슨은 흔들리는 브래들리를 상대로 노련하게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러나 어틀리와 시거가 만루 기회에 추가점을 뽑아내는데 실패하면서 그 이상의 추격은 실패했다.

# 수비에서 새롭게 류현진의 수호신으로 부상한 로건 포사이드

일단 오늘 야수들의 수비에서 반스와 테일러가 아쉬운 플레이를 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반스는 번트 타구 처리를 하는데 있어 악송구를 범하고 사인 미스까지 겹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또 중견수 테일러는 낮은 외야수 경험치로 인해 체이스 필드 외야에 적응하지 못한듯, 어제 비슷한 장면에 이어 오늘도 점프 캐치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포사이드는 여전히 굳건했다. 1회 첫 타자 페랄타의 타구도 포사이드가 잘 잡아주면서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이후 3실점 내주고서도 포사이드는 내야 가운데로 빠져나갈뻔한 드루리의 타구도 빠르게 움직여 건져올려주면서 1회에만 2번의 도움을 줬다.

이후 4회 홈런 포함 연속 3피안타를 맞은 이후 로살레스의 타구를 가운데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빠르게 더블플레이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안겨줬다. 올해 3루와 2루를 오가고 있는 포사이드는 공격에서는 화려하진 않지만, 류현진의 뒤는 확실히 지켜주고 있다.

# 1라운드 승자는 애리조나 타선... 2라운드 설욕 상당히 중요해져

우드가 이번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로비 레이와의 리턴매치를 갖고, 커쇼와 우드 모두 들어오면 류현진의 다음 상대는 '前 팀 동료' 잭 그레인키가 된다. 둘은 애리조나 선발투수진을 이끄는 원투펀치로,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일단 류현진 본인의 호투가 필수적이고, 타선도 활기를 되찾아야 한다. 일단 이번 시리즈 불펜을 상대로 보여준 집중력은 충분히 타선의 반등을 기대케 했다.

이번시리즈가 끝난 뒤 다저스는 샌디에고를, 애리조나는 콜로라도를 거쳐 3일 뒤 또 모인다. 이번 시리즈로 다저스는 매직넘버를 줄이기 위해, 애리조나는 와일드카드 경쟁상대 콜로라도를 따돌리기 위해 두 팀 모두 중요한 열흘 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1라운드는 애리조나 타선이 판정승을 거뒀다. 부상당한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돌아오는 상황에 여전히 포스트시즌 선발 자리를 따내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류현진에게 있어 4일 뒤에 있을 리벤지 매치가 다저스 선발 경쟁의 중요한 승부처가 됐다. 그리고 그를 도울 다저스 타선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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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다저스 선발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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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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