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의 한 장면

<범죄도시>의 한 장면 ⓒ 메가박스㈜플러스엠


맹렬하게 <남한산성>을 쫓던 마석도(마동석 역) 형사의 <범죄도시>가 마침내 성을 무너뜨렸다. 추석 연휴 막바지에 접어든 8일 <범죄도시>는 <남한산성>을 제치고 마침내 1위에 올라섰다. 개봉 6일째, 기적과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범죄도시> 입장에서는 경찰들이 포상을 받을 만한 성과였고, <남한산성> 입장에서는 제2의 삼전도의 굴욕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뼈아픈 성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추석 연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승자는 인조와 신하들이었지만 빛이 바랬다. 실질적인 승자는 마 형사의 액션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범죄도시> 일일 42만에 누적 180만. <남한산성> 일일  36만에 누적 299만. 7일 박스오피스는 두 영화의 희비가 엇갈렸다.

예매율 3%로 출발해 흥행 반전

전날까지 개봉 후 5일 연속 1위를 지키던 <남한산성>의 조정이 <범죄도시> 마석도 형사의 강력반에게 덜미를 잡히는 순간이었다. 개봉 전날 <범죄도시>의 예매율은 3%대 불과할 만큼 가장 낮은 주목도로 출발한 것을 돌이켜보면 놀라운 반전이었다.

사실 흥행 예상의 기본 척도인 예매율에서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던 <범죄도시>의 개봉을 앞두고 흥행 가능성은 낮게 예측됐다. 예매 수치가 <아이 캔 스피크>에도 밀리는 상황이었다. <킹스맨 : 골든서클>과 같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가, 주로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은 명절 연휴의 특성상 흥행을 예측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상영관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스크린 및 상영 횟수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첫날 50%가 넘는 좌석점유율은 분위기를 바꿔놨다. 다음날은 4일에는 60%가 넘는 좌석점유율로 박스오피스 경쟁 작품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이어갔다. 이후 최대 68.8% 좌석점유율을 기록하며 40~50% 정도 차지하던 경쟁영화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입소문의 힘이었다.

이 기세에 힘입어 마침내 지난 6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경쟁작인 <킹스맨 : 골든서클>을 제치며 3위에서 2위에 올라섰다. 실버크로스였다. 마 형사의 놀라운 기세에 극장들도 허둥했다. 주말을 맞아 상영관을 재조정했다. 33만 석 정도만 배정되던 좌석은 이내 40만 석에서 48만을 거쳐 60만까지 늘어났다.

그래도 105만석 안팎의 공급받던 <남한산성>과의 좌석 차이가 너무 커서 아무리 선전해도 성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개봉 초기 하루 관객 수에서 35만 차이가 나던 두 영화의 격차는 6일에는 15만으로 줄더니 7일에는 5만까지 좁혀졌다. 그리고 8일에는 쫓는 자에서 앞서가는 자로 입장이 바뀌었다. 8일 <남한산성>의 좌석 수는 100만 석이었고, <범죄도시>는 70만석 정도였다. 30만 석 적은 좌석을 받았음에도 일일 관객에서는 6만 정도로 앞서며 기염을 토했다. 

화려한 스타배우에 맞선 마블리

 영화 <남한산성> 포스터

영화 <남한산성>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두 영화는 흥행 흐름에서 차이를 보였다. <남한산성>은 추석 성적이 나쁘지는 않지만 관객 증가 추이는 평이했다. 개봉 4일 만에 200만을 돌파하고 6일째 300만을 넘어섰지만, 하루 최대 관객이 50만대에 머물렀을 뿐 60만을 넘어서지 못했다. 최다 관객은 추석 다음날인 5일 59만 9천이었다.

그러난 <범죄도시>는 달랐다. 다른 경쟁영화들이 추석 이후 관객 수의 등락이 있는 가운데도 유일하게 연일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첫날 16만으로 출발해 날아 갈수록 20만, 30만, 40만으로 상승했다. 공급좌석이 증가한 상태에서도 관객이 들어차며 낮 시간대 예매율에서는 <남한산성>을 추월했다. 당일 관람 직전 예매하는 사람과 현장에서 표를 구하는 사람들이 월등히 많았던 게 특징이다.

<남한산성>이 청나라에 의해 굴욕을 당한 역사를 묘사했다면, <범죄도시>는 중국에서 온 폭력조직을 소탕하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한 쪽이 패배한 역사를 그렸다면 다른 한쪽은 승리한 사건이다. 결과적으로 관객들은 승리한 이야기에 손을 들어준 모양새다.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박희순, 고수로 이어지는 화려한 스타배우군단에 마블리 마동석이 홀로 맞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도 의미 있다.

<범죄도시>는 손익분기점 200만을 여유롭게 넘어 질주할 모양새다. 반면 <남한산성>은 300만은 넘겼으나 범죄도시 기세에 밀리면서 이후 흥행에 고전이 예상된다. 400만은 넘길 것으로 보이나 500만 고지에 오를 가능성은 약해지고 있다 <범죄도시>가 누적 관객에서도 <남한산성>을 앞설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용골대의 기세처럼 마동석 배우의 질주가 무섭다.

 영화 <범죄도시>의 한 장면

영화 <범죄도시>의 한 장면 ⓒ 메가박스㈜플러스엠



범죄도시 남한산성 마동석 박스오피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