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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교대 총학에서 1학년 봉사장학금을 다시 걷는 일이 발생했다.
 C교대 총학에서 1학년 봉사장학금을 다시 걷는 일이 발생했다.
ⓒ s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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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6일 오전 11시 3분]
[사건 요약] 한 대학의 총학생회가 있다. 일반적으로 총학생회는 집행부를 구성해 활동한다. 학기말, 이 대학 총학생회 집행부를 대상으로 '봉사장학금'이 개인에게 지급됐다. 개인 계좌에 얼마 정도의 금액이 지급된 것. 얼마 뒤, 1학년으로 구성된 새내기국의 국장이 1학년 집행부가 모인 카카오톡 채팅방에 톡을 하나 올린다.


"30만 원 장학금 들어온 거 각각 나한테 보내줘."

이 카톡방에 있는 2명은 "네"라고 답했다. 30만 원씩, 총 60만 원을 총학생회 선배에게 보낸 것. 이렇게 모인 돈은 "총학생회 운영 경비로 쓰였다"고 전해진다.

총학 활동으로 지급된 개인 장학금, 다시 총학으로

지난 7월 중순 C교대에서 발생한 일이다. 지난 14일 C교대 학생 A씨는 <오마이뉴스>에 위와 같은 사건을 제보했다. A씨는 "개인에게 지급된 '봉사장학금'이 총학생회 운영 경비로 쓰이기 위해 반납된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전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1학년 2명에게 지급된 장학금이 무엇인가다. C교대 학생처 관계자는 1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학 장학금 지급 규정에 따라 총학생회 집행부에게도 장학금이 지급된다"라면서 "이는 '봉사장학금'으로 학생자치활동의 수고로움에 대한 보상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C교대 총학생회 1학년 집행부 6명 중 2명이 '봉사장학금' 수혜자 명단에 올랐다. 장학금 인원 제한이 2명인 상황에서 집행부 중 2명을 명단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장학금 금액은 1인당 30만 원이었다. C교대 등록금이 180만 원가량인 것으로 미뤄봤을 때, 전체 등록금의 17%에 달하는 돈이다.

사건은 장학금이 지급된 뒤부터 발생했다. 장학금이 지급된 뒤 새내기국 국장은 1학년 집행부가 들어가 있는 단체카톡방에 "받은 장학금을 내게 보내라"라고 말했다. 이 돈은 총학생회 운영 경비 등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정리하면 개인이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장학금을 다시 총학생회에 반납한' 것이다.

"동의 절차 있어서 문제없다"지만... 1학년에게만 거둬들인 장학금

C교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제보자의 문제의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1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총학생회 간부들 내부 차원에서 돈을 모아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였다"라면서 "장학금을 받는 사람이 그 돈의 사용처를 결정하면 될 일이다, 총학생회는 사전에 집행부들에게 동의를 구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봉사장학금'을 받는 1학년 2명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또 다른 제보자는 총학생회 관계자 발언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 또 다른 제보자 B씨는 "애초에 학교에서 총학생회 집행부에 이런 장학금을 주는지 몰랐다"라면서 "총학생회 차원의 설명도, 동의를 구하는 과정도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C교대 총학생회는 모든 집행부에게 같은 이유로 봉사장학금을 모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었다. 확인 결과, C교대 총학생회 집행부 중 봉사장학금을 '토해낸' 이들은 1학년 2명뿐이었다. 학년이 높은 다른 간부들에게 균일하게 적용되는 정책이 아니었다. 형평성 논란이 이는 대목이다.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총학생회 관계자는 "총학생회에는 상임간부(국장·차장)와 새내기간부(1학년)가 있다"라면서 "(봉사장학금을 모으는 기준은) 집행부 활동 경력 차이로 나뉘었다"라고 설명했다.

제보자 A씨는 "선생님이,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학생들이 과연 할 수 있는 일인지 궁금하다"라면서 "양심 없는 일이 벌어졌다"라고 비판했다. B씨는 총학생회에 아래와 같은 바람을 전했다.

"소통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함께 결정하는 게 많아지면 좋겠는데, 1학년 집행부의 의견을 묵인했다는 게 슬프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C교대 총학 성명 "장학금 60만원 공석, 행정 대상 필요해 일시 지급"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C교대 총학생회는 15일 오후 10시께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냈다.

C교대 총학생회는 "총학생회 봉사장학금은 각 집행국의 국장 5명과 차장 5명에게 지급되는데 올해 1학기 중앙집행위원회는 국장 5명과 차장 3명이라 차장 2명 분의 공석이 생겼다"라면서 "총학생회는 '수혜자가 정해져 있지 않은' 장학금 총 60만 원(차장 2명 분 - 기자 주)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논의를 해 중앙집행위원회 전체가 수혜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학기에 1학년으로 구성된 '새싹국'에 대한 예산이 잡혀 있지 않아 사업을 진행하는 데 사비를 쓰지 않는 한 어려움이 많았다"라면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봉사) 장학금의 분배 및 사용에 대한 논의를 거친 결과 새싹국에서 이 장학금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행정상 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기 때문에 (봉사장학금이) 일시적으로 개인에게 지급될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4월부터 6월까지 임시로 사용된 총학생회장의 사비를 장학금이 지급된 6월 말에 환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결정 과정은 중앙집행위원회 합의로 이뤄진 내부적인 약속이며, 과정에서 강요나 압박, 의견 묵인은 없었다"라고 부연했다.



태그:#총학생회, #장학금, #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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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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